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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 지원자 이채환 '父' 이영서 씨 "아들의 꿈 전폭 지원중"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이채환(가운데)의 아버지 이영서 씨(오른쪽).
트라이아웃에 지원한 이채환(가운데)의 아버지 이영서 씨(오른쪽).
29일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트라이아웃이 열린 서울의 한 PC방. 40명의 선수들이 프로게임단의 지명을 받기 위해 실력을 뽐내고 있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는 부모들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유리벽 너머에서 지켜보면서 환호성과 한숨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부모들의 모습은 여느 학원 스포츠 못지 않다.

사전 설명회 때부터 강연자에게 질문과 당부를 쏟아냈던 한 참가자의 아버지를 만났다. 이번 트라이아웃에 원거리 딜러로 지원한 이채환 군의 아버지인 이영서 씨는 "아들이 정말로 원하는 직업인 프로게이머가 꼭 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이영서 씨는 특별한 사연을 갖고 있다. 이채환 군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이혼을 결심하면서 아들 둘을 홀로 키우기 시작한 이영서 씨는 아들에게 한 가지를 당부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되 사회에서 질타를 받은 사람은 되어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공부를 잘하면 좋겠지만 재미를 느끼지 못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중학교 1학년 때 LoL을 접했는데 재미있다고 하더니 티어가 쭉쭉 올라가더라고요. 1년 두에 다이아몬드까지 올라가더니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선언했어요. 그 때부터 밀어주기로 했죠."

이채환 군은 2015년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에서 경기도 대회에 출전해 상위 입상했고(본선에 나가지는 못했다) 2016년에는 인천 대표로 출전해 본선에서 동메달을 따기도 했다. 현재 진에어 그린윙스에서 정글러로 뛰고 있는 '엄티' 엄성현과 같은 팀에서 원거리 딜러로 활약하면서 능력을 인정 받았다.

아들의 경기를 보던 중 인터뷰에 응한 이영서 씨.
아들의 경기를 보던 중 인터뷰에 응한 이영서 씨.

"대회에 나간다고 할 때 팀 동료들을 차에 태우고 다니면서 지원했어요. 운동 선수들 부모님이 자녀들의 경기마다 따라 다니는 것처럼요. 트라이아웃 현장에 같이 있는 부모들 중에 몇 분은 그런 대회에서 뵌 적도 있어요."

주위에서는 이영서 씨를 '미친 아빠'라고 부르기도 한다. 퇴근 길에 전적 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아들의 경기력을 체크하고 킬에 연연하지 말고 와드 매설이나 합류에 신경 쓰라고 조언하는 모습에 낯설어 한다고. 운동 선수의 부모님들이 해당 종목에 대해 '귀신'이 되듯이 이영서 씨는 LoL에 대해서는전문가다.

운동 선수 아빠가 아니라 왜 하필 프로게이머 아빠가 되려느냐는 주변의 만류에 이영서 씨는 아들이 LoL 안에서는 상위 랭커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e스포츠 시장이 나날이 커가고 있다며 직접 설명하면서 미래의 스포츠가 될 것이라 설파하고 있다.

"아직도 프로게이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에요. 어렸을 때에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프로가 되지 않으면 단순히 게임에 미친 사람 아니냐라고요. 미래가 불확실한 것은 사실이지만 해가 다르게 e스포츠가 성장하고 있잖아요. 채환이가 그 일원이 됐으면 좋겠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죠."

e스포츠 업계에 바라는 점도 많다. 전세계적으로 LoL e스포츠가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투자되어야 하는 부분이 더 많다는 생각이다. 챔피언스 코리아에서 뛰고 있는 팀들은 수익 모델이 부족하고 2부 라그 팀들은 재정난에 허덕이는 현실도 알고 있다. 라이엇게임즈가 투자를 늘리면서 선수와 팀들이 안정화되어야 향후에는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과 같은 국제 대회에서 인정받는 체육 종목도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늘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프로게임단의 눈에 들지 않아도 좋아요. 경기하기 전에 채환이에게 '수많은 날 중에 오늘은 먼지같은 날이다. 지금을 즐기면서 긍정적으로, 웃는 표정으로 경기해라'라고 했어요. 실패한다면 곱씹으면서 또 실력을 갈고 닦아야죠.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이룰 때까지요."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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