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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결산] SK텔레콤, 저그 왕국으로 변신

SK텔레콤 T1은 대한민국 최고 테란의 계보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테란이 강세를 보인 팀이다. 임요환을 필두로 최연성, 전상욱, 고인규, 정명훈으로 이어지는 특징 있는 테란들이 몸을 담았던 팀으로, 원래 팀 이름이 갖고 있던 팀 퍼스트(Team First팀 우선 또는 팀이 최고라는 뜻)가 아니라 테란 한 시(T1방송 경기에 선수들의 종족과 스타팅 포인트를 동시에 기재해서 나오는 방식을 빗댄 말) 또는 테란 퍼스트(Terran First테란 우선 또는 테란이 최고)라고 이해되곤 했다.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로 진행된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시즌의 1~3라운드에서 SK텔레콤은 테란이 아닌 저그에 의해 팀이 상승세를 타는 모습을 보였다. 팀 창단 이후 최다 연패 타이 기록을 세우면서 무너지려 할 때 저그가 살아나면서 중위권을 유지했다. 이 페이스라면 SK텔레콤은 T1이 아니라 Z1으로 이름을 바꿔야 할 지도 모른다.


◆임요환 수석 코치 체제
SK텔레콤은 큰 수준의 변화를 줬다. 12-13 시즌에 들어가기 전 박용운 감독을 어드바이저로 앉히고 임요환 코치를 수석 코치로 올린 것. SK텔레콤은 사실상의 스타크래프트팀의 운영을 임요환에게 전담시켰다. 슬레이어스를 운영할 때 감독직을 맡았다고는 하지만 선수단 규모나 프로리그라는 대회의 중요성에서 비교할 수 없는 중압감을 안고 시작했다.

임요환 수석 코치 체제의 불안감은 박용운 감독이 너무나 큰 성과를 SK텔레콤에서 냈다는 점이다. 2008년 감독으로 취임한 박용운은 SK텔레콤을 두 번이나 우승시켰다. 08-09 시즌 광안리 결승과 SK플래닛 시즌1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더 중요한 점은 한 번도 빠짐 없이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는 사실이다. 박 감독은 정규 시즌의 최강자였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에서 SK텔레콤을 정상으로 올린 사령탑이 박용운이었다면 임요환은 스타2 시대를 이끌어 가라는 SK텔레콤의 요청인 셈이다.


◆김택용 제외
임요환은 김택용을 개막전 엔트리에는 넣었지만 1라운드 초반에만 기용하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김택용이 1승2패를 기록하긴 했지만 전력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후 2, 3라운드에서도 배제했다.

시즌 초반 여러 선수를 테스트할 목적에서 두루 기용해보겠다고 밝혔던 임요환의 마음은 김택용이라는 이름값에 기대느니 정경두라는 신인에게 의존하는 것이 더 승산이 높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SK텔레콤에는 정윤종이라는 최고의 스타2 프로토스 카드가 있기에 스타1의 잔재인 김택용은 크게 필요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김택용은 1라운드 초반 세 경기에 출전한 뒤 프로리그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김택용이 없어도 SK텔레콤은 충분히 강했다. 1라운드에서 5승2패를 기록하면서 임요환 체제의 안정은 물론, 김택용 카드의 배제로 인한 구멍도 느끼지 못한 SK텔레콤이었다.

◆문제의 2라운드
기쁨도 잠시였다. SK텔레콤은 2라운드에서 부진의 늪에 발을 깊이 담궜다. 승자연전방식에 대한 경험이 적은 정윤종이 1승1패에 머무는 동안 정명훈이 기대에 부응하면서 승수를 쌓던 SK텔레콤은 정명훈이 연패에 빠지면서 동반 하락했다.

1월13일 웅진과의 대결에서 정명훈이 1승을 거둔 이후 에이스 결정전에 나섰지만 이재호에게 무너진 뒤 SK텔레콤과 정명훈에게 동시에 위기가 찾아왔다. 정명훈은 연패에 들어섰고 SK텔레콤도 연패를 이어갔다. 정윤종이 홀로 연패를 끊으려 했지만 경험 부족과 상대 팀의 집중 견제로 인해 올킬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정명훈과 정윤종이라는 쌍두 마차가 제 힘을 내지 못하면서 SK텔레콤은 6연패에 빠졌다. 박용운 감독이 재임하던 시기에는 없던 기록이다.


◆저그가 살렸다
임요환이 사령탑을 맡으면서 SK텔레콤 창단 이후 프로리그 최다 연패의 위기에 빠질 뻔한 백척간두의 순간에서 깜짝 등장한 종족이 바로 저그다. 그동안 어윤수, 이승석을 자주 출전시켰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던 SK텔레콤은 1월28일 KT와의 통신사 맞대결에서 저그를 3명이나 기용했다. 어윤수, 이승석이 1, 2세트에 출전, 원선재와 이영호를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고 이예훈이 6세트에서 마무리하면서 연패에서 벗어났다.

이후 SK텔레콤은 어윤수, 이승석, 이예훈을 승리 공식으로 삼았다. KT전 이외에도 2월19일 8게임단전, 2월25일 STX전에서 저그 트리오가 3승을 합작하면서 SK텔레콤은 6연패를 4연승으로 전환시켰고 11승10패, 세트 득실 +8로 KT와 함께 공동 3위에 랭크됐다.

SK텔레콤 저그 트리오는 3라운드에서만 15승3패를 기록하면서 팀을 살리는 핵심 역할을 해냈고 8개 게임단의 저그들과 비교했을 때 다승 1위, 승률 1위를 지키면서 최고의 종족임을 인정받았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 T1 라운드별 성적
1라운드 5승2패
2라운드 1승6패
3라운드 5승2패
*최다 연승 4연승(진행중)
*최다 연패 6연패

◆SK텔레콤 T1 선수별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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