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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워치 신규 영웅 아나 체험기 "아나? 아 나…"

'할매 크러시' 아나 아마리.
'할매 크러시' 아나 아마리.
블리자드의 FPS 게임 오버워치에 새로운 영웅이 등장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할매' 스나이퍼 힐러 '아나 아마리'가 바로 그 주인공. 블리자드 게임에서 22번째 영웅이라니, 마음속 깊은 곳에서 모두가 알만한 무언가가 느껴졌지만 일단은 해보기로 했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는 AWP, 퀘이크에서는 레일건이 주무기였고, 오버워치에서도 주로 하는 영웅이 위도우메이커일 정도로 저격에는 나름 자신이 있는 기자였기에 아나도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두의 평화를 위해 경쟁전은 뒤로 하고 빠른 대전에서 플레이했다. 패치 직후라 그런지 영웅 중복 선택이 가능한 빠른 대전에서는 상향으로 인해 관짝을 박차고 나온 맥크리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아나가 전체 픽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파라와 아나가 적으로 만날 경우엔 진정한 패드립이 채팅창을 메웠다.

가족 모임이야 뭐야.
가족 모임이야 뭐야.

1시간가량 아나를 플레이해본 뒤 장점과 단점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가장 큰 장점은 제 아무리 먼 거리라도 아군을 치유해줄 수 있다는 것인데, 저 멀리 거점에서 고군분투하는 아군의 체력을 채워줘 경기 결과를 뒤바꿀 수 있다는 점이었다. 줌을 하지 않고 쏴도 되기 때문에 나름 시간을 아낄 수도 있었다.

E스킬인 생체 수류탄의 경우 적의 치유를 저지하는 것도 있지만, 좁은 범위 안에서 자기 자신과 아군을 빠르게 치유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자신의 발아래 터뜨리면 100의 체력이 순식간에 회복됐다. 교전 중 아군이 뭉쳐있는 곳에 던지면 큰 도움이 됐다.

회춘한 아나 스킨. 파라가 엄마를 닮아서 미인이었네!
회춘한 아나 스킨. 파라가 엄마를 닮아서 미인이었네!

수면총의 경우 1대1 상황에서 생존기로 쓸 수밖에 없었다. 교전 중 사용했을 땐 아직 아나에 적응하지 못한 아군의 플레이 때문에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면총을 맞아도 적의 공격을 받으면 수면에서 바로 깨어나는데, 대부분의 아군이 넘치는 공격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고 바로 총알 세례를 퍼부었기 때문이다. 윈스턴이나 라인하르트처럼 체력이 많은 상대에게 썼을 경우엔 빠르게 살아나 전장을 휘저었다. "아 나…" 소리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다.

반대로 수면총을 맞은 적에게 아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경우도 문제가 됐다. 궁극기를 쓰고 후방을 휘젓는 윈스턴에게 수면총을 맞혔지만 아군은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고 전방의 적들만 주시했다. 데미지가 약한 아나가 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잠깐의 숙면을 취하고 일어난 윈스턴은 아군의 뒤를 덮쳐버렸다. 아주 잘 짜인 팀플레이나 보이스 채팅을 이용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없다면 수면총의 의미가 반감된다는 것이 기자의 결론이었다.

수면총은 최대한 아꼈다가 적 맥크리나 로드호그가 궁극기를 썼을 때 명중시키는 것이 가장 큰 효율을 보였다.

"잡았다 요놈!"을 외치는 순간 내 앞을 지나가는 아군이 야속하기만 할 뿐…. 좀 비켜주시겠어요?
"잡았다 요놈!"을 외치는 순간 내 앞을 지나가는 아군이 야속하기만 할 뿐…. 좀 비켜주시겠어요?

공격과 치유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적을 공격하려는데 체력이 꽉 찬 아군이 앞을 지나가면 그저 총알만 낭비될 뿐이었다. 저 멀리 있는 체력이 바닥난 아군을 치유해주려 했는데, 체력이 만땅인 아군이 시야를 가로막을 때도 난감했다.

적 공격 시 데미지도 센 편은 아니다. 한 방에 80의 체력이 다는데, 200의 체력을 가진 적을 제압하기 위해선 3발을 명중시켜야 한다. 연사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기동성을 가진 적을 잡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문에 위도우메이커를 플레이 했을 때 적 아나를 잡는 것이 무척 쉬웠다.

아군이 저 너머에서 싸우고 있는데,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아군이 저 너머에서 싸우고 있는데, 멀리서 바라볼 뿐 다가설 수 없어….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도주기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윈스턴이 붙었을 때 수면총이 빗나가면 아나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위도우메이커처럼 기본 공격 연사로 싸우거나 줄을 타고 도망갈 수 없어 하늘을 가르는 고릴라의 그림자가 보일 때면 "난 이미 죽어있다"를 속으로 되 뇌일 뿐이었다. 윈스턴의 경우 보호막이 아군의 치유까지 막아주니 아나의 카운터처럼 느껴졌다.

벽을 탈 수 없으니 체력이 떨어진 아군이 벽 뒤로 사라지면 치유해줄 수 있는 방도가 없었다. 이 때 채팅창에 "딜도 안 되고, 힐도 안 되고, 우리 아나 뭐함?"이라는 말이 올라왔다. 기자가 밸런스 디자이너에게 묻고 싶은 말이었다.

지금 아나 까나? 아나까나 까나리 까니….
지금 아나 까나? 아나까나 까나리 까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저들이 아나를 플레이하는 이유는 아군에게 '뽕 맛'을 느껴주게 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싶다. 최근 각종 커뮤니티 유머 게시판을 돌아다니는 짧은 영상에서는 한 유저가 겐지를 플레이, 아군의 다섯 아나가 연달아 제공해주는 궁극기 나노 강화제 덕분에 전장을 휩쓸고 다녔다. 영상에서 이 팀은 '왕의길'에서 '5아나-1겐지'라는 엽기적인 조합으로 화물을 목표지점까지 몰고 갔다.

이처럼 아나의 존재 이유라 볼 수 있는 궁극기는 겐지나 라인하르트, 윈스턴 같은 근접 공격 영웅에게 쓸 경우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모든 궁극기가 그렇지만 아나의 궁극기 역시 적재적소에 쓸 경우 단숨에 승부를 가를 수가 있었다. 윈스턴이나 솔저의 궁극기와 동시에 사용하면 적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나갔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충(蟲)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에게 나노 강화제를 주었을 때 그는 우리의 충(忠)이 되었다. "가라, 겐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충(蟲)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에게 나노 강화제를 주었을 때 그는 우리의 충(忠)이 되었다. "가라, 겐지!!!"

아나의 무기는 '계륵' 같은 느낌인데, 공격을 하자니 데미지가 안 나오고, 공격을 안 하자니 뭔가 아깝다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게임에서도, 커뮤니티 내 반응에서도 많은 유저들이 아군 아나가 공격 지원보다는 치유에 집중해주길 원했다.

그러나 최대 장점인 원거리 치유를 하기에는 오버워치의 전장 중에서 넓게 트인 곳이 그리 많지 않고, 한조나 위도우메이커 같은 이동기도 없어 원활한 치유가 불가능하다. 게다가 트레이서나 겐지처럼 기동성 좋은 아군은 아나의 치유를 기다리면서도 끊임없이 움직여 스스로 치유를 거부(?)하기도 한다.

죽지마 내 딸!
죽지마 내 딸!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에 강한 루시우와 상향으로 인해 중용되기 시작한 젠야타가 버티고 있는데 사용하기 힘든 아나를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뽕 맛'만 기다리기에는 아나가 가진 리스크가 너무나도 크다. 물론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호기심에 선택하는 유저들이 많지만 현재의 성능대로라면 점점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줄어들 것이고, 특히 경쟁전이나 대회에서 아나는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장점: 원거리 치유, 적의 궁극기 차단, 중독되는 궁극기
◆단점: 이동기 및 생존기의 부재, 어려운 난이도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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