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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서머 결산] 끓지 않는 기름이었던 bbq 올리버스

[롤챔스 서머 결산] 끓지 않는 기름이었던 bbq 올리버스
bbq 올리버스의 경기는 후원사 이름 때문인지 치킨에 비유되는 경우가 많다. bbq가 장기전을 펼칠 때에는 치킨을 시켜서 천천히 먹으면서 봐도 될 정도로 시간이 많다는 뜻으로 '치킨각'이라고 불리고 0대2로 빨리 지면 배달 주문한 치킨이 도착하기도 전에 졌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2017 서머 스플릿에서 bbq의 경기력은 치킨을 튀길 정도까지 기름이 끓지 않았다고 평가해도 좋다.

스프링 스플릿 1, 2라운드에서 9연패를 당하면서 경기력이 하락한 bbq는 서머 스플릿을 앞두고 별다른 인원 보강을 하지 않았다. 새로운 선수를 보강하는 것보다는 기존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끌어 올리고 교전 호흡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서머에서 크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1라운드 개막전에서 롱주 게이밍에게 1대2로 패한 bbq는 SK텔레콤 T1, 아프리카 프릭스 등 강호들을 연달아 만났고 그나마 비슷한 수준이라고 여겨졌던 락스 타이거즈에게도 0대2로 무너지면서 4연패에 빠졌다. 6월14일 에버8 위너스를 2대1로 꺾으면서 연패를 끊기는 했지만 1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추가 승수를 올리지는 못했다.

이미 포스트 시즌 진출은 기적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bbq의 목표는 승강전을 벗어나는 것으로 수정됐다. 7월2일 에버8 위너스를 재차 잡아냈고 15일에는 진에어 그린윙스를 꺾으면서 3승 고지를 점했지만 이후 bbq는 6연패를 당하면서 서머 스플릿을 3승15패, 전체 순위 9위로 마쳤다. 수정된 목표였던 승강권 탈출에도 실패했다.

[롤챔스 서머 결산] 끓지 않는 기름이었던 bbq 올리버스

◆에이스가 없다
bbq는 낭중지추가 없었다.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돋보이는 선수가 딱히 없었다. 특정 선수가 도드라진 활약을 펼치면 챔피언 밴픽 과정에서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다른 선수들의 숨통이 틔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는데 bbq에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스프링에서는 '템트' 강명구의 탈리야가 펜타킬을 달성하면서 변수를 만들어내기도 했지만 서머에서는 이처럼 강력한 인상을 주는 장면이 거의 없었다. 톱 라이너 '크레이지' 김재희의 제이스를 제외하고는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bbq 올리버스 선수들의 퍼포먼스 포인트(자료=베스트.지지 발췌).
bbq 올리버스 선수들의 퍼포먼스 포인트(자료=베스트.지지 발췌).

개인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전체적으로 개인 수치가 낮을 수 있지만 bbq에는 KDA(킬과 어시스트를 더한 뒤 데스로 나눈 수치)가 3을 넘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 미드 라이너인 강명구가 2.97을 기록한 것이 가장 높은 숫자다.

베스트.지지(Best.gg)가 제공하는 퍼포먼스 포인트에서도 bbq 선수들은 포지션별로 대부분 하위권에 처져 있다. 톱 라이너 '크레이지' 김재희가 8위에 오른 것이 가장 높은 순위이다. 정글러인 '블레스' 최현웅은 다른 팀의 후보 정글러보다도 낮은 88점을 얻으면서 12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서머 내내 부진했지만 후반부에 기량을 회복한 정글러 '블레스' 최현웅.
서머 내내 부진했지만 후반부에 기량을 회복한 정글러 '블레스' 최현웅.

◆희망은 있다
승강전에 내려가긴 했지만 bbq의 최근 경기를 보면 집중력을 끌어 올리려는 노력이 읽힌다. 7월18일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경기 이후 bbq는 삼성 갤럭시에게 패할 때를 제외한 다섯 경기를 1대2로 패했다. 상대팀이 kt 롤스터, SK텔레콤, MVP 등 상위권이거나 연승을 달리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세트는 꼭 가져갔다. 1라운드 중후반에 4연패를 당했을 때 모든 경기에서 0대2로 무너졌을 때와는 확실히 달라졌다.

결과적으로는 6연패였지만 내용적인 측면이 개선됐다는 사실은 bbq에게는 희망적이다. 특히 SK텔레콤 T1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보여준 bbq의 경기력은 이 팀이 왜 승강권에 있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세 세트 모두 초반에 유리하게 풀어갔고 운영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챔피언스 막바지에 보여준 경기력은 bbq라는 기름이 서서히 달궈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bbq의 과제는 남은 기간 동안 비등점까지 끓어올려 폭발시키는 일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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