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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10밴 시대' 라이엇 역할 더 커졌다

[기자석] '10밴 시대' 라이엇 역할 더 커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를 개발, 서비스하는 라이엇게임즈가 조만간 시작되는 2017년 리그 오브 레전드 스프링 시즌에 금지 챔피언을 10개로 늘린다고 밝혔다. 기존에 6개였던 챔피언 밴 폭을 10개로 늘리는 이 정책은 지역을 불문하고 프로와 세미 프로들이 참가하는 모든 경기에 적용된다.

라이엇게임즈가 10밴 정책을 꺼내든 이유는 챔피언 숫자가 대폭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1월9일 기준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챔피언 숫자는 134개으로 상당히 많지만 경기에서 쓰이는 챔피언은 기존 방식을 따랐을 때 6개의 금지 챔피언과 10개의 선택 챔피언 등 16개에 불과하다. 라이엇게임즈 입장에서는 해마다 5~10개의 신규 챔피언을 개발해내지만 공식전에서 사용되는 챔피언 숫자가 한정되어 있기에 금지 챔피언 숫자를 늘려서라도 공식전에서 사용되는 챔피언 폭을 늘리고 싶을 것이다.

금지 챔피언이 4개 늘어난다고 해서 챔피언이 더 많이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10밴 정책은 프로게임단 간의 대결 판도에 큰 변화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 예견되는 변화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챔피언이 공식전에서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2017 시즌을 앞두고 암살자 챔피언을 대거 업데이트했지만 IEM 경기 대회에서는 이들을 보기 어려웠다. 월드 챔피언십 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던 챔피언들이 대부분 나왔고 상대하기 까다로운 르블랑과 같은 암살자 챔피언은 거의 모든 세트에서 금지됐다.

라이엇게임즈가 공개한 10밴 적용시 챔피언 밴픽 설명도.
라이엇게임즈가 공개한 10밴 적용시 챔피언 밴픽 설명도.

일각에서는 이번 10밴 정책 도입을 통해 아이번이나 일라오이 등 신규 챔피언들이 사용되거나 티모, 요릭, 제라스 등 공식전에서 등장하지 않았던 챔피언들이 깜짝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많은 챔피언을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아는 선수들이 돋보일 것이라는 것도 또 하나의 변화 요소다. 경력이 오래된 선수들은 각 시기마다 대세라고 불렸던 챔피언들을 써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점을 갖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밴 정책으로 인해 가장 애를 먹는 쪽은 팀들이다. 라이엇게임즈가 각 팀들에게는 사전에 공지하긴 했지만 어떤 양상으로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2017 시즌을 앞두고 대부분의 팀들이 멤버 교체를 단행하면서 선수 개개인에 대한 변화의 폭이 큰 상황에서 시스템적인 변화까지 이뤄지면서 시즌 초반은 아수라장이 될 가능성도 높다.

라이엇게임즈도 10밴 정책을 도입했다고 해서 공식 대회의 경기 양상이 확실히 바뀔 것이라고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게임단이나 선수들이 앞에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이유는 새로운 양상에 금세 적응하기 때문이다. 대격변이라 불리는 엄청난 패치가 이뤄지더라도 대세 챔피언을 찾아내는 것이 지금까지의 양상이었다. 10밴 정책도 효력을 발휘하기 전에 고착화될 가능성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10밴 정책이 라이엇게임즈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 최근 양상을 보면 정글러나 원거리 딜러 포지션에서 쓸 수 있는 챔피언이 적다는 느낌을 받는다. 정글러는 리 신, 렉사이, 엘리스, 올라프, 카직스, 렝가 등으로 고정되어 있고 원거리 딜러는 애쉬, 진, 이즈리얼, 케이틀린, 트위치 등이 주류를 이룬다.

만약 10밴이 진행됐을 때 양 팀에서 정글러로 쓸 수 있는 챔피언을 모두 금지시키거나 원거리 딜러로 쓸 챔피언을 모두 밴한다면 묘한 양상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챔피언이 134개나 되는 상황에서 프로들이 쓰지 않거나 자주 택하는 이유는 전체적인 밸런스나 원하는 양상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10밴이 이뤄진다면 라이엇게임즈가 각 챔피언들에 대한 밸런스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고인'이 되어 버린 챔피언들에 대한 리메이크 작업이 계속 이뤄져야 할 것이며 출시되는 챔피언들의 능력치를 과도하게 버프시키는 작업은 리그의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요소가 될 수도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3번이 우승한 SK텔레콤 T1의 최병훈 감독은 "밴 카드가 10개나 늘어난 것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라이엇게임즈가 어떻게 챔피언을 패치하느냐가 승부에 직접적인 연관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밴 카드가 늘어나다고 해서 챔피언들을 대가 강화시키거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대거 하향시킨다면 진정한 대격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라이엇게임즈는 "금지 챔피언을 10개로 늘리면서 다양성 및 전략적인 플레이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챔피언 폭이 넓어지고 '소환사의협곡'에서 더 많은 챔피언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긍정적인 예상을 내놓았다.

시청자나 팬들에게 몰입감과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라이엇게임즈의 철두철미한 밸런스 조정 능력, 끊임 없는 관심과 민심을 듣는 피드백 자세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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