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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스프링 결산] SK텔레콤, 흠 잡을 곳이 없었다

[롤챔스 스프링 결산] SK텔레콤, 흠 잡을 곳이 없었다
SK텔레콤 T1은 명실공히 세계 최강의 팀이다. 2015년 한국에 단일 팀 체제가 도입된 이래 가장 많은 스플릿 우승을 차지했고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도 2015년과 2016년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3년 연속 롤드컵 제패를 노리는 SK텔레콤은 비시즌 기간 동안 여러 선수들과 접촉했고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냈다. 롤드컵에서 4강 이상 가본 경험이 있는 '후니' 허승훈을 톱 라이너로, '피넛' 한왕호를 정글러로 영입하면서 5명의 주전 멤버 모두가 롤드컵에서 최하 4강 이상 입상해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진용을 구성했다. kt 롤스터가 중국파와 한국파를 섞어 슈퍼 팀을 만들었다면 SK텔레콤은 롤드컵 최적화팀을 구축한 셈이다.

SK텔레콤의 성적은 가히 환상적이다. 1라운드에서 4연승을 달리던 SK텔레콤은 아프리카 프릭스에게 0대2로 완패하면서 일격을 당했다. 7승1패로 승패가 같았던 kt와의 진검 승부를 펼친 SK텔레콤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며 단독 1위 자리를 되찾았고 2라운드 첫 경기였던 kt전에서 또 다시 이기면서 일찌감치 정규 시즌 1위를 예감했다.

1라운드에서 이어오던 4연승에 2라운드 초반부터 6연승을 붙인 SK텔레콤은 지난 3월25일 삼성 갤럭시에게 일격을 맞았지만 남아 있던 락스 타이거즈, MVP와의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16승2패로 스프링 스플릿을 마무리했다. SK텔레콤은 유일하게 1위를 차지한 적이 없던 스프링 정규 시즌에서 1위에 오르면서 모자람이 없는 커리어를 확보했다.

SK텔레콤 T1의 톱 라이너 '후니' 허승훈이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SK텔레콤 T1의 톱 라이너 '후니' 허승훈이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팀 퍼스트
SK텔레콤이 선수단을 구성했을 때 우려되는 부분은 영입된 선수들의 개성이 너무나도 강하다는 점이었다. 유럽과 북미에서 각각 1년씩 선수 생활을 했던 허승훈은 한국팀에서 공식적으로 활동한 기간이 거의 없었고 톡톡 튀는 개성을 갖고 있던 한왕호는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SK텔레콤에 적응할 수 있느냐가 염려됐다.

SK텔레콤은 허승훈의 포지셔닝부터 확실하게 탱커로 자리매김했다. 허승훈은 북미팀인 임모털스에서 활동했을 때 화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자 루시안을 톱 라이너 챔피언으로 쓸 정도로 공격적이다. 탱커로 팀의 맷집이 되기 보다는 화력 담당으로 직접 킬을 내면서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SK텔레콤은 허승훈에게 탱커를 맡겼다. 진에어 그린윙스, 콩두 몬스터와의 시즌 초반 경기에서 허승훈은 마오카이와 뽀삐를 골랐다. 콩두전 2세트에서 갱플랭크로 플레이하긴 했지만 대부분 탱커형 챔피언으로 플레이하도록 유도했다.

허승훈은 "공격적인 챔피언을 좋아하고 잘하지만 팀에서 원하는 챔피언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팀 컬러에 녹아들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SK텔레콤 T1의 정글러 '피넛' 한왕호가 활짝 웃고 있다.
SK텔레콤 T1의 정글러 '피넛' 한왕호가 활짝 웃고 있다.

한왕호 또한 팀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스프링 스플릿 초반 리 신이 연패를 당하고 있을 때 SK텔레콤은 한왕호에게 리 신을 주지 않았다. 카직스와 렝가 등 당시에 최고의 정글러라고 호평 받던 챔피언으로 플레이하도록 했다. 그러다가 리 신이 공식전 10연패를 당하고 있던 락스 타이거즈와의 2세트에서 한왕호에게 리 신을 쥐어줬고 연패를 끊어내면서 '리 신의 구세주'로 등극하도록 했다.

허승훈과 한왕호 등 팀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던 선수들에게 팀이 먼저라는 생각을 심어줬고 개인이 도드라지기 보다는 팀이 이겨야만 선수도 빛날 수 있다는 팀의 원칙을 전달해줬다.

교체 선수로 승률 100%를 기록한 '블랭크' 강선구.
교체 선수로 승률 100%를 기록한 '블랭크' 강선구.

◆모두가 에이스
16승2패라는 성적을 거두는 동안 SK텔레콤은 주전 5명에게만 의존하지 않았다. 영입된 허승훈과 한왕호의 포지션에 각각 '프로핏' 김준형과 '블랭크' 강선구를 배치하면서 언제든지 교체 출전할 수 있도록 플래툰 시스템을 갖췄다.

강선구는 이미 2016 시즌 SK텔레콤의 주전 정글러로 스프링 우승과 롤드컵 우승을 함께했다. 한왕호가 2017년 주전 자리를 차지하면서 강선구의 설 자리가 좁아진 것처럼 보였지만 강선구는 비밀 병기였다.

출전 기록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1라운드에서 4번 출전한 강선구는 콩두 몬스터와의 대결에서는 다 이긴 경기의 마무리를 하기 위해 출전했지만 롱주 게이밍과의 경기에서는 1세트를 빼앗긴 이후 분위기 전환을 위해 기용됐고 2, 3세트를 모두 가져오는 원동력이 됐다. kt 롤스터와의 1, 2라운드 연속 경기에서도 강선구는 세트 스코어 1대1에서 쓰이면서 두 세트 모두 승리하는데 기여했고 락스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도 1대1에서 출전,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그 결과 강선구는 6전 6승을 기록했고 이 가운데 팀이 불안한 상황에 출전한 것이 5번이라는 점은 확실한 승리를 담보하는 선수로 입지를 다졌다.

허승훈의 교체 멤버이지만 놀라운 승률을 보여준 '프로핏' 김준형.
허승훈의 교체 멤버이지만 놀라운 승률을 보여준 '프로핏' 김준형.

또 하나의 식스맨인 김준형도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1라운드에는 나오지 않았던 김준형은 허승훈이 불안한 시점에 출전해 엄청나게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는 이동 통신사 라이벌 kt와의 2라운드 3세트에서 시즌 첫 출전한 김준형은 럼블로 깔끔한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이후 점차 출전 기회를 늘렸고 2라운드에서 7승2패를 기록하면서 존재감을 뽐냈다.

로스터에 등재된 8명 가운데 '스카이' 김하늘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을 뿐 SK텔레콤을 모든 선수가 에이스이며 어떤 상황에 기용되더라도 제 몫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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