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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서머 결산] '번아웃'에 덜미 잡힌 SK텔레콤

[롤챔스 서머 결산] '번아웃'에 덜미 잡힌 SK텔레콤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로감에 빠지면서 서머 스플릿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4연패를 당했고 4위로 마무리했다. 변명하고 싶지는 않다. 2라운드 막바지에 극복하면서 4연승으로 마감한 선수들에게 감사한다."

SK텔레콤 T1 최병훈 감독은 서머 스플릿을 한 단어로 표현했다. '번아웃'이었다. 네이버 지식 백과에 번아웃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라고 나와 있다.

SK텔레콤은 2017 시즌 번아웃을 경험할 만한 일정을 소화했다. 스프링 스플릿을 1위로 마무리했고 결승전을 준비한 SK텔레콤은 우승한 이후 2주일 가량 쉰 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 열리는 브라질로 출국했다. 2주 동안 대회를 치르고 난 뒤 한국으로 돌아온 SK텔레콤은 곧바로 서머 스플릿 일정을 소화했다. 팀 개막전이었던 삼성 갤럭시전에서 0대2로 완패한 SK텔레콤은 이후 9연승을 달리며 1위에 복귀했다.

SK텔레콤 T1의 서머 스플릿 주차별 성적(자료=베스트.지지 발췌).
SK텔레콤 T1의 서머 스플릿 주차별 성적(자료=베스트.지지 발췌).

1라운드를 마친 뒤 SK텔레콤은 대만으로 날아갔다. 올해 신설된 리프트 라이벌스에 참가했고 나흘 동안 경기를 치렀고 결승전에서 월드 엘리트에게 패하면서 한국 지역은 준우승에 머물렀다. 한국으로 돌아온 SK텔레콤은 삼성 갤럭시와의 2라운드 재대결에서 다시 한 번 0대2로 완패했고 아프리카 프릭스, 진에어 그린윙스, 롱주 게이밍까지 내리 4연패를 당했다. 4연패 동안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창단한 이후 최다 연패였고 최다 세트 연패였다.

◆대화로 극복한 번아웃
리프트 라이벌스를 마친 뒤 롤챔스에서 거둔 4연패는 SK텔레콤에게 최대 위기였다. 5위로 바짝 쫓아 오던 아프리카 프릭스와 불과 반 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았고 세트 득실은 오히려 뒤처지기도 했다.

최 감독은 이 때를 떠올리면서 "번아웃 징후가 나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스프링 우승 이후 잠시 쉬었지만 MSI를 치러야 했고 롤챔스 서머 1라운드에 리프트 라이벌스까지 소화하느라 심신이 지쳤다고 했다. e스포츠가 신체 활동이 거의 없긴 하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상황에서 연패에 빠지니까 수습하기가 어려웠다.

위기라고 판단한 SK텔레콤은 4연패를 당한 날 밤 사무국, 코칭 스태프, 선수단이 모여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각자가 생각하는 문제점을 이야기했고 어떻게 하면 헤쳐 나갈 수 있을지 해법을 공유했다. 그리고 '울프' 이재완이 소셜 네트워크 시스템에 반성과 각오를 밝히는 글을 올렸다. 이재완의 이름으로 나갔지만 SK텔레콤 T1 구성원 전부의 마음이나 다름 없었다.

21일 새벽 '울프' 이재완이 트위터에 남긴 글.
21일 새벽 '울프' 이재완이 트위터에 남긴 글.

이후 SK텔레콤은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줬다. 에버8 위너스와 락스 타이거즈를 2대0으로 꺾으면서 분위기 쇄신에 성공했고 kt 롤스터를 2대1로 잡아내며 번아웃 이전의 SK텔레콤으로 돌아왔음을 증명했다.

최병훈 감독은 "리프트 라이벌스 이후에 팀 전체적으로 가라앉으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7월20일 패배 이후 회식과 회의를 통해 파이팅하는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포스트 시즌 진출이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서머 스플릿에 보여준 톱-정글러 조합. '후니' 허승훈, '운타라' 박의진, '피넛' 한왕호, '블랭크' 강선구(시계방향으로).
SK텔레콤이 서머 스플릿에 보여준 톱-정글러 조합. '후니' 허승훈, '운타라' 박의진, '피넛' 한왕호, '블랭크' 강선구(시계방향으로).

◆톱-정글 다변화 실험 완료
SK텔레콤은 서머 스플릿에서 톱 라이너와 정글러의 조합 테스트를 마쳤다. 스프링 스플릿에서 '후니' 허승훈과 '피넛' 한왕호 조합이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한 SK텔레콤은 팀이 3세트까지 경기를 치를 때 정글러를 '블랭크' 강선구로 교체 투입했고 가끔씩 '프로핏' 김준형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김준형이 유럽팀으로 이적했고 롤챔스 경험이 있는 '운타라' 박의진이 합류하면서 SK텔레콤은 본격적인 실험에 돌입했다. 1라운드 초반 허승훈과 한왕호를 조합했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던 SK텔레콤은 박의진과 강선구 조합을 활용하면서 11세트 연속 승리 기록을 세웠다.

리프트 라이벌스를 다녀온 이훼는 박의진과 한왕호를 주로 기용하면서 8승5패를 기록했고 허승훈과 강선구 조합 또한 3승2패를 달성했다.

SK텔레콤 T1의 톱 라이너와 정글러 조합의 서머 스플릿 성적.
SK텔레콤 T1의 톱 라이너와 정글러 조합의 서머 스플릿 성적.

4개의 조합을 테스트한 결과 박의진과 강선구의 조합이 세트 기준 11승1패로 최고의 성적을 냈으며 그 다음은 8승5패의 박의진과 한왕호 조합이었다.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조합은 허승훈과 한왕호 듀오로, 4승7패로 36%에 그쳤다.

최병훈 감독은 "박의진의 영입은 허승훈과의 경쟁 구도와는 상관 없이 효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팀에 녹아 들어가려는 자세가 좋았고 실제 성적으로도 이어지면서 서머 스플릿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라고 평가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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