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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롱주 함장식 코치 "한국인 코치의 해외 진출, 뛰어난 리더십이 이유"

롱주 게이밍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러스트보이' 함장식
롱주 게이밍에서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러스트보이' 함장식
롱주 게이밍의 '러스트보이' 함장식 코치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CJ 엔투스 블레이즈 소속으로 오랜 기간 선수로 활동하던 함장식 코치는 북미 솔로미드(이하 TSM)의 서포터로 해외에 진출했다. 이후 함장식 코치는 2014년 7월부터 1년여 간 선수로 활약했고, 2015년 10월 TSM의 전략 코치로 탈바꿈했다.

이후 2015년 12월 한국으로 복귀한 함장식 코치는 인크레더블 미라클과 롱주에서 코치로 뛰고 있다. 국내외에서 선수와 코치를 모두 경험한 인물은 결코 흔치 않다. 한국인 코칭 스태프의 해외 진출을 기획으로 삼았을 때 함장식 코치가 가장 먼저 떠오른 것도 그간 쌓아온 '경험치' 때문. 국내외 LoL 구단과 코치, 선수에 대한 현장 감각과 지식이 더없이 풍부하리란 예상이었다.

실제로 함장식 코치에게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함장식 코치는 한국인 코칭 스태프의 뛰어난 리더십이 해외팀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활동한만큼 선수들의 신뢰가 높다는 의미였다.

함장식 코치는 게임 내의 운영과 지식 면에서도 한국인 코칭 스태프가 더 자세하고, 세밀하게 짚는다고 덧붙였다. 오랜 기간 솔로랭크와 스크림으로 쌓아온 정보와 자료 또한 최근 자세를 달리한 해외팀에게 달콤한 꿀이라고.

함장식 코치를 통해 2016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 신화를 이룬 클라우드 나인의 복한규 감독, 아이 메이의 손대영 감독, 에드워드 게이밍의 정민성 코치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국내외 코칭 스태프 시스템 비교와 한국인 코치들의 진출 러시에 대한 전망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한국인 코치만의 강점은 무엇이고, 현지에서 느끼는 평가는 어떨까. 경험으로 체득한 함장식 코치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기획] 롱주 함장식 코치 "한국인 코치의 해외 진출, 뛰어난 리더십이 이유"

국내외 LoL 시장에 대해 잘 알고 계실 듯 하다. 최근 한국인 코치의 해외 진출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진출한 코칭 스태프분들의 능력이 모두 출중하시다는 게 가장 큰 이유죠. 그리고 한국하면 '롤 최강 국가'라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그러다보니 선수들이 '한국인은 롤을 잘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코칭하기가 편해요. 그래서 해외에 진출한 코칭 스태프분들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인 코치는 아무라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을텐데 그 리스크를 감수할 정도로 강점이 있나.
언어적인 문제점이 있지만 결국 게임 내에서 사용하는 말들은 비슷하잖아요. 게임 용어와 '이 것 해라, 저것 해라' 정도죠. 상부에 보고하거나 공개적인 인터뷰를 할 땐 다르지만 팀 안에서의 생활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그런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해외팀이 얻고자 하는 한국인 코칭스태프의 능력은 리더십이죠. 한국인 코칭스태프는 '패시브'처럼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오거든요. 아이 메이가 좋은 예시일 것 같아요. 팀의 긴장감이 부족하거나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능력이 필요한 신생팀들이 한국인 코치를 선호하죠.

중국 에드워드 게이밍이나 북미 클라우드 나인 같은 명문 팀은 어떤 이유로 한국인 코치를 영입하는 건가.
에드워드 게이밍은 정글러 'Clearlove' 밍 카이부터 시작해 중국에서 유명한 선수들이 다수 소속돼있죠. 신인 선수들은 코칭 스태프가 누구던지 존경심을 표하고 말하는 대로 잘 따라와요. 그런데 베테랑 선수들은 자기가 인정하지 않는 코치들을 잘 안 따르는 경향이 있죠. 정민성 코치는 커리어와 지식을 갖췄기 때문에 EDG에선 좋은 선택을 했다고 생각해요.

한국인 코치만의 개성과 특징이 있을까.
게임 안팎으로 특징이 있어요. 게임 밖으로는 한국 e스포츠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관습같은 것인데 선수들의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것이죠. 외국 코치들은 선수들에게 긴장감을 준다는 부분에선 부족하거든요. 게임 내적으로는 수준 높은 솔로 랭크와 스크림에서 축적된 지식과 정보를 꼽을 수 있어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팀의 연습량이 해외팀보다 월등히 많았거든요. 그 4년 동안 쌓은 양질의 지식이 한국 코칭 스태프들의 강점인거죠.
[기획] 롱주 함장식 코치 "한국인 코치의 해외 진출, 뛰어난 리더십이 이유"
TSM에서 선수로 활동할 때 최윤섭 코치가 같은 팀에 있었는데 한국인이라는 공통점에서 나오는 시너지 효과가 있나.
조금 더 적응을 빠르게 했다는 것을 빼고 큰 시너지 효과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팀마다 다를 거예요. TSM은 선수단이 모여있을 때 자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됐거든요. 그런데 각자의 언어를 사용하는 팀도 있더라고요. 그렇게 분위기가 형성된 팀에서는 언어권 사람들끼리 편하게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코치직을 TSM에서 시작했다. 애로사항은 없었나.
TSM에 선수로 입단했을 때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어요. 제가 입단한 당시에 선수들의 게임 지식이 많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피지컬은 좋은데 지식이 떨어지다보니 게임이 안 풀렸죠. 저같은 경우엔 CJ 블레이즈 시절부터 게임 지식을 쌓는 것에 열중한 스타일이었어요.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2-3주 적응 기간을 거치고 아는 지식들을 알려주기 시작했죠. 그 때부터 선수들이 저를 잘 따랐어요. 그러니 코치직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죠.

해외팀이 전반적으로 게임 지식이 부족하다고 언급했는데 정확히 어떤 부분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운영이고, 패턴이예요. 수능을 보면 많이 나오는 유형들이 있잖아요. 매번 비슷한 유형으로 나오니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풀 수 있죠. 게임 내에도 그런 유형이 있어요. 그런데 프로게이머들이 잘 생각을 못 하거든요. 게임 내에서 체득한 유형들이 쌓이면 그제야 베테랑이 되는거죠.

유형 부분에 있어선 한국이 절대적으로 우세해요. 유형을 알아가는 데 솔로 랭크와 스크림이 큰 역할을 하거든요. 어디까지나 제 의견인데 2014년까지 한국팀은 스크림을 빨리 끝냈어요. 일정 시간까지만 진행하고 경기가 기울었다고 판단되면 항복했죠. 그런데 북미팀은 끝까지 진행했거든요. 스크림 형태가 이렇다보니 한국 팀들이 더 빠르게 많은 게임 유형을 수집한 것이죠. 4년 동안 수집한 패턴의 절대적인 양이 많을 수 밖에 없어요. 미국이나 유럽은 솔로랭크나 스크림의 양이 적어서 수집이 힘들었을 거예요.

현지 리그에서 한국 코칭스태프들의 평가는 어떤가.
솔로미드에서 선수로 활동할 때 코칭 스태프의 토론 자리에 참관한 적이 있어요. 같은 게임을 두고 의견을 교환했는데 해외 전략 코치들은 팀의 시너지와 추상적인 것들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당시 코치였던 '로코도코' 최윤섭 감독은 게임 내적인 부분을 직접적이고 세세하게 잡아요. 한국인 코칭 스태프들이 게임 내적인 부분을 더 정확하게 잡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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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을 보고 있나. 클라우드 나인의 복한규 감독이나 아이 메이의 손대영 감독, EDG의 정민성 코치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어떤 이유일 것 같나.
한 팀 한 팀 설명해 드릴게요. 아이 메이는 EDG의 2군 팀이었고,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고 들었어요. LoL은 팀 게임이다 보니 동료들끼리 한 마음이 되어야 해요. 어수선한 분위기에선 성적이 나올 수가 없죠. 혼란한 와중에 아이 메이에는 5명을 한 데로 묶을 수 있을만한 카리스마가 있는 사람이 필요했고, 그 역할을 수행한 게 손대영 감독님이죠. 아이 메이의 게임 내적인 수준도 높아졌지만 선수들을 하나로 묶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공이예요.

C9 선수들은 모두 피지컬이 좋아요. 북미에서 최고로 꼽히는 TSM보다 좋은 피지컬을 갖고 있는 선수도 있고요. 그런데 선수들의 자존심이 좀 강해요. 제가 복한규 감독님과 친분이 있어서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 같아요. 복한규 감독도 자존심이 센 편이거든요. 그렇다보니 자존심이 강한 선수들을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알고 계시죠. C9도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를 잘 찾았다고 생각해요.

정민성 코치는 재밌고 온화한 성격을 갖고 있어요. EDG의 성장엔 정민성 코치의 성격이 한 몫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평소에 생각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예요. 혼자서 골똘하게 생각하고, 괜찮은 것 같으면 주변에 알려주죠. EDG에 있는 선수들은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 보단 연습량을 더 중요시해요. 그러니 옆에서 생각한 바를 일러주는 정민성 코치의 역할이 좋게 작용한 것이죠. 그리고 EDG의 게임 스타일 상 바텀과 정글이 중심인데 '데프트' 김혁규가 게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민성 코치가 정신적인 지주가 되어준 것 같아요.
[기획] 롱주 함장식 코치 "한국인 코치의 해외 진출, 뛰어난 리더십이 이유"
선수가 아닌 코칭 스태프를 영입하는 것이 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코칭 스태프가 팀에 주는 영향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는 팀의 색깔을 완전히 바꾸는 유형이고, 두 번째는 개성이 강한 선수들이 팀에 잘 녹아들도록 도와주는 방식이죠. 해외팀들은 팀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한국인 코칭 스태프를 많이 선호해요. 한국팀에서 오랫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코칭스태프들은 선수들을 잘 살리기도 하고요.

해외팀이 답습하고자 하는 한국 리그나 팀의 강점을 꼽자면.
한국 팀들은 운영이 깔끔해요. 라인전 단계에서 피지컬이 부족하던지 실수를 해서 손해를 보더라도 운영으로 극복하죠. 대규모 교전도 잘 하고요. 아무래도 대규모 교전은 커뮤니케이션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데 굉장히 좋은 편이죠.

앞으로도 한국 코치진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질까.
지금까지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새 코칭 스태프를 데려가려고 하진 않을 것 같아요. 리그가 어느정도 상향평준화되서 충분히 자국인을 써도 될 상황이 왔거든요. 하지만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코치진들에 대해서는 높은 평가가 이루어질 것 같아요. 손대영 감독이나 복한규 감독, 정민성 코치의 사례를 보면 그렇죠.

한국 리그를 최고로 만들었던 시간과 노력은 코칭 스태프의 능력도 그대로 끌어올렸다. 해외로 뻗어나가 한국의 이름을 드높이고 있는 코칭 스태프들. 앞으로의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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