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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서머 결산] 진정 달라진 롱주 게이밍

[롤챔스 서머 결산] 진정 달라진 롱주 게이밍
롱주 게이밍이 창단 후 처음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전신인 인크레더블 미라클이 2012년 창단됐으니 약 5년 만에 이룬 성과다. 게다가 처음으로 오른 포스트 시즌이 와일드카드나 플레이오프도 아니고 결승 직행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승격강등전 판독기 소리를 듣던 롱주였기에 그 어떤 팀보다 달라진 위상을 느낄 수 있다.

롱주 게이밍의 서머 스플릿 주차별 성적(자료=베스트.지지 발췌).
롱주 게이밍의 서머 스플릿 주차별 성적(자료=베스트.지지 발췌).

2016년부터 롱주의 후원을 받으면서 선수 영입에 거액을 썼지만 성적은 내지 못했고, "올해 역시 다르지 않았다"는 혹평만 듣던 롱주였다. 설상가상으로 스프링 스프릿이 끝난 뒤엔 몇몇 선수들이 팀을 떠났고 일부 선수들에 대한 급여 미지급 논란까지 발생하면서 팀 분위기는 바닥을 쳤다.

중국 2부 리그에서 활동하던 '칸' 김동하와 발굴해서 키운 신예 정글러 '커즈' 문우찬이 합류했지만 이 선수들에게 큰 기대를 거는 이는 거의 없었다. 팬들 역시 마음을 비우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고, 롱주는 kt 롤스터-삼성 갤럭시-SK텔레콤 T1의 3강 체제를 무너뜨리면서 처음으로 롤드컵 입성의 꿈까지 꿀 수 있게 됐다.

롱주 게이밍 톱 라이너 '칸' 김동하.
롱주 게이밍 톱 라이너 '칸' 김동하.

◆확 바뀐 허리와 상체
매 스플릿마다 승수가 7승에서 8승 정도에 그치던 롱주가 14승이나 거둘 수 있었던 데는 톱 라이너인 '칸' 김동하와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의 역할이 컸다.

2014년 프라임에서 데뷔한 김동하는 중국 무대에서 본격적인 프로게이머 생활을 시작했다. 시작은 1부 리그였지만 2015년부터 2년 동안은 2부 리그인 LSPL에서 뛰었다.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엔 부족한 자리였다.

3년 만에 국내로 유턴한 김동하는 그동안 별러왔다는 듯 제 실력을 뽐내기 시작했다. 최고의 리그에서 최고의 톱 라이너가 되겠다는 열망을 실력으로 승화시킨 것.

김동하는 공격적이면서도 절제할 줄 아는 플레이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는데, 그 중에서도 제이스를 했을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했다. 김동하는 서머 스플릿에서 제이스로만 8승 1패를 기록했다. 잭스 역시 김동하에게 잘 어울리는 챔프였다. 김동하는 네 차례 잭스를 플레이했고,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롱주 게이밍의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
롱주 게이밍의 미드 라이너 '비디디' 곽보성.

스프링 스플릿에서 '플라이' 송용준의 그늘에 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곽보성 역시 응축된 잠재력을 한껏 뿜어냈다.

탈리야와 갈리오, 오리아나를 주력으로 삼은 곽보성은 폭발력과 안정감을 동시에 보여줬는데, 서머 스플릿 동안 11.3이라는 경이로운 KDA를 기록했다. 롱주는 44세트를 치렀는데, 곽보성이 기록한 데스는 42에 불과하다. 세트당 데스가 1회 미만인 것이다. 생존에 중점을 둔 곽보성의 이 같은 활약은 롱주의 지구력을 충분히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롱주 게이밍의 하단 듀오 '프레이' 김종인(왼쪽)과 '고릴라' 강범현.
롱주 게이밍의 하단 듀오 '프레이' 김종인(왼쪽)과 '고릴라' 강범현.

◆언제나 탄탄했던 롱주의 하체
권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체의 힘이다. 제 아무리 좋은 펀치를 갖고 있어도 하체가 오래 버티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다.

이번 스플릿에서 김동하와 곽보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팀의 주축이었던 '프레이' 김종인과 '고릴라' 강범현은 활약이나 주목도가 다소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주목받지 못했다고 해서 그들의 활약이 미진한 것은 아니었다.

롱주 게이밍 선수들의 퍼포먼스 포인트(자료=베스트.지지 발췌).
롱주 게이밍 선수들의 퍼포먼스 포인트(자료=베스트.지지 발췌).

'프릴라' 듀오는 꾸준히 롱주의 하체를 책임졌고, 이를 바탕으로 정글러인 '커즈' 문우찬과 다른 두 라이너가 활약할 수 있었다.

김종인의 MVP 포인트가 100점에 그친 것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지만 파트너인 강범현이 700점으로 서포터 중 가장 높은 MVP 포인트를 받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결국 롱주를 결승에 직행하게 만든 상체의 힘은, 단단한 하체로부터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롤챔스 서머 결산] 진정 달라진 롱주 게이밍

◆달라진 팀 분위기
이전 톱 라이너인 '엑스페션' 구본택과 김동하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는다면 겉으로 드러나는 분위기라 볼 수 있다. 숙소 내에서 두 선수가 어땠는지는 알 수 없지만 방송사들이 공개한 경기석 안 풍경에서 둘의 모습은 확연히 달랐다. 구본택이 항상 차분했던 반면 김동하는 언제나 들떠있고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

김동하만 시끌벅적한 것은 아니다. 정글러인 '커즈' 문우찬, '비디디' 곽보성도 거들고 나선다. 99년생으로 동갑내기 친구인 문우찬, 곽보성은 팀의 막내라는 특성을 긍정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경기 내내 많은 말을 하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끝나고 나면 코칭 스태프와 선배들이 이야기한 수정 사항에 대해 둘이 따로 공유하면서 대화를 나눈다고. 격의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미드 라이너와 정글러의 관계는 롱주가 급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시끌시끌해진 롱주의 부스 안 분위기는 2016 시즌 락스 타이거즈 선수들의 그것과 크게 닮아있다. 김동하를 만난 김종인과 강범현이 이른바 '비글미'라 불리는 분위기를 되찾아오면서 과거 락스 타이거즈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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