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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e스포츠의 DB화가 필요하다

[기자석] e스포츠의 DB화가 필요하다
4월이다. 봄이 왔다. 그리고 야구가 돌아왔다. 야구 팬들에게 봄은 설렘의 시작이자 희비의 출발이다. 응원하는 팀이 이기면 즐겁고 지면 슬프다.

야구 팬이나 업계 종사자들에게 야구의 개막은 설렘의 시작이자 희비의 출발이겠지만 다른 스포츠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좌절의 시작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 야구만큼 경쟁력을 갖고 있는 스포츠 콘텐츠를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야구의 강점은 거의 완벽하게 구축되어 있는 데이터 베이스에 기반한다. 30년 넘도록 명맥을 이어오면서 선수들의 일구, 일타 등 모든 행동들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은 물론, 구장별 관객 숫자, 방송 시청률까지도 모두 기록되어 있다.

데이터 베이스는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기본이다. 올해 은퇴를 선언하고 마지막 시즌을 보내는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의 예를 들어보자. KBO 홈페이지에는 이승엽의 시즌별 타율, 타수, 안타, 홈런, 도루 등의 기록들이 모두 들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일자별, 상대 팀별, 상황별 기록들도 있어 한 눈에 이승엽이라는 선수를 파악할 수 있다. 해마다 받은 연봉도 기록되어 있어 이승엽의 성장세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이승엽이 레전드임을 알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도 만들어낼 수 있다. 이전에 가장 많은 기록을 누가 갖고 있었는지 안다면 곧바로 비교 데이터를 뽑을 수도 있다. 이승엽 이전에 타자 부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인 양준혁의 기록도 KBO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데이터 베이스는 곧바로 콘텐츠로 전환될 수도 있다. 봄만 되면 수많은 야구 게임이 출시되는데 그 때 이 데이터들만 제공하더라도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킬 수 있다. 게임사는 KBO 소속 선수들의 초상권과 성명권을 사면서 데이터 베이스도 함께 구매할 수 있기에 KBO는 부대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

e스포츠도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인기 있던 게임들이 달라지기는 했지만 해당 종목별로 DB가 만들어진다면 스토리 메이킹이 훨씬 쉬워진다.

과거에도 지적한 바가 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라이엇게임즈 코리아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데이터 베이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 선수들의 기록을 찾기 위해서는 북미 공식 홈페이지에 가야 하지만 누적 데이터는 존재하지 않는다. 롤e스포츠위키스 등 특정 사이트에는 각 지역별, 시즌별 데이터가 있지만 통산 기록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로 인해 세부 누적 기록을 활용한 기록 기사들이 나오기 어렵다. '페이커' 이상혁, '프레이' 김종인, '뱅' 배준식, '스코어' 고동빈의 경우 많은 사람들의 수작업을 통해 1,000킬 기사가 나왔지만 킬 이외의 기록들-예를 들면 통산 어시스트, 통산 데스, 킬과 어시스트를 조합한 '천-2천 클럽' 등-을 활용한 이야기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더욱 중요한 점은 기록을 관리하는 곳이 일원화되어야 한다는 것. 현재 롤챔스 같은 경우는 라이엇게임즈 코리아도 데이터가 없어서 이전부터 대회를 진행해왔던 OGN의 기록에 의존하고 있다(인벤의 데이터와도 조금씩 다른 부분이 존재한다).

킬, 데스, 어시스트 등의 단순한 경기 기록 뿐만 아니라 연봉, 시청률, 관객 등의 외부 지표에 대한 데이터 베이스화도 진행되어야 한다. 야구의 경우 선수들의 연봉을 매년 공개하면서 처우에 대해 공개적으로 알리고 있다. 시청률이나 집객에 대해서도 매일 드러나는 방송사의 시청률을 활용해 보여주고 있고 매년 관객 숫자 지표를 내놓으면서 최고 인기 스포츠라는 사실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e스포츠도 이러한 데이터를 조사, 수집함으로서 경쟁할 만한 콘텐츠라는 사실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모바일이나 PC 등 뉴미디어를 통해 소화되는 경우가 많은 e스포츠이기에 동시 접속자 누적 수치나 순간 최고 접속자 등의 데이터를 외부에 알리면서 새로운 트렌드의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음을 널리 알려야 한다. 수치가 낮게 나올 경우에는 데이터를 활용해 업계 내부의 논의를 통해 무엇이 부족한지 분석할 수도 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숫자로 분석될 수는 없겠지만 스포츠의 영역에서 데이터 베이스라고 불리는 숫자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정성적인 인기만 존재하는 e스포츠가 정량적으로도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 스포츠와 경쟁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다면 지금보다 더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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