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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9주년 기획] '은퇴 부담'에 시달리는 프로 게이머…그들의 진로 계획은?

[창간 9주년 기획] '은퇴 부담'에 시달리는 프로 게이머…그들의 진로 계획은?
프로 선수들의 활동 기간을 일컬어 '선수 생명'이라고 한다. 선수 생명은 각 종목별로 5년부터 20년까지 상이하게 집계되는데 e스포츠는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한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지고 있는 e스포츠 리그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7 서머의 출전 선수만 봐도 최고령이 1991년생으로 27세다. 10년 경력의, 30대의 현직 프로 게이머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짧은 선수 생명은 여러 연쇄 작용을 만들어냈다. 은퇴가 빠른만큼 데뷔도 빨라졌고,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무대에 오르는 선수들이 늘어났다. 더욱이 대다수의 남성 프로 게이머들이 군입대를 은퇴 이후로 미루다보니 나이와 경력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가중됐다.

선수들의 우려가 깊어지자 한국e스포츠협회(이하 협회)는 2005년부터 시행한 e스포츠 소양 교육을 통해 은퇴 후 진로에 대한 질문과 선택지를 제시했다. 2016년 소양 교육에선 OGN의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클템' 이현우 해설을 초빙해 은퇴 후 커리어에 대해 강연했고, 선수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더 나아가 협회는 2015년과 2016년, 소양 교육 현장에서 설문조사를 실시해 선수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었다. 설문 응답에는 선수들의 고민과 막연한 두려움이 담겨 있었다.

e스포츠라는 무대에서 꿈을 펼치고 있는 프로 게이머들. 무대 아래의 꿈은 어떤 모습일까. 협회의 설문조사 자료를 통해 선수들의 미래를 들여다 봤다.

◆은퇴 후 희망 직업 1순위는 '해설자 및 코칭 스태프'
[창간 9주년 기획] '은퇴 부담'에 시달리는 프로 게이머…그들의 진로 계획은?
2015년 협회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하스스톤 선수 1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31%(35명)의 선수들이 은퇴 후 e스포츠 해설 및 코칭 스태프로 진출하기를 희망했다. 해설자, 코칭 스태프는 선수들이 갖고 있는 게임 지식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직업군으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선례가 많다. 방송사나 게임단 또한 선수 출신에 호의적이므로 선수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이다.

해설자, 코칭 스태프를 떠나서도 선수들은 게임 및 e스포츠 업계에 종사하기를 원했다. 15%(17명)의 선수가 기자, e스포츠 팀 등 관련 직종에 종사하고 싶다고 응답했고, 게임 개발, QA등 게임 관련 직종을 희망하는 선수는 8%(9명)이었다.

61명이 선수들이 해설자, 코칭 스태프를 포함해 e스포츠와 게임 업계로 진로를 설정한 셈이다. 한편, e스포츠 및 게임과 관련 없는 직종에 도전하고 싶다는 선수는 9%(10명)에 달했다.

몇몇 선수들은 당장의 구직보다 다른 방향의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다. 우선 응답자 16%(18명)는 학업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고, 군 입대, 스트리머 등의 기타 의견은 21%(23명)였다.

진로에 대해 추상적인 방향을 정한 선수들은 취업 컨설팅과 실무 교육/경험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했다. 보다 구체적인 이정표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스트리머, 공인 트레이너? 새로운 직업군에 대한 긍정적 인식
2016 e스포츠 소양교육에서 실시된 설문 조사에서는 선수들의 구체적인 요구가 확연히 드러났다. LoL, 하스스톤, 스타크래프트2 선수 75명은 해당 설문 조사에서 안정적인 은퇴 후 사회활동을 위해 협회에 바라는 점을 서술했고, 고등학교 학력 지원, 해외 대회 출전 지원 등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은퇴 후 스트리머로 정착하는 것을 지원해달라는 의견과 관련 직업군을 발굴해달라는 내용이었다.

현재 대부분의 선수들은 트위치tv, 아프리카tv 등 다수의 플랫폼에서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다. 스트리밍 방송은 팬들과 소통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스트리머라는 직업군은 꽤나 전도유망하다. SK텔레콤 T1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은 트위치tv 첫 방송에서 평균 20만 명의 시청자를 끌어 모으며 저력을 드러냈고, 과거 쿠 타이거즈에서 활동했던 '호진' 이호진은 은퇴 후 아프리카tv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하나의 직업군으로서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셈이다.

[창간 9주년 기획] '은퇴 부담'에 시달리는 프로 게이머…그들의 진로 계획은?
또한 협회는 설문조사에서 공인 e스포츠 트레이너라는 직업군을 제시해 선수들의 의견을 구했다. 선수들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공인 e스포츠 트레이너 자격증과 게임 교습에 대해 21%(15명)의 선수들이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표했고, 66%(46명)의 선수는 적정한 금전 보수를 조건으로 덧붙였다. 참여를 거부한 선수들은 13%(9명) 뿐이었다.

선수들은 2시간 기준으로 1회 교습을 진행하는데 평균 13.4만원의 보수를 원한다고 응답했다. 항목별로는 20만원 이상이 42%로 가장 많았고, 10만원이 32%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뭉뚱그린 희망 사항일 뿐, 수요자와 현실적인 금액을 타협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의 긍정적인 반응으로 미뤄봤을 때, 공인 e스포츠 트레이너 또한 자격 요건과 보수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 라인, 수요 조사가 제시된다면 하나의 직업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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