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성 아프리카 프릭스 감독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에는 선수와 코치를,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감독을 맡으면서 팀 단위 리그인 프로리그에서 코칭 스태프를 역임한 경험이 있다. 대부분의 포스트 시즌에서 상위에서 상대 팀을 기다리던 입장이었던 최 감독은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지휘봉을 잡은 첫 시즌에 포스트 시즌에 올라갔지만 와일드카드전부터 치러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최 감독은 "포스트 시즌에서 가장 낮은 자리부터 시작하지만 기세를 타는 입장이라고 생각하겠다"라면서 "MVP와의 2라운드에서 승리했고 순위 결정전에서도 이겼기에 와일드 카드전에서 승리하면서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Q 2라운드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의 성적이 올라갔다. 어떤 변화를 줬나.
A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감독을 맡은 것은 처음이었기에 1라운드에서는 관찰하는 입장이었다. 2라운드에 들어오면서 연습량을 늘리고 팀워크를 강조했던 점이 잘 통한 것 같다.

Q '스피릿' 이다윤이 엄청 좋아졌다는 객관적인 평가가 있다.
A 이다윤만 특별하게 무언가를 해보자고 한 것은 아니다. 우리 팀 전반에 맞는 처방을 내리려고 노력했다. 팀 전체의 성향을 파악했고 개개인에 대해서는 잘하는 점은 키우고 못하는 점은 함께 수정하려고 노력했던 것이 성적으로 반영되면서 좋은 평가가 나온 것 같다.

Q MVP와의 순위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에 정찰 정도 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A 2라운드에서 우리 팀이 좋은 성과를 냈지만 순위 결정전에서 패한다면 기세가 꺾일 수 있다.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 코칭 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동의했기에 더 열심히 준비한 결과가 나온 것 같다.

Q MVP가 변수를 만드는 팀으로 인식되어 있다.
A 모든 팀에 대해서 동일하겠지만 1, 2라운드에서 어떤 플레이를 하는지 지켜봤고 이제는 성향이 어느 정도 파악됐다. 포스트 시즌에 올라온 만큼 MVP에 맞춰서 전략을 짜려고 준비했고 성향 파악이 완료됐다.

Q 2라운드에서 밴픽을 통한 두뇌 싸움을 걸어서 승리한 경험이 있다.
A 우리는 매번 밴픽 싸움을 건다. 상대 팀에서 응하면 같이 쓰고 응하지 않으면 다른 방향을 취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띄운다. 고장난명이라고 했다. 상대 팀에서 손뼉을 쳐줘야 밴픽 싸움, 두뇌 싸움으로 인정을 받는다. 2라운드에서는 MVP가 손뼉을 쳐주면서 우리가 돋보였던 것 같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다. 두뇌 싸움을 걸어오면 맞대응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싸울 방법은 준비되어 있다.

Q MVP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는.
A 권재환 감독을 경계해야 할 것 같다. 선수단에 대해 동기 부여를 잘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를 꼽자면 정글러 '비욘드' 김규석을 꼽고 싶다. 정글러가 변수를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김규석은 내셔 남작 싸움에서 강점을 갖는데 굳이 아슬아슬한 승부수를 띄우기 보다는 김규석을 잡아내고 나서 안정적으로 바론 버프를 챙기는 방식을 추구하고 싶다.

Q 아프리카에서 이 선수만큼은 지켜봐야 한다고 추천한다면.
A 이번에는 하단 듀오가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프링 내내 다른 선수들이 잘하면서 돋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들만큼이나 하단 듀오인 '크레이머' 하종훈, '투신' 박종익이 잘하는데 도드라지지 못했다. 이번 와일드카드전에는 정규 시즌에서 돋보이지 못했던 한을 풀 것이라 생각한다.

Q 스타크래프트 선수, 감독으로는 포스트 시즌을 경험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첫 포스트 시즌이다.
A 스타크래프트 감독 시절에는 대부분 1위를 찍고 기다렸다. 밑에서 치고 올라간 적도 있지만 많지는 않다.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감독을 맡고 나서 첫 시즌에 와일드 카드전부터 치러야 하는데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결승에 직행한 1위 팀의 강점은 상대의 패턴을 알고 있고 선수들의 컨디션과 체력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아래에서 치고 올라가는 팀은 전략은 모두 보여주지만 기세는 확실하게 탄다. MVP를 꺾고 나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겪으면서 기세를 확실하게 타고 싶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