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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GAM과 FB에게 박수를

기가바이트 선수단(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기가바이트 선수단(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기가바이트 마린즈와 1907 페네르바체 e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2017에 참가한 16개 팀 가운데 메이저 지역이 아닌 두 팀이다.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통과해 본선에 오르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에 2장의 티켓을 선사했고 동남아시아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16강 조별 풀리그에 직행했다.

페네르바체는 기가바이트 마린즈보다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16강에 진출했다. 터키 지역 서머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플레이-인 스테이지에 참가했고 D조에서 1위에 오른 뒤 토너먼트에서는 원 e스포츠를 3대1로 꺾으면서 16강 본선에 올라왔다.

두 팀은 16강 그룹 스테이지에서 변칙과 정석이라는 확실하게 다른 패턴을 보여줬다.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이번 롤드컵서 누구도 선택하지 않았던 변칙 전술을 가장 먼저 꺼내들었다. 첫 경기에서 프나틱을 상대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라인 스왑 전략을 택했고 서포터 'Nevan' 풍티안안의 룰루가 소환사 주문으로 점멸이 아닌 점화와 회복을 가져가도록 했다. 풍티안안은 베트남이나 동남아시아 대회에서 톱 라이너로 출전했지만 서포터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작전의 완성도를 높였다. 또 정글러 챔피언으로 거의 쓰지 않았던 녹턴을 가져가면서 라이너보다도 빨리 6레벨을 도달하게 만들어 프나틱을 제압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에 열린 롱주 게이밍과의 대결에서는 톱 라이너 'Archie' 트란밍엇이 모데카이저를 택한 뒤 하단으로 내려가면서 드래곤을 활용한 전략을 시도했지만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모데카이저로 이겨본 경험이 있는 롱주의 노련한 대처에 막히고 말았다. 세 번째 경기에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정글러 챔피언으로 케인을 택하면서 힘싸움 구도를 만들어봤지만 임모털스의 탄탄한 대응에 무너졌다.

2라운드에 들어와서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라인 구도를 유지하되 챔피언을 활용한 작전의 변화를 가져왔다. 12일 열린 2라운드 첫 경기 임모털스전에서 톱 라이너 'Archie' 트란밍엇이 우르곳을 사용하면서 변수를 만들었고 2대1로 수적 열세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도 킬을 내는 등 맹활약했다. 2승째를 올린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이후 그림처럼 전패하면서-순위 결정전까지 치르면서 5패를 당했다(이날 3패)-탈락했다.

페네르바체 선수들이 승리한 뒤에 갖는 세리머니. 16강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볼 수 없었다(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페네르바체 선수들이 승리한 뒤에 갖는 세리머니. 16강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볼 수 없었다(사진=라이엇게임즈 제공).

페네르바체는 고집스럽게 정석적인 패턴을 고수했다. 라인 스왑을 시도한 적도 없고 챔피언 구성도 다른 팀들과 비슷하게 정공법으로 맞섰다. 페네르바체 입장에서는 정면 대결을 선언한 셈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도 있었다. 3개월 이상 손발을 맞춰온 '무브' 강민수가 비자를 받지 못해 급하게 '크래시' 이동우를 대체 선수로 뽑았기에 전략을 구사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결과는 6전 전패로 완패를 당하며 탈락했지만 내용 면에서는 꽤나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경기였던 로얄 네버 기브업전에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3대13으로 패했고 G2 e스포츠에게도 1킬도 따내지 못하면서 0대8로 완패했던 페네르바체는 삼성 갤럭시와의 세 번째 경기에서는 40분 넘도록 킬 스코어에서 리드하면서 한국 팀을 상대로 첫 승을 거둘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줬지만 '프로즌' 김태일의 에코가 잡히면서 일방적으로 킬을 내주고 역전패했다.

2라운드에서 삼성 갤럭시에게 5대14, 로얄 네버 기브업에게 2대12라는 처참한 킬 스코어로 패했던 페네르바체는 마지막 경기에서 G2 e스포츠를 상대로 30분까지 6,000 골드 이상 앞서나가면서 경기를 주도했다. G2의 억제기 3개를 모두 깨면서 첫 승을 눈 앞에 뒀지만 상대의 처절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고 결국 잘 큰 야스오에게 휘둘리면서 패했다.

기가바이트 마린즈와 페네르바체는 롤드컵을 보는 두 가지 재미를 제공한 팀이다.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참신한 챔피언 선택과 변칙 운영으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페네르바체는 정공법을 책하면서 메이저 지역의 강호들과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메이저 지역 팀들보다는 개인 실력이나 운영 능력, 지원 등 여러 모로 부족한 점이 많긴 하지만 기가바이트 마린즈와 페네르바체는 그들이 가진 색깔로 롤드컵을 소화했고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소설에 비유하자면 기가바이트 마린즈는 뇌를 자극하는 추리 소설과 같았고 페네르바체는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성장 소설과 비슷했다. 2018년에도 이들의 활약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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