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롤챔스) 2017 스프링이 시작되기 전, bbq 올리버스를 약팀에 분류하는 분석이 많았다. 해외에서 활동하던 선수가 다수 복귀하며 롤챔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된 가운데 bbq는 특별한 선수 보강 없이 시즌을 맞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핵심 전력으로 꼽히던 원거리 딜러 '로컨' 이동욱이 중국에 진출하고, CJ 엔투스에서 백업 멤버로 활동하던 '고스트' 장용준을 영입해 약해졌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bbq는 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1라운드를 4승 5패, 6위로 마무리했다. 100%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지만 8위를 기록했던 롤챔스 2016 서머 1라운드를 생각하면 분명히 성장했다.

bbq의 1라운드 키워드는 성장이다. 일부 선수들만이 주목을 받았던 2016년과 달리 2017년엔 모든 선수들이 성장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톱 라이너 '크레이지' 김재희는 주장이라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함은 물론 '탱커 메타'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마오카이와 노틸러스를 주로 다룬 김재희는 효율적인 스킬 사용과 아군을 보호하는 위치 선정으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김재희는 롤챔스 2017 스프링 1라운드에서 톱 라이너 중 두 번째로 높은 4.29의 KDA를 기록했다. 킬 관여율 또한 63.6%로 톱 라이너 중 3위의 기록이었다. KDA 2.93을 기록했던 롤챔스 2016 스프링에 비해 상당한 존재감과 팀 기여도를 갖추게 된 셈이다.

1월 7세트에서 KDA 4.33을 기록했던 최현웅은 2월 들어 주춤했다. 장기였던 렉사이가 메타에서 밀리면서 적응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2라운드의 핵심도 적응력에 있다. 다만 1월 25일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경기에서 시즌 처음으로 리 신을 꺼내 1킬 0데스 11어시스트로 활약한만큼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롤챔스 2016 서머에서도 MVP 포인트 600점으로 팀 내 최고 순위를 기록한 강명구는 2017년에도 지대한 활약을 펼쳤다. 강명구는 1월 18일 MVP와의 경기 3세트에서 탈리야로 시즌 첫 펜타킬을 기록했다. 탈리야와 코르키 등 로밍에 특화된 챔피언을 주로 다룬 강명구는 71.2%의 킬 관여율을 기록하며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시즌에 앞서 가장 우려를 샀던 포지션은 바텀 듀오였다. '고스트' 장용준과 백업 멤버로 활동했던 '토토로' 은종섭이 어느 정도의 호흡과 경기력을 보여줄지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4.20의 KDA를 기록하고 있는 장용준은 킬 관여율 72.9%로 2위에 랭크돼 있다. 팀 내 가장 높은 KDA를 기록하고 있는 은종섭 또한 70.3%의 킬에 관여하고 있다. bbq의 끈끈한 팀플레이가 바텀 듀오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는 수치다.

특히 장용준은 2월 14세트 중 7세트에서 1데스 이하의 플레이를 펼치며 생존력을 자랑했다. 애쉬, 진, 바루스 등 대세 챔피언을 능숙하게 다루는 장용준은 3월 1일 삼성 갤럭시와의 경기 1세트에서 데뷔 첫 MVP 포인트를 획득하며 승승장구했다. 은종섭 또한 안정적인 서포팅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bbq는 선수 뿐만 아니라 팀 성장까지 이뤘다. 새로운 후원사를 유치하면서 안정감이 생긴 것이다. 최현웅 또한 "후원을 받은 뒤 커뮤니티 반응이 좋아져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심리적인 요인이 성장 동력이 된 것이다.

안정적인 팀플레이로 성장을 이룬 bbq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SK텔레콤 T1, kt 롤스터와의 경기에서 완패했으며 2연패로 1라운드를 마무리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엔 끝이 없고, 넘지 못할 산 또한 없다. 2라운드, 한층 더 숙성된 플레이가 필요하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