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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인터뷰에 자신감을 갖자

[기자석] 인터뷰에 자신감을 갖자
최근 들어 프로게이머들의 인터뷰가 점점 개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방송무대 경험이 축적되면서 인터뷰 스킬이나 여유는 늘었지만 신인 시절 보여줬던 패기가 사라진 선수들이 한둘이 아니다. 무슨 대화를 나눠도 다 '거기서 거기'인 인터뷰가 태반이다.

선수들의 인터뷰가 재미없어진 이유는 조금만 자신감이 넘치는 발언을 해도 "겸손할 줄 알아라", "나대지마라"는 등 선수들을 위축시키는 반응이 늘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팬들의 반응을 의식한 선수들은 인터뷰 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게 됐고, 입 밖으로 꺼냈던 말도 "아 이건 욕먹을 것 같아요. 지워주세요"라고 하는 때가 부지기수다.

프로 선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 결과다. 그리고 두 번째가 인터뷰다. 인터뷰를 통해 경기에서 보여준 자신의 움직임에 대해 설명할 수 있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줄 수 있다. 팬들과 간접적인 소통의 창구가 되기도 한다.

라이벌과도 인터뷰를 통한 간접적인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하고, 이는 그대로 그 선수들 간의 스토리로 엮이게 된다. 인기 있는 스포츠는 흥미로운 대결구도와 스토리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인터뷰에서 할 말을 못하고 남들 눈치만 보다보면 흥미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선수들에게 천편일률적인 인터뷰 태도를 강요하는 팬들은 e스포츠가 바둑이나 낚시처럼 조용한 종목이 되길 원하는 것일까.

선수들도 좀 더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진정한 팬은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한다고 해서 야유하지 않는다. 공격적인 반응은 다른 팀의 서포터일 것이고, 선수가 다른 팀 서포터의 반응까지 신경 쓸 이유는 없다. 상대 서포터에 대한 존경과 배려면 충분하다. 상대 팀이나 선수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했다고 해서 그것이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인터뷰를 통해 다음 상대를 자극하고 도발하는 것도 심리전의 일종이다. 상대가 평정심을 잃고 경기에 나서게 하는 것도 승리를 불러오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는 많은 전통 스포츠에서 흔하디흔한 장면이다.

팬이라 자처하는 일부 무리들에게 아무리 악플을 달지 말라고 하소연해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변해야할 쪽은 선수들이다.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하고 싶은 말을 다 해주길 바란다. 재미가 없어지면 시청자는 그 종목을 볼 이유가 없다.

재미와 개성이 넘치는 인터뷰는 선수 개인의 인지도나 이미지 구축을 넘어 판 전체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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