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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효니' 백상현, 6번의 좌절을 딛은 성공 이야기

'따효니' 백상현, 6번의 좌절을 딛은 성공 이야기
'비바람 몰아쳐도 이겨내고 일곱 번 넘어져도 일어나라'

한 만화영화의 주제곡이 절로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정확히는 일곱 번이 아닌 여섯 번. 하스스톤 마스터즈 코리아 본선 진출에 숱하게 떨어지면서도 포기를 몰랐던 하스스톤 플레이어 '따효니' 백상현의 이야기다.

백상현은 6번의 좌절을 겪은 뒤 '마지막인가' 하는 고민과 함께 출전한 아시아 태평양 동계 챔피언십(이하 APAC)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참가했다.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백상현은 호기롭게 출전한 APAC에서도 우승을 거머쥐며 최대 규모의 대회인 블리즈컨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2년이라는 시간과 6번의 도전. 이제 겨우 한국에 '따효니'를 알렸다는 백상현은 세계 무대를 노리고 있다.

"두유 노우 따효니?", "예스, 아이 두!" 백상현을 만나 6번의 실패와 7번 째의 성공 이야기를 들어봤다.

◆ 두 갈림길 앞에서의 마지막 도전
'따효니' 백상현, 6번의 좌절을 딛은 성공 이야기

2년이라는 시간과 6번의 실패. 이 쯤되면 누구나 '아, 이 길은 아닌가'하는 고민을 품게 된다. 백상현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재능과 하스스톤이라는 길에 대해 의심을 품었다.

"태어나서 가장 열정적으로 한 일이 안 되니까 실망이 컸죠. 그래서 이번 년도까지 최선을 다 해보고 안 되면 다시 생각해볼 참이었어요."

자신만의 고민이었을까. 부모님을 비롯해 주변에서도 '원래 하던 길을 선택하는 게 어떻겠냐'란 조언을 많이 들었다. 모든 상황이 백상현을 흔들었지만 포기하고 싶진 않았다. 시간과 노력을 배신하지 않으리라 믿었고, 무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로 "무대에 올라가기만 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는 백상현은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처음 무대에 오른 APAC 한국대표 선발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 백상현은 APAC 선발전을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고 회상하면서 기쁨을 표현했다.

"2년 동안의 노력이 영화처럼 스쳐지나갔어요. 같이 노력해 온 사람들도 생각나고, 무시당했던 기억들도 떠오르고요. 꿋꿋하게 참았는데 울컥했죠."

그 울컥함은 APAC에서도 이어졌다. APAC 결승전에서 '핸섬가이' 강일묵을 꺾고 우승한 백상현은 무대에서 눈물을 훔쳐냈다.

"증명한 느낌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나도 이 정도할 수 있었다는 걸 보여주니까 그게 너무 기뻤어요. 이제는 안 울거예요. 만약 한 번 더 우승한다면 무조건 웃으면서 승리를 만끽할 생각입니다."

◆ 꿈의 무대, 블리즈컨
백상현은 APAC 우승자 자격으로 블리즈컨에 진출했다. 하스스톤에 있어선 가히 최대 규모의 대회. 국가대표로 참여하게 된 백상현은 긴장보다는 국가대표라는 뿌듯함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있다.
'따효니' 백상현, 6번의 좌절을 딛은 성공 이야기

그 뿐일까. 자신의 실력을 한 번 더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대회에서 두 번 우승을 차지한 백상현은 아직까지도 운이 좋았던 것 아니냐고 얘기하는 사람들을 마주친다. 백상현은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하스스톤에서 분명히 실력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 오히려 실력이 좌우하는 비중이 더 크다고 말한다.

"운이 작용하는 건 맞아요. 하지만 운을 내 쪽으로 끌어오기 위해 필요한 건 노력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운을 유도하면서 버티는 건은 분명히 실력이고 노력이예요."

"덱을 구성하고 밴픽을 준비하는 것은 확실히 실력예요. 멀리건도 마찬가지고요. 또 상대방의 덱을 예상하고, 심리전을 펼치는 부분도 실력이 필요합니다. 운이랑 실력이 어느 정도 작용하는지 확실히 말할 순 없지만 실력이 좀 더 높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불평할 수 있을까? 백상현은 "제가 아직까지 보여준 게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해요"라고 답했다. 이어 자신에게 부정적인 사람들을 돌려놓는 게 자신의 과제라고.

그런 백상현에게 블리즈컨은 좋은 선생님이 될 것인다. 가르침은 물론 과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더없는 기회. 백상현 또한 자신만의 스타일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 두유 노우 따효니? 예스, 아이 두!
'따효니' 백상현, 6번의 좌절을 딛은 성공 이야기

백상현과 대화하며 그의 스타일을 얘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 '따효니'라는 닉네임만큼 유명한 '두노따'라 불리는 "Do you know DDaHyoNi"부터 시작해 자신만의 슬로건을 구축해가고 있는 백상현. APAC 오프닝 영상에서도 백상현은 "The world knows DDaHyoNi", "Space knows DDaHyoNi"를 외쳤다.

"'두노따'는 무조건 밀고 나가야해요. 한국에 알리는 데 2년이 걸렸어요. 이제는 세계에 알려야죠. 'Yes, I do'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뿐일까. 백상현은 독특한 덱 메이커로도 유명하다. 까마귀 우상을 사용하는 '까탈 드루이드'부터 시작해 평가는 좋지 않았지만 리노 잭슨을 넣는 얼방 법사도 연구했다.

다양한 카드를 사용해 예측 불가능한 변수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장단점을 모두 갖고 있다. 자신의 독특한 전략을 숨길 수 있는 한편 입증된 덱을 벗어났다는 데에서 오는 위험 부담도 크다. 그럼에도 백상현의 고집은 꺾을 수 없었다.

"아예 색다른 덱을 들고올 수도 있고 기존 덱에 제 스타일을 묻힌 덱을 들고 나올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절대로 완벽하게 똑같은 덱은 안 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과 차별성이 없다면 제가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아요."

자신만의 스타일로 하스스톤의 메타를 주도하겠다는 백상현. 이번 블리즈컨에서 승리를 차지하고 '이 덱, 1티어다'를 외치는 백상현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걸어온 길만큼이나 가야할 길이 아득할 때 우린 지도를 편다. 그리고 이 길이 맞는지, 잘못 들어선 건 아닌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백상현도 그 고민을 거쳤고, 갈림길 앞에서 '이 길이 내 길이다'란 확신을 얻었다.

이제 매 걸음을 시작으로 세계, 우주에 자신을 알리겠다는 백상현의 재치있는 포부. '두유 노우 따효니'에 세계인이 '예스, 아이 두'를 외칠 그 날이 오길 바라본다.


이윤지 기자 (ingj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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