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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2인자의 반란

[기자석] 2인자의 반란
어떤 종목이든, 어떤 리그에서든 항상 2인자는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우리는 이들을 가리켜 '콩라인'이라고 부르죠.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 준우승만 했던 홍진호의 별명인 '콩'에서 만들어진 '콩라인'은 이제 준우승을 차지하는 선수들의 고유명사가 됐습니다.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콩라인'은 누구일까요? 바로 전대웅입니다. 문호준, 유영혁 등 카트라이더 3대 천왕이자 '빅3'로 불리는 전대웅은 유일하게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무관의 제왕'입니다. 유영혁은 이제 팀리그에서 최강자 자리에 오르며 문호준을 뛰어 넘었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지만 전대웅은 여전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해 '콩라인'에 머물러 있습니다.

유독 큰 대회에서는 긴장하는 탓에 몸싸움에서 밀리다 보니 전대웅은 '새가슴'이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그의 주행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막상 리그에서 전대웅을 무서워하는 선수는 별로 없었습니다. 문호준과 함께 팀을 이뤄 리그에 참여하면서 전대웅의 2인자 이미지는 더욱 굳어졌죠. 모든 에이스 결정전은 문호준의 몫이었고 전대웅은 그저 2인자로서 그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워낙 주행 능력이 탁월했기에 "에이스 결정전에 나갈 생각 없냐"고 물어보면 전대웅은 "(문)호준이가 있는데 제가 어떻게 나가요"라며 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 말을 하는 전대웅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우승 한 번 해보지 못하고 잊혀질 선수라고 판단했죠.
[기자석] 2인자의 반란

하지만 데뷔 9년 차가 된 전대웅은 스스로를 뛰어 넘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전대웅은 지난 24일 4강전에서 에이스 결정전에 출전했습니다. 한 경기로 팀의 운명이 갈리는 중요한 승부. 예전 전대웅이라면 피했을 일입니다. 게다가 문호준 대신 전대웅이 출전한 뒤 패하면 돌아올 후폭풍은 상당할 수밖에 없었죠. 심리적인 압박이 정말 컸을 텐데도 전대웅은 서주원 팀장에게 "한번만 믿어 달라"며 에이스 결정전 출전을 자처했다고 합니다.

에이스 결정전 출전 명단에 전대웅의 이름이 적혀있자 많은 사람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대웅이 모험을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대웅도 더 이상은 남의 뒤에 서고 싶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결국 전대웅은 아슬아슬한 승부 끝에 에이스 결정전에서 승리, 팀을 결승에 진출시켰습니다.

그동안 실력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우승을 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으면서 전대웅은 자신이 뛰어넘어야 할 상대는 문호준도 유영혁도 아닌 바로 자신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자신의 실력을 그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였다고 판단한 것이죠. 전대웅은 9년 동안 계속 기회를 노렸고 결국 스스로를 뛰어 넘는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에이스 결정전 승리 후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던 전대웅. 그 눈물이 거름이 돼 앞으로 있을 개인전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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