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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챔스 스프링 결산] '2위 돌풍' 삼성, '하루'마다 달라졌다

[롤챔스 스프링 결산] '2위 돌풍' 삼성, '하루'마다 달라졌다
'일일신우일신'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워진다'라는 듯을 가진 한자어다. 2017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시즌에 삼성 갤럭시에게는 딱 들어 맞는 말이다. 팀 성적 측면에서 지난 시즌에 비해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고 그 중심에는 정글러 '하루' 강민승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와 함께 한 성장세
삼성 갤럭시는 2017 시즌을 앞두고 인원 변화가 크지 않았다. 다른 팀들은 큰 돈을 들여 주전급 선수들을 영입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삼성은 내실을 기했다. 2016년 국내에서 열린 챔피언스에서는 결승조차 가지 못했지만 대표 선발전을 통해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진출한 삼성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준우승까지 올라가면서 소기의 성과를 이뤘다. 기존 선수들과 모두 재계약한 삼성은 CJ 엔투스 출신 정글러 '하루' 강민승을 영입한 것이 리빌딩의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강민승 효과는 롤드컵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의 예상을 깼다. CJ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강민승은 1라운드 초반부터 삼성의 승리를 보장하는 보증 수표가 됐다. 당초 블루 진영에서만 출전하려던 강민승은 '앰비션' 강찬용의 부진으로 인해 레드 진영에서도 출전하기 시작했고 1라운드에서 삼성의 승리를 지켜냈다. 1라운드에서 삼성이 6승3패를 거두는 과정에서 강민승이 두 세트 이상 출전해 모두 패한 경기는 kt 롤스터와의 대결밖에 없다.

삼성 갤럭시에 힘을 불어 넣은 '하루' 강민승.
삼성 갤럭시에 힘을 불어 넣은 '하루' 강민승.

강민승을 블루 진영에 주로 출전시키는 삼성의 전략도 훌륭했다. 이번 스프링에서 23승7패를 기록한 강민승은 블루 진영에서 13승3패, 레드 진영 성적은 10승4패를 기록했다. 렝가를 잘 다루는 강민승이었기에 챔피언 금지 과정에서 렝가가 풀릴 경우 우선적으로 가져가기 위해 블루 진영에 강민승을 배치했고 강민승의 블루 진영 렝가 성적은 무려 6승1패로 승률 86%나 된다. 렝가의 전체 승률이 55% 정도임을 감안했을 때 강민승은 31% 포인트나 높다.

최우범 감독은 "강민승은 테스트 과정부터 두각을 나타낸 선수였기에 잘할 것이라 생각했다"라면서 "스프링 스플릿에서 2위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라고 평가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팀워크
삼성 갤럭시는 2015년 전면 리빌딩을 단행한 이후 한 번도 정규 시즌에서 2위 이상 올라가본 적이 없다. 2015년에는 승강전을 치를 정도로 전력이 좋지 않았고 2016년 '앰비션' 강찬용이 합류한 스프링에서 세트 득실에서 뒤지면서 5강 안에 들지 못했다. 새로운 멤버로 포스트 시즌에 올라간 것도 '룰러' 박재혁을 영입하면서 원거리 딜러를 확충한 서머 시즌이 처음이었다.

2년 동안 서서히 리빌딩을 단행하면서 삼성은 상승세를 경험했다. 롤드컵 준우승이라는 의외의 성적을 내기도 했지만 국내 리그에서는 여전히 저평가를 받았던 삼성은 한 단계씩 올라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탄탄한 팀워크를 다졌다.

삼성 갤럭시의 하단 듀오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의 하단 듀오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우범 감독은 연습 경기나 공식 경기가 끝난 뒤 가지는 피드백 시간에 개인의 실수를 강조하지 않는다. 한 선수로 인해 팀이 패배한 것이 아니라 전체가 잘못했기에 팀이 진다고 평가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의 실수가 나타나면 다른 선수들이 커버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하면서 서로 돕고 보완하는 방향을 제시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한 명에 의해 좌우되는 경기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팀워크를 형성한다.

신뢰에 기반한 팀워크가 빛을 발한 시점이 2라운드였다. 1라운드에서 6승3패를 기록한 삼성은 2라운드에서는 8승1패를 달성했다. 1라운드 투톱을 형성한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를 모두 격파했고 아프리카 프릭스에게만 1패를 거뒀다. 자기 할 것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의 플레이까지 예상하고 한 발 더 움직이는 플레이 스타일이 팀 컬러로 자리 잡은 결과다.

◆정석을 익혀야 응용도 된다
삼성의 강점은 대세 챔피언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10밴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MVP처럼 다양한 챔피언을 활용하는 팀들도 있지만 삼성은 챔피언 폭을 최대한 좁히고 있다. 톱 라이너 '큐베' 이성진이 9개로 가장 많은 챔피언을 사용했고 '크라운' 이민호가 7개, '하루' 강민승이 6개, '룰러' 박재혁이 6개, '코어장전' 조용인이 8개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6~7개 안에서 플레이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플레이가 단조롭다고 하지만 코칭 스태프의 생각은 다르다. 대세로 자리잡은 챔피언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상황에서 여러 챔피언을 쓰다 보면 오히려 페이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는 사람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참신하지 못하다고 비판할 수도 있지만 챔피언 숙련도를 높여야 승률도 높아진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최우범 감독은 "우리 팀이 다양한 챔피언을 다루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는 챔피언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고 그 결과가 2위로 나타났다"라면서 "여러 카드가 많지만 정규 시즌에서 굳이 쓸 필요성을 찾지 못한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갤럭시의 '앰비션' 강찬용, '스티치' 이승주, '레이스' 권지민(왼쪽부터)
삼성 갤럭시의 '앰비션' 강찬용, '스티치' 이승주, '레이스' 권지민(왼쪽부터)

선수 기용에 있어서는 달랐다. '앰비션' 강찬용, '스티치' 이승주, '레이스' 권지민 등 다른 팀에서 주전으로 기용될 수 있는 기량을 보유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강민승과 플래툰을 펼쳤던 강찬용을 시즌 내내 고루 출전시켰고 이승주와 권지민에게는 1라운드 후반부터 2라운드 중반까지 집중 출전시키면서 경기 감각을 유지시켰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강찬용이 7승5패, 권지민이 5승2패, 이승주가 5승3패로 모두 5할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스프링 스플릿을 마무리했다.

최 감독은 "8명의 선수들에게 골고루 출전 기회를 주면서 최고의 조합을 찾으려 노력했고 포스트 시즌에서는 어떤 조합이 최고인지 보여줄 데이터를 쌓았다"고 평가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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