그래서인지 김태형 해설 위원은 17일 펼쳐질 진에어 스타리그 결승전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봐도 정명훈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지만 한 명의 팬으로서는 명맥이 끊긴 ‘가을의 전설’을 이어갈 허영무가 우승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기 때문이다.
김 해설 위원은 맵이나 데이터뿐만 아니라 스타리그 결승전 경험에서도 정명훈이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허영무가 우승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스타리그 결승전 무대는 처음 올라와 보는 선수에게는 다리가 후들거릴 만큼 긴장되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허영무가 MSL 결승전에서도 두 번 준우승을 차지했는데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그 압박을 이겨내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 김 해설의 설명이었다.
허영무가 최고의 테란 이영호를 이겼기 때문에 정명훈은 쉽게 잡아내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김태형 해설 위원은 관점을 다르게 생각하고 있었다. 김 해설 위원은 "이영호는 '나는 힘싸움에 자신 있어'라는 컨셉트로 경기를 준비해 왔지만 오히려 이것은 허영무에게 득이 됐다. 허영무는 프로토스의 정석적인 플레이를 가장 잘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힘 싸움에서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한다. 이런 허영무에게는 오히려 이영호보다 변칙적인 플레이를 자주 하는 정명훈이 더 까다로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영무는 그동안 변칙적인 플레이에 많이 당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김태형 해설 위원이 정명훈의 우위를 점치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변칙에 약한 허영무에게 다전제 판을 짜는 능력이 탁월한 정명훈은 상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태형 해설 위원은 프로토스 팬으로서의 바람도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해 의기소침해 있었던 프로토스 수호자 김태형 해설 위원은 "허영무가 기적과도 같은 우승으로 누구보다 멋진 ‘가을의 전설’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 사실 제일 크다"고 전했다. 또한 "허영무가 이번 진에어 스타리그에서 밟아온 길을 살펴보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아 설레는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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