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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청출어람

[기자석] 청출어람
제자가 스승을 뛰어 넘는다는 의미로 쓰이는 ‘청출어람’.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청출어람은 자주 등장하는 단어다. 하지만 진짜 ‘청출어람’을 보여주는 경우는 많지 않다. 제자가 스승을 뛰어 넘기에는 제약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청출어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제자와 스승의 맞대결이 성사돼야 한다. 그러나 스포츠는 나이가 정말 중요한 요소다. 제자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스승이 현역을 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청출어람을 보여주고 싶어도 스승이 현역에 남아 있어야 가능한 일이기에 스포츠 분야에서 ‘청출어람’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제자의 실력보다도 스승의 실력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지난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EA 피파온라인3 챔피언스컵 윈터 결승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A팀과 대한민국 대표 B팀이 결승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대한민국 대표간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다소 싱거울 수 있었지만 두 팀은 물러서지 않는 치열한 접전을 펼치며 어떤 경기보다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알파벳 숫자에서 느낄 수 있듯 승부는 대한민국 대표 A팀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최고의 선수인 김정민이 속한 A팀은 첫번째 주자로 김승섭이 나서 패하며 위기에 몰렸지만 김정민이 두번째 주자로 출전해 2킬을 기록하면서 우승을 목전에 뒀다.

게다가 B팀의 마지막 주자는 강성훈. 한국에서 열린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0대3으로 김정민에게 완패를 당하며 실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었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성훈이 김정민을 넘지 못할 것이라 내다봤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 관계다. 피파부터 시작해 피파온라인3를 거치며 최고의 선수로 성장한 김정민이 스승이었고 그를 바라보며 프로게이머 꿈을 키웠던 강성훈은 제자였다. 두 사람은 같은 회사를 다닐 정도로 각별했고 강성훈은 항상 김정민과 게임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강성훈은 매번 4강, 결승 등 꾸준한 실력을 보여줬지만 유독 큰 경기에서는 항상 고개를 떨궈야 했다. 특히 고비 때마다 김정민에게 패하면서 제자가 스승을 이기는 것은 무척 어렵다는 것을 실감해야 했다.

그러나 국제대회 그것도 큰 상금이 걸린 결승 무대에서 강성훈은 그토록 바라던 청출어람을 이뤄냈다. 강성훈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으로 김정민을 꺾으며 생애 첫 우승컵을 손에 쥐었다. 또한 대회 베스트 플레이어상까지 수상하며 전성기 시작을 알렸다.

청출어람을 이뤄낸 강성훈. 하지만 김정민 역시 박수 받아 마땅하다. 스승이 제자가 자신을 뛰어 넘기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김정민은 명실상부 피파온라인3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하고 있다.

아직 강성훈이 김정민을 완벽하게 뛰어 넘은 것은 아니다. 다만 강성훈이 우승 소감에서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김)정민이형을 이겼다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고 밝힌 만큼 뛰어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벽을 뛰어 넘을 시도를 했다는 사실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김정민 역시 최고의 스승임이 증명됐다. 스포츠에서 스승의 실력이 모자라 하기 힘들다는 ‘청출어람’을 성공했으니 말이다. 잠시 우승컵을 빼앗기긴 했지만 김정민은 여전히 우승후보 1순위이기 때문이다.

스승과 제자. 피파온라인3에서 펼쳐질 김정민과 강성훈의 이야기에 기대가 모아진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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