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주 게이밍은 2017 스프링 스플릿을 앞두고 대규모 영입에 나선 팀 중에 하나다. kt 롤스터나 SK텔레콤 T1 수준의 슈퍼 팀이라고 평가되지는 않았지만 한국 최고의 하단 듀오라 불리는 '프레이' 김종인과 '고릴라' 강범현 듀오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kt 롤스터의 미드 라이너였던 '플라이' 송용준까지 합류시키면서 아래쪽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3명을 영입한 롱주 게이밍은 톱 라이너와 정글러는 기존 멤버인 '엑스페션' 구본택, '크래시' 이동우에게 맡겼다.

'프릴라'라고 불리는 김종인과 강범현의 영입은 롱주 게이밍의 성적이 급반등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됐다. 완벽에 가까운 라인전 능력을 갖춘 두 선수는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때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까지 갖추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세가 아닌 애쉬나 케이틀린으로 라인전에 임하더라도 변수를 만들어내면서 판세를 흔드는 능력은 대단했다.

송용준은 다양한 챔피언으로 상대방을 흔드는 능력이 발군이다. 탈리야, 아우렐리온 솔, 에코, 질리언, 탈론 등 미드 라이너들이 핵심 챔패언으로 잘 쓰지 않는 챔피언을 깜짝 픽으로 들고 나오면서도 숙련도도 굉장히 높다.

바뀌지 않은 멤버 중 한 명인 톱 라이너 '엑스페션' 구본택은 팀에 안정감을 주는 선수다. 시즌 초반에는 신지드와 잭스 등 다양한 챔피언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경기를 노틸러스, 마오카이, 쉔 등 탄탄한 맷집을 자랑하는 챔피언을 가져가면서 선봉장 역할을 해냈다.

롱주 게이밍의 불안 요소는 정글러인 '크래시' 이동우다. 초반에 한 번 풀리면 엄청난 성장세를 보여주는 이동우는 꼬이기 시작하면 헤어나오지 못한다. 카직스로 7승2패를 기록하면서 공격적인 정글러를 잘하는 듯하면서도 정글러 챔피언 중 절대 강자인 렝가로는 4승4패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또 군중 제어기인 고치와와 회피기인 줄타기가 있어 운영에 최적화된 엘리스로도 2승3패로 성적이 좋지 않다.

이동우는 책임을 맡겼을 때에도 수행 능력이 떨어지는 한계를 보였다. 지난 2월14일 열린 SK텔레콤 T1과의 경기가 대표적인 예다. 1세트에서 올라프, 렝가, 에코, 진, 자이라 조합으로 승리한 롱주는 3세트에서 이동우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조합을 짰다. 질리언과 시비르, 카르마 등 이동 속도를 올려줄 수 있는 챔피언을 골랐고 이동우에게 렝가를 안기면서 '하드 캐리'를 요청했지만 이동우는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하면서 위축된 플레이로 일관, 대어 사냥에 실패했다.

영입을 통해 안정감이 있는 라이너들을 보유했지만 정글러 이동우의 경기력이 오락가락하면서 롱주 게이밍은 완벽한 체계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에서는 '빅3'라고 불리는 SK텔레콤, kt, 삼성에게만 패하면서 6승3패로 마무리한 점은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 하단 듀오 '프릴라' 김종인과 강범현, 미드 라이너 송용준의 영입이 성공적이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라운드 첫 경기인 MVP와의 대결에서 이동우가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는 점은 2라운드 내내 안고 가야할 숙제로 보인다. 1세트에서 이동우는 내셔 남작 스틸을 한 차례 성공했지만 무난히 가져갈 수 있던 두 번의 기회를 놓치면서 역전패의 원인이 됐고 2세트에서도 MVP의 군중 제어기를 거의 다 맞으면서 7데스나 기록하면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였다.

스플릿이 풀리그로 전환된 뒤 한 번도 포스트 시즌에 가지 못했던 롱주에게 이번 스프링은 절호의 기회다. 믿을 만한 라이너들을 보유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동우만 살아나 준다면 창단 이래 가장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