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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대중을 향해 게임 전도사가 된 '게임쇼 유희낙락'

[기획] 대중을 향해 게임 전도사가 된 '게임쇼 유희낙락'
◆공중파서 4년 9개월 만에 부활한 게임쇼
2016년 12월 20일, SBS에서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예능 프로그램 '게임쇼 유희낙락'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공중파에서 게임방송이 편성된 것은 4년 9개월 만의 일이다.

SBS는 지난 2001년부터 2012년 3월까지 '게임쇼 즐거운 세상'을 방영한 바 있다. 500회까지 진행된 장수 프로그램이었지만 폐지를 면치 못하면서 많은 게임 팬들의 아쉬움을 사기도 했었다. 때문에 새롭게 등장한 유희낙락은 게임 팬들에게 있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즐거운 세상이 뉴스 형식에 가까운 정보 프로그램이었다면 유희낙락은 콩트를 위주로 정보를 전달하고 다양한 게임을 소개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도 열혈 게임 팬으로 알려진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아이오아이 김소혜, 개그맨 이진호와 프로게이머 출신 방송인 홍진호 등 친근한 인물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배성재 아나운서와 장예원 아나운서까지 더해 진지함도 놓치지 않았다.

게임전문 방송을 맡게 된 홍진호는 "몇 년 만에 다시 나온 게임쇼라 걱정이 있었는데 첫 방송이 나간 뒤 모니터링을 하며 평을 보니 생각보다 괜찮더라. 사람들이 공중파에서 게임이란 것에 대해 얘기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예전에 비해 괜찮아진 것 같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유희낙락 출연 소감을 전했다.

유희낙락의 김태형 PD는 "게임과 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게임 문화가 대세가 됐고, 그 와중에 공중파가 이 분야에서 뭔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며 "기획 단계부터 조심스러웠다. 사회적으로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굳이 우리가 해야하나하는 우려도 있었다. 어찌됐든 게임은 적극적인 문화 콘텐츠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우려를 불식시키고 멘트나 게임 선정도 디테일하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온 국민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프로그램 론칭 소감을 전했다.

유쾌한 콩트로 쉽게 풀어나가는 게임 이야기.(사진=유희낙락 방송 캡처)
유쾌한 콩트로 쉽게 풀어나가는 게임 이야기.(사진=유희낙락 방송 캡처)

◆첫 목표는 대중에게 쉽게 녹아들기
유희낙락은 금요일 자정이 넘은 늦은 밤에 방송된다. 주말을 앞두고 진지함보다는 재미를 추구하는 시청자가 많은 시간대이다. 그렇다보니 프로그램 속 코너인 '희철이네 겜단'을 비롯해 다양한 코너에 게임 전문가보다는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김태형 PD는 이에 대해 "게임 콘텐츠에 가볍게 다가가기 위해 의도한 것이다. 게임 매니아들이나 업계 사람들에겐 너무 쉬운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 처음엔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청자가 다양한 공중파 채널에서 전문적인 것을 하긴 어렵다. 전문성이 필요한 사람들은 케이블 채널을 찾아본다. 우리는 초심자들도 게임에 쉽게 입문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유저들의 저변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대부분 코너를 콩트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도 게임을 잘 모르는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함이었다.

유희낙락의 메인 코너라 볼 수 있는 '희철이네 겜단'에서는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돌들이 출연해 게임단으로서 성장해나가는 휴먼 스토리를 그려내려 하고 있다. 이 코너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의 대표적인 프로게이머들과 대결을 펼치는 것이라고.

김태형 PD는 "'지금 입덕합니다'와 '소다랭킹'이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면, '희철이네 겜단'은 매니아적인 코너로 살리려 노력 중이다. 지금은 다양한 게임을 접하고 있지만 나중엔 한두 가지 종목을 정해서 대결을 시도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부 연예인들은 축구와 야구 등 다양한 종목에서 구단 활동을 하면서 친목을 다지고 사회봉사나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을 즐기는 연예인들도 많지만 연예인 축구단이나 야구단처럼 단체 활동을 펼치는 게임단은 없는 상황. 연예인 게임단도 기존의 스포츠처럼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김태형 PD는 "그렇다"고 답하면서 "연예인 게임단도 크게 발전할 수 있다. 유희낙락이 그 중심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

메인 코너인 희철이네 겜단.(사진=유희낙락 방송 캡처)
메인 코너인 희철이네 겜단.(사진=유희낙락 방송 캡처)

◆공중파서 e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을까
게임전문 방송이 공중파 재진출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공중파에서 e스포츠 경기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국의 ESPN과 야후, 독일의 키커 등 해외 유력 매체들이 e스포츠에 뛰어들었지만 'e스포츠 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에서는 OGN과 스포티비 게임즈 두 케이블 채널을 제외하면 TV에서 e스포츠 콘텐츠를 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SK텔레콤 T1이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을 제패했을 때도 관련 소식이 방송사 한두 곳에서 단신으로 처리될까 말까한 수준이기 때문에 당분간 공중파에서 e스포츠 경기 중계가 이뤄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김태형 PD는 향후 2~3년 내에 충분히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PD는 "나는 예능 PD이기 때문에 뉴스 장르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포털 사이트에서도 e스포츠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공중파에서도 곧 e스포츠를 다루지 않을까 싶다. 2년 정도 내에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다. e스포츠가 프로야구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런 의미에서 유희낙락은 e스포츠 경기 중계의 공중파 입성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감으로써 게임과 e스포츠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고,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은 뒤 본격적인 저변 확대를 노리고 있는 것. 김태형 PD 역시 "유희낙락은 e스포츠 중계의 프롤로그를 장식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년 9개월 만에 당차게 부활한 게임쇼 유희낙락. 대한민국을 진정한 e스포츠 종주국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윤활유 역할을 기대해본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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