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T1 박령우에게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게 한 사람은 '황제' 임요환이다. 슬레이어스라는 팀을 운영하던 임요환은 팀을 해체한 이후 SK텔레콤의 사령탑으로 복귀했고 얼마 되지 않아 박령우를 팀에 영입했다. 그 후 박령우는 프로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임요환이 팀을 떠난 이후에는 더욱 발전했다. 2015년 KeSPA컵 시즌1과 시즌2에서 연속 결승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던 박령우는 2016년 스타2 스타리그 시즌1에서 12승2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결승까지 올랐다. 박령우에게는 황제의 마지막 유산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고 박령우도 굳이 부인하지 않았다. 결승전에 임요환이 응원하러 온다고 먼저 밝힐 정도로 박령우는 임요환에 대한 감사함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황제의 유산을 넘어 새로운 황제의 대관식을 노리는 박령우를 만났다. Q 스타리그에서 첫 결승에 올랐다. 떨리나.A 아직 경기를 치러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솔직히 말하면 첫 결승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KeSPA컵에서 두 번 연속 결승전에 올랐다. 물론 단기간에 치르는 토너먼트 대회였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았고 집중적인 연습을 하지 못했지만 큰 경기 경험은 있다고 생각한다.Q 프로토스전 성적이 엄청나게 좋다.A 스타리그 무대에서 프로토스와의 대결이 연이어 성사됐다. 김명식, 김도우, 김대엽 등 스타일이 다른 선수들과 대결했는데 한 세트도 내주지 않으면서 순탄하게 올라왔다. Q 박령우만의 스타일이 있다.A 공허의 유산에 들어오면서 프로토스전을 치르기가 쉬워졌다. 가시지옥이라는 유닛이 중후반전으로 넘어오는데 좋은 연결고리가 된다. 또 초반 드롭이나 땅굴망 전략도 잘 통한다. Q 승자 4강에서 김대엽을 상대했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A 내가 풀어가는 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힘든 상대가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전략을 쓰는 대로 통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끝났다. Q 연습은 어떻게 하고 있나.A 우리 팀 프로토스 선수들과 주로 하고 있다. 김도우, 김명식, 박한솔의 스타일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작전들을 당해 보면서 해법을 찾고 있다. Q 김대엽의 스타일은 어떻다고 생각하나.A 중후반 의존도가 높은 선수라고 생각한다. 전략보다는 운영에 특화된 선수인 것 같다. Q 박령우를 발굴한 임요환 감독이 현장에 온다고 프로리그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A 결승전에 올라가고 나서 연락을 드렸더니 특별한 스케줄이 없으면 응원하러 온다고 하시더라. 큰 힘이 될 것 같다.Q 이번 결승에서 박령우의 수식어가 황제의 마지막 유산이었다. 어떻게 생각하나.A 임요환 감독님과의 인연 때문에 그런 말이 붙었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나를 발굴하고 기회를 주신 분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멈춘다면 박령우는 미완성된 황제의 유산이 된다. 이번 우승을 통해 황제의 유산을 넘어 새로운 황제의 탄생을 알리고 싶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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