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결승은 가지 못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0대3으로 패했기 때문이다. 우리를 제압한 팀이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결승전에서는 정규 시즌 1위 팀이 우승했다. 월드 챔피언십 직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기에 국가 대표 선발전을 치러야 했고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다. 우리의 상대는 아프리카 프릭스다. 이 팀을 잡고 최종전에 올라간다면 kt 롤스터와 만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 나설 한국 대표를 선발하는 무대에 선 삼성 갤럭시의 상황이다. 2017년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2016년의 삼성 이야기다.

2016년 서머 스플릿에서 4위를 차지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kt 롤스터에게 0대3으로 완패했다. 삼성을 제압한 kt는 플레이오프에서 SK텔레콤 T1을 리버스 스윕으로 잡아내고 결승에 올라갔지만 정규 시즌 1위인 락스 타이거즈에게 2대3으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2016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했고 이긴 뒤에 최종전에서 kt 롤스터를 만나 3대1로 승리하면서 월드 챔피언십 티켓을 따냈다.

2017년 삼성이 맞닥뜨린 상황은 작년과 매우 흡사하다. 서머 스플릿를 3위로 마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에서 SK텔레콤에게 0대3으로 완패했다. 삼성을 제압한 SK텔레콤은 플레이오프에서 kt 롤스터를 리버스 스윕으로 결승에 올라갔지만 정규 시즌 1위인 롱주 게이밍에게 1대3으로 패하며 준우승했다.

2017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한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한다. 삼성이 아프리카를 잡아낼 경우 대표 선발전 최종전에서 만나는 팀이 kt 롤스터라는 사실까지도 똑같다.

삼성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언제 한 번 겪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처지다.

2016년은 삼성에게 해피 엔딩으로 끝났다. 아프리카 프릭스를 잡아낸 뒤 kt까지 꺾고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한 삼성은 선전하면서 준우승까지 달성했다. 국내 리그에서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던 팀이 세계 2위를 차지한 것은 삼성이 유일했다.

2017년 삼성의 여정이 작년과 똑같이 해피 엔딩으로 끝나려면 첫 단추인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대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