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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리그 '가을의 전설'의 역사는?

◇삼성전자 허영무가 진에어 스타리그 4강전에서 SK텔레콤 어윤수를 3대0으로 완파하고 결승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정명훈마저 꺾는다면 허영무는 가을 시즌에 우승한 프로토스 가운데 가장 드라마틱한 우승을 차지한 선수로 남을 전망이다.

해마다 가을 시즌만 되면 프로토스 강성
최근 5년 동안엔 송병구의 2008년 우승이 전부


김동수, 박정석, 박용욱, 강민, 오영종, 송병구. 한 시대를 풍미한 프로토스의 히어로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가을 시즌에 스타리그 결승전에 올랐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이다. 이른바 스타리그에 존재하는 '가을의 전설'을 이뤄내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99년 프로게이머 코리아 오픈을 통해 시작된 스타리그의 역사는 2000년 과도기를 거쳐 2001년부터 1년에 3개 가량의 대회를 꾸준히 치러왔다. 테란과 저그, 프로토스라는 세 종족으로 구성된 스타크래프트로 리그를 치르다 보니 종족별로 유불리가 존재했고 이를 극복한 선수들이 인기를 끌었다. 저그는 언제나 대세를 이루며 메인 스트림을 주도했고 테란이 저그를 이기기 어렵던 시절 임요환이 등장해 테란의 부흥을 이끌었다. 프로토스는 저그와 테란의 틈 바구니 속에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다 가을 시즌만 되면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어오면 강해지는 트렌드를 일컬어 '가을의 전설'이라 부른다.

가을의 전설의 시작은 2001년 스카이 스타리그로 거슬러 올라간다. 테란 임요환이 결승전에서 저그를 두 번이나 잡아내며 왕위를 지키고 있던 시절, 가을 바람을 타고 김동수가 임요환을 꺾으면서 가을의 전설의 기원을 만들어냈다.

바통을 이은 선수는 김동수의 후배 박정석이었다. 박정석이 스타리그 결승까지 올라갈 것이라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절치부심한 임요환이 복위를 노리던 시점이었던 2002년 가을 박정석은 놀라울 정도로 많은 병력을 앞세워 임요환을 무너뜨리고 '영웅' 칭호를 받으며 가을의 전설을 완성시켰다.

2003년에는 프로토스가 스타리그를 장악했다. 마이큐브 스타리그와 한게임 스타리그 결승전은 모두 프로토스가 차지했다. 마이큐브 스타리그는 박용욱과 강민이 결승에서 대결했고 박용욱이 우승을 차지하며 가을 시즌에 왕관을 썼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던 기간에 열린 한게임 스타리그에서는 강민과 전태규가 결승전에 올라 강민이 승리하면서 프로토스의 해로 만들었다.

2004년 저그와 테란에게 스타리그 우승을 내준 프로토스 종족은 오영종이라는 차세대 주자가 등장하면서 명맥을 이어갔다.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So1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오영종은 임요환을 제압하며 가을의 전설의 대를 이었다. 2006년 가을에 열린 신한은행 스타리그 시즌2 결승전에서 오영종은 또 다시 결승에 올랐지만 이윤열에게 패하며 가을 바람의 기운만 느껴야했다.

2007년과 2008년 프로토스는 송병구와 도재욱 등이 연거푸 결승에 오르면서 대세를 타는 듯했다. 그러나 송병구가 EVER 스타리그와 박카스 스타리그에서 준우승에 그쳤고 도재욱이 EVER 스타리그 2008에서 박성준에게 무너지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 2008년 가을 시즌인 인크루트 스타리그에서 정명훈을 꺾고 우승하면서 가을의 전설을 이뤄냈다.

2009년과 2010년은 프로토스의 암흑기였다. EVER 스타리그 2009에서 CJ 진영화가 결승에 올라갔고 2010년 박카스 스타리그에서 송병구가 우승에 도전했지만 테란 이영호와 정명훈에게 막히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2011년 가을 시즌에 열린 진에어 스타리그에서는 삼성전자의 허영무가 전설의 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SK텔레콤의 테란 정명훈을 상대하는 허영무는 드라마틱한 승부를 통해 결승까지 올라왔기에 우승을 차지할 경우 역대 가을의 전설을 쓴 선수들 가운데 가장 멋드러진 우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 스타리그 2011 예선에서 탈락했던 허영무는 와일드 카드전을 통해 16강 본선에 올랐고 16강에서 2패를 당하며 탈락할 것으로 보였지만 전태양을 상대로 1승을 따내며 재경기를 성사시켰고 전태양과 김윤환을 연파하며 8강에 올랐다. 8강에서는 최강 이영호를 맞아 1패 뒤 2승을 따내며 드라마와 같은 역전승을 성사시켰다. 4강에서는 프로토스 킬러로 부상하고 있던 어윤수를 3대0으로 완파하며 결승까지 올랐다. 지난 시즌 송병구를 맞아 3대0으로 제압하고 우승한 뒤 2연패를 노리는 정명훈마저 허영무가 제압한다면 진정한 가을의 전설이 될 전망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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