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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마이티가 보여준 투지

[기자석] 마이티가 보여준 투지
스포츠든 e스포츠든, 종목을 떠나 선수들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를 보여줄 때 팬들은 감동을 받고, 절로 박수를 치게 된다.

지난 2일 열렸던 오버워치 에이펙스 시즌3 16강전에서는 콩두 판테라를 상대한 마이티 AOD가 팬들로부터 박수를 받은 주인공이었다.

콩두 판테라전을 앞두고 이미 2패를 기록한 마이티는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였다.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이겨야만 조 2위로 8강에 오를 수 있는 상황. 게다가 콩두 판테라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강팀이기에 객관적 전력에서도 한 수 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마이티가 8강 진출의 가능성을 살리기 위해 배수의 진을 치고 덤벼들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마이티 선수들이 보여준 플레이는 기대 이상의 것이었다.

1세트 '네팔'에서 승리하며 기선을 제압한 마이티는 2세트 '눔바니'에서 콩두와 나란히 3점씩 득점했지만 남은 공격시간이 마이티 1분, 콩두 3분 34초로 2분 30초 이상 차이가 났다. 콩두가 크게 유리했고, 경기 결과 역시 콩두의 승리였지만 이 맵에서 마이티가 보여준 투지는 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연장전서 선공한 마이티는 빠른 속도로 화물을 빼앗았고, 뛰어난 집중력을 발휘해 화물을 엄호하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첫 번째 코너를 돌아 '디엠' 배민성의 트레이서와 '페이트' 구판승의 윈스턴이 계속해서 화물에 들러붙으며 추가시간을 살리는 장면은 이 경기의 백미였다.

마이티는 경유지를 0.53미터 앞두고 아쉽게 추가 득점에 실패했지만 중계진과 온라인으로 경기를 관전하던 팬들로부터 칭찬이 쏟아졌다. 마이티는 수비에서 2분 34초나 여유가 있던 콩두에게 겨우 0.4초를 남겨놓고 득점을 허용해 패배했다. 마이티에게 30초만 더 여유가 있었다면 경기 결과는 달라질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2세트에서 패하며 마이티의 8강 진출은 이미 무산이 된 상황. 설상가상으로 3세트 '하나무라'에서도 패하면서 마이티는 로그와 세트 득실이 같아졌지만 승자 승에서 밀려 16강 잔류까지 물 건너가고 말았다. 세 번째 시즌 만에 에이펙스 무대를 밟았지만 곧바로 승격강등전을 치르게 된 것이다.

A조 꼴찌가 확정된 상황이지만 마이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4세트 '도라도'에서 A거점 완벽 수비를 선보이며 콩두 판테라의 발목을 잡더니 5세트 '아이헨발데'에서는 '어스터' 정준의 겐지 활약을 앞세워 그토록 갈망하던 승리를 따냈다. 현장에 남아 끝까지 '마이티 파이팅'을 외쳐준 팬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바친 것이다.

사실 탈락이 확정된 상태라면 선수들도 의욕이 바닥날 것이고, 모든 것을 쏟아 부을 필요가 없어진다. 게다가 경기 후 알려진 사실이지만 구판승과 '카리브' 박영서는 콩두전에 앞서 이미 북미 프로게임단 임모털즈로의 이적이 예정돼있었다. 승격강등전 결과에 따라 완전 이적 여부가 판가름 나겠지만, 해외팀으로의 합류를 앞두고 마음이 들떠있을 법도 한데, 이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마이티가 콩두전을 통해 보여준 투지는 팬들을 충분히 감동시켰다. 일격을 당한 콩두 역시 8강전을 앞두고 자신들을 더욱 채찍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마이티가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콩두가 8강전에서 팬들에게 보여줄 경기력 또한 향상될 수 있다.

마이티는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감격적인 첫 승리와 팬들의 응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앞으로 남은 것은 마이티가 이 당시의 경기력과 투지를 꾸준히 보여주는 것이다.

마이티 선수들이 콩두전에서 보여준 것들을 꾸준히 유지할 수만 있다면, 승격강등전에서 잔류를 확정짓는 것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에 8강 이상을 바라보는 것은 시간문제에 불과할 것이다.

마이티가 보여준 투지를 응원하며, 앞으로 더 많은 팀들이 마이티 같은 멋진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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