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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만에 막 내린 프로리그, 희로애락의 역사

2003년 막을 올린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가 14년만에 막을 내린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18일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로 진행된 프로리그가 참가팀 부족으로 인해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초대 우승팀 동양 오리온.
초대 우승팀 동양 오리온.

프로리그는 2003년 KTF EVER 컵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렸다. 동양 오리온, KTF 매직엔스, 한빛 스타즈, GO, 플러스, AMD 드림팀, 삼성전자 칸, KOR 등 8개 팀이 참가했고 정규 시즌 1위는 9승3패를 기록한 한빛 스타즈가 차지했다. 포스트 시즌 우승은 SK텔레콤 T1의 전신인 동양 오리온이 한빛 스타즈를 4대1로 제압하고 초대 우승팀으로 기록됐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으로 진행되된 프로리그는 2004년 부산 광안리에서 전기리그 결승전이 진행되면서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 한빛 스타즈와 SK텔레콤 T1의 결승전을 보기 위해 10만 명의 팬들이 모이면서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05년 초 MBC게임이 운영하던 팀리그와 온게임넷이 운영하는 프로리그가 통합하면서 단일 팀 단위 리그로 입지를 다진 프로리그는 2005년 여름에도 부산 광안리에서 1라운드 결승전을 열었고 2004년의 기록을 뛰어 넘는 인파를 모으면서 스타리그, MSL 등 개인리그와는 다른 매력을 갖고 있는 리그로 입지를 다졌다.

광안리 결승전 전경.
광안리 결승전 전경.

프로리그는 기업팀 창단의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개인전이라고 여겨졌던 스타크래프트 리그에 개인전과 팀플레이를 섞어 운영되면서 인식을 바꿨고 팀 개념을 정착시켰다. 단순히 개인 후원이 아니라 팀을 운영했을 때 기업의 홍보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국내 유수 기업들은 프로게임단을 연달아 창단하면서 1020 세대와의 소통 수단으로 삼았다.

초기 멤버인 kt, 삼성 등 대기업이 게임단을 운영하고 있었고 SK텔레콤, CJ, 화승, 동양, 웅진, STX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프로게임단을 만들었고 게임 방송사인 OGN, MBC게임도 창단했다. 이후 IEG 등 향후 e스포츠를 통한 사업을 염두에 둔 사업자들도 프로리그에 참가했다. 후원사들의 반응도 좋았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 휴대폰 브랜드인 스카이가 후원에 나섰고 2007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신한은행과 50억 원에 달하는 후원을 체결하면서 안정적으로 대회를 운영했다.

프로리그는 두 가지 파고를 맞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 핵심 선수들이 승부 조작을 벌인 사건에 큰 타격을 입었다. 검찰이 해당 선수들과 브로커 등을 조사했고 혐의가 밝혀지면서 일부 프로게임단들이 해체하며 참가 팀이 줄어들었다. 또 스타2가 출시되면서 개발사인 블리자드와 지적재산권 분쟁이 일어났고 팬들의 이탈을 경험해야 했다.

프로리그 첫 우승과 함께 해체한 STX 소울.
프로리그 첫 우승과 함께 해체한 STX 소울.

10-11 시즌까지 스타1만으로 프로리그를 진행하던 협회는 소속 선수들이 스타2로 유연하게 넘어갈 수 있도록 스타1과 스타2를 병행하며 대회를 운영했고 2012년 12월 막을 올린 SK플래닛 프로리그 12-13 시즌부터 스타2로 대회를 진행했다. 국내 팀뿐만 아니라 외국 팀에게도 문호를 개방했고 그 결실로 이블 지니어스와 리퀴드의 연합팀인 EG-TL이 참가하기도 했다.

스타2로 전향하기는 했지만 프로리그는 계속 위축되어 갔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인기에 밀려 스타2의 인기가 줄어들었고 웅진, STX 등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던 기업들도 경영난을 경험하면서 프로리그에 참가하는 팀들도 줄어들었다.

프로리그 최후의 우승 팀 진에어 그린윙스.
프로리그 최후의 우승 팀 진에어 그린윙스.

MVP와 프라임, 스타테일 등 GSTL에서 활동하던 팀들을 받아들이면서 대회를 유지했지만 2015 시즌이 끝난 뒤 프라임의 감독과 선수들이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고 같은 해 이영호, 정윤종, 정명훈, 원이삭 등 인기 선수들이 은퇴하면서 프로리그는 2016 시즌을 끝으로 14년만에 막을 내렸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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