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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바둑과 알파고, 그리고 e스포츠

알파고의 은퇴를 알린 구글 딥마인드 블로그(사진=구글 블로그 캡처).
알파고의 은퇴를 알린 구글 딥마인드 블로그(사진=구글 블로그 캡처).
바둑계가 또 다시 화들짝 놀랐다. 작년 3월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인드 프로젝트의 일환인 알파고의 대결에서 이세돌 9단이 1대4로 패하면서 한국 바둑계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시선은 알파고의 다음 행보로 향했고 이세돌의 패배 이후 1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로 불리는 커제 9단과의 대결이 성사됐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에서 열린 세계 랭킹 1위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알파고가 3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전세계 바둑계는 알파고의 실력에 다시 한 번 경탄을 금치 못했다.

2016년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4대1로 승리한 이후 알파고는 진화에 진화를 거듭했다. 올해 초에는 인터넷 대국에서 60판을 모두 승리했다. 커제 9단과의 대결에서 모두 이겼고 이벤트성으로 열린 5대1 대국에서도 승리하면서 69전 68승 1패의 기록을 남겼다. 최고의 선수들을 연파한 알파고는 중국에서의 대전을 마치고 은퇴했다.

바둑을 제패한 뒤 알파고(또는 딥 마인드)의 행보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블리즈컨에서 구글과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동시에 발표한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프로젝트에 다시 한 번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당시 구글과 블리자드는 스타2 종목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세기의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으며 블리자드는 스타2의 API를 구글에 제공하고 구글은 인공지능 프로젝트인 딥마인드를 가동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글이 공개한 딥 마인드의 스타2 학습 방식(영상=구글 딥 마인드 블로그 발췌).

블리자드와 구글의 프로젝트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2016년 11월 인공지능을 전세계 리서처와 함께 개발할 수 있도록 API를 올해 내로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이후 추가 발표가 없는 상태이기에 지난해 대비 업데이트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지만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스타2 프로젝트가 발표된 이후 e스포츠계는 구글의 도전을 반기는 분위기였다. 게임 안에는 인공 지능이 존재하긴 하지만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냈고 전략이 난무한 질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인공 지능이 프로게이머를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였다.

자연스레 프로게이머를 대표하는 인물이 누구로 선정될지 하마평이 나오기도 했다.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를 가장 많이 우승한 김유진이어야 한다는 설도 있었고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아버지인 임요환이 나서야 상징성이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성적을 놓고 보면 2016년 말까지 분위기는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 우승자인 변현우가 될 가능성이 높았지만 올해에는 아직 알 수 없다. GSL 시즌1 우승자인 김대엽이 될 수도, WESG와 IEM 월드 챔피언십을 연속 우승한 전태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어찌됐든 스타2 선수들에게는 새로운 목표가 생긴 셈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다면 인공 지능과 스타2 대결을 펼치는 최초의 인간계 대표 선수로 나설 수 있다. 국내 스타2 프로게임단들이 프로리그 종료로 인해 팀을 해체하기도 했지만 선수들에게는 인공 지능과의 대결이 새로운 목표가 될 수 있다.

알파고와 세계 유수의 기사들이 맞대결을 펼친 것만으로 바둑계는 부흥기를 맞았다. 관련 기사들이 쏟아진 것은 물론,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바둑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은 점수 내는 법, 경기 방식을 배우기 시작했다.

알파고의 은퇴 이후 당장 인공 지능이 도전할 분야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 해 11월 구글이 스타2를 통해 프로게이머와 대결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가까운 시일 안에 대결이 성사될 공산이 크다.

스타2를 위시한 e스포츠계는 이 기회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전세계의 모든 시선이 세기의 대결에 집중될 것이고 게임에 대해, e스포츠에 대해, 대결하는 인물에 대해 집중적인 스포트 라이트가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었던 e스포츠이지만 새로운 팬을 받아들일 기회이며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재조명될 수도 있다.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던 사람들의 시선을 돌려 놓을 수도 있는 호기이기도 하다.

머지 않은 시점에 벌어질 세기의 대결이기에 블리자드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업계 전체가 어떻게 활용할지 중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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