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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3세대 국내 여성 게이머가 온다 (1편)

스타크래프트1의 김가을(왼쪽)과 서지수(오른쪽).
스타크래프트1의 김가을(왼쪽)과 서지수(오른쪽).
1세대 여성 프로게이머로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스타크래프트1:브루드워가 흥행했던 2000년대 중반 즈음, 스타리그 여성부가 꾸준히 개최됐고 전 삼성전자 칸의 김가을을 시작으로 '여제' 서지수, 스페셜포스의 김진유까지 걸출한 여성 프로게이머가 속속 등장했다.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이유라(왼쪽)와 김가영(오른쪽).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 이유라(왼쪽)와 김가영(오른쪽).

시간이 흐르면서 1세대 여성 프로게이머들은 점차 무대를 떠났고, 스타크래프트2:자유의 날개가 떠올랐다. 그리고 '아프로디테' 김가영으로 대표되는 2세대 여성 프로게이머가 등장했다. '바비' 이유라와 '이브' 김시윤 등이 활동했으나 이전보다 스포트라이트는 약했다.

이후 e스포츠계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주축으로 재편성됐고, 여성 프로게이머는 점차 종적을 감췄다. 여성 리그의 부재도 부재거니와 남성 게이머에 대한 경쟁력이 부족했다. 그렇게 여성 프로게이머는 점차 설 자리를 잃어 갔다.

그런데 최근 여성 프로게이머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오버워치와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이하 CS:GO) 등 다양한 종목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이다. '3세대'라 분류할 수 있는 이들은 남성 게이머와 같은 팀을 이뤄 대회에 출전했고, 외모가 아닌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오버워치, 히오스, CS:GO에 찾아온 '3세대 여성 게이머'
최근 PC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인기몰이에 성공한 오버워치. 다양한 팀이 창단된 가운데 팀 이홈이 눈길을 끌었다. 오버워치 넥서스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홈엔 두 명의 여성 선수가 있다.
에임핵 논란에 인벤 방송국에 출연한 '게구리' 김세연. (사진=인벤 방송국 유투브 채널 캡처)
에임핵 논란에 인벤 방송국에 출연한 '게구리' 김세연. (사진=인벤 방송국 유투브 채널 캡처)

'아카로스' 장지수와 '게구리' 김세연. 두 여성 선수는 뛰어난 실력으로 이목을 끌었다. 장지수는 개인 방송을 통해 겐지에 대한 높은 숙련도를 선보였고, 김세연은 자리야 플레이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김세연은 '에임 핵' 의혹을 인벤 방송국에 직접 출연하는 것으로 종식시키기도 했다.
'에즈' 천영현이 활동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콩까지마팀. (사진=인벤 중계 캡처)
'에즈' 천영현이 활동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콩까지마팀. (사진=인벤 중계 캡처)

23일 막을 내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파워리그 시즌2에서도 여성 선수를 찾아볼 수 있었다. 4강 최종전에서 아쉽게 물러난 콩까지마의 '에즈' 천영현이다. 폴스타트와 리밍을 주로 다루는 천영현은 팀의 핵심 딜러로 제 역할을 다 했다.
VSL CS:GO 코리아 비기닝에 출전한 노마드 소속의 '루미너스' 박희은.
VSL CS:GO 코리아 비기닝에 출전한 노마드 소속의 '루미너스' 박희은.

CS:GO에서도 여성 게이머가 등장했다. '루미너스' 박희은은 VSL CS:GO 코리아 비기닝에 노마드 소속으로 출전했다. 대회에 참여한 50명 중 유일한 여성 선수인 박희은은 첫 승에 대한 짜릿한 기억으로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3세대의 특징은 '팀'과 '외모'
3세대 여성 게이머의 특징은 남성 게이머와 함께 팀을 이뤄 활동한다는 점이다. 오버워치는 6명이 플레이하는 FPS고,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5명이 호흡을 맞추는 AOS다. CS:GO 또한 5명이 필요하다. 3세대 여성 게이머들은 이와 같은 팀 단위 게임에서 남성 게이머들과 동등한 실력을 뽐내고 있다.
'아카로스' 장지수의 주요 영웅인 겐지(왼쪽)과 '게구리' 김세연의 주 영웅 자리야(왼쪽).
'아카로스' 장지수의 주요 영웅인 겐지(왼쪽)과 '게구리' 김세연의 주 영웅 자리야(왼쪽).

흔히 여성들은 '지원가'를 좋아한다는 편견도 깼다. 오버워치의 장지수와 김세연은 각각 공격과 방어를 담당하고 있으며,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의 천영현 또한 공격수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할 점은 실력으로 관심을 받았다는 것이다. 흔히 여성 게이머들에겐 '미모의' 혹은 '미녀'라는 수식어가 붙기 마련이다. 실력만큼이나 외모가 출중해야 대중과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3세대 여성 게이머들은 외모보다 실력으로 이목을 끌었다.
오버워치 페스티벌 쇼매치에 출전한 '아카로스' 장지수. (사진=OGN 유투브 채널 캡처)
오버워치 페스티벌 쇼매치에 출전한 '아카로스' 장지수. (사진=OGN 유투브 채널 캡처)

장지수와 김세연은 모두 짧은 머리로 대중들에게 인사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으나 비난은 없었다. 3세대 여성 게이머들은 게임 속에서 성별을 지웠고, 실력만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새롭게 찾아온 여성 게이머의 성장 급류에 어떻게 발을 맞춰야 할까. e스포츠 산업의 관객부터 직접적인 참여자로 등장한 여성 게이머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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