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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레이 파트너에서 적장으로…강도경-박정석 감독 대결 D-1

팀플레이 파트너에서 적장으로…강도경-박정석 감독 대결 D-1
한솥밥을 먹던 동료에서 군대 선후배로, 코치와 선수로, 그리고 이제는 지도자로…. 스타크래프트에서 한 획을 그었던 강도경과 박정석이 리그 오브 레전드(LoL) 감독으로서 첫 대결을 앞두고 있다.

박정석 감독이 이끄는 CJ 엔투스와 강도경 감독이 이끄는 배틀코믹스가 1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챌린저스 코리아 2017 스프링 1라운드 5주차 경기에서 맞붙는다. 리그 선두와 최하위 팀의 만남이지만 두 감독의 남다른 인연으로 인해 주목을 받고 있는 특별한 대결.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출신인 두 감독은 2001년 창단된 한빛 스타즈 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며 프로리그에서 이름을 날렸다. 2대2 팀플레이 파트너였던 둘은 당시 최강의 조합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했고, 15승 3패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프로게이머로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둘은 2003년 한 게임의 홍보모델로 나서면서 상반신을 노출한 화보를 찍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정석이 2003년 kt 롤스터(당시 KTF 매직엔스)로 이적한 후 잠시 떨어졌던 둘이었지만 이후에도 인연은 계속 됐다. 시기가 겹치지는 않았지만 공군 에이스의 선후배로 활동을 하면서 프로게이머 경력을 이어갔고, 강도경이 전역한 후 kt에 코치로 선임되고 박정석이 전역해 kt로 복귀하면서 둘은 코치와 선수로 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2012년 은퇴를 선언했던 박정석은 몇 달 뒤 나진 e엠파이어 LoL 팀 사령탑을 맡으면서 감독 칭호를 먼저 달았고, 강도경은 2014년 kt 롤스터 스타크래프트2 감독으로 승격했다.

팀플레이 파트너에서 적장으로…강도경-박정석 감독 대결 D-1

프로게이머로 남다른 활약을 펼쳤던 둘은 지도자로서도 뛰어난 능력을 증명했다. 박정석 감독은 2012-13 시즌 롤챔스 윈터에서 나진 소드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나진의 이름을 올려놓았다. 강도경 감독 역시 감독으로 승격한 2014년에 kt 롤스터의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2016년에도 통합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두 감독은 쓴 맛도 함께 봤다. CJ 엔투스로 이적한 박정석 감독은 2017 시즌을 앞두고 팀의 강등을 끝내 막지 못하면서 챌린저스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강도경 감독은 2016 시즌을 끝으로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가 폐지되면서 팀이 해체되며 무적 신세가 됐다. 이후 신생팀 배틀코믹스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감독으로서 제 2의 출발을 하게 됐다.

16년간 대한민국 e스포츠의 중심에서 많은 것을 함께 해온 두 사람. 역사적인 첫 대결을 앞둔 시점에서 두 감독의 소감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박정석 감독은 "강도경 감독은 처음 프로게이머로 데뷔할 때부터 함께 했던 친한 형이자 선배이다. 지도자로서의 대결은 처음인데 방심하면 안 될 것 같고, 잘해서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최근 배틀코믹스가 성적이 좋지 않은데 미안하지만 우리가 이긴 뒤부터 승승장구했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강도경 감독은 "LoL로 넘어오면서 정석이한테 굉장히 많은 조언을 들었고, 많이 배우고 있다. CJ를 두고 '챌린저스의 SKT'라고 농담할 정도로 워낙 잘하고 있고, 실력으로도 월등히 앞선다. 첫 승을 따기 위해 깜짝 전략도 생각하고 있다. 강적을 만나 아쉽지만 박정석 감독에게 첫 승을 따내면 더 기쁠 것이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빛 스타즈 시절 둘을 지도했던 한국e스포츠협회의 이재균 경기운영팀장은 "살다보니 둘이 감독 대결하는 걸 보는 날도 온다. 승패 여부를 떠나 개인적으로 재밌게 볼 생각"이라면서 "두 팀의 성적은 극과 극이다. CJ는 승강전을 바라보고 하기 때문에 친하다고 해서 봐주는 것 없이 승부에 임했으면 좋겠고, 배틀코믹스도 배우는 입장으로 임하길 바란다.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끝나고 둘이 무슨 얘기를 나눌지도 궁금하다"고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팀플레이 파트너에서 적장으로…강도경-박정석 감독 대결 D-1

기대를 모으는 경기지만 CJ의 일방적인 승리가 될 공산이 크다. CJ는 롤챔스에서 주전으로 뛰던 선수가 셋이나 있고, 박정석 감독은 LoL에서만 5년째 활동 중이다. CJ는 현재 4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반면, 강도경 감독은 LoL 팀을 맡은 지 채 두 달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배틀코믹스는 이번 시즌 챌린저스 무대를 처음 밟은 신생팀으로 4연패를 기록하면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첫 승리가 간절한 강도경 감독은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그간 선수 충원에도 힘썼고, 최근 정글러를 새로 영입하기도 했다. 회사도 지원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의 손발만 맞으면 성적을 내는 것은 시간 문제라 본다. 하위권 탈출을 위한 여건이 갖춰졌으니 조금만 더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석 감독은 연승 기록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박 감독은 "혹시나 지더라도 선수들이 진 경기로 인해 자극을 받고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연승이 깨지는 것은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승강전을 대비하고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올라가야한다고 본다. 연승에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두 감독의 많은 이야기가 함축된 CJ와 배틀코믹스의 대결. CJ가 배틀코믹스를 꺾고 선두를 굳힐지, 배틀코믹스가 파란을 일으켜 강도경 감독이 첫 승리의 기쁨을 맛볼지, 17일 열리는 두 팀의 경기에 많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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