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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의 카트 리포팅] 전설의 라이벌 김대겸-조현준...1편

[정준의 카트 리포팅] 전설의 라이벌 김대겸-조현준...1편
황제 문호준, 유버스 유영혁의 0.001초대 승부는 비단 카트라이더 팬 뿐만 아니라 e스포츠를 사랑하는 수많은 팬들의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0.005초 차이로 대 역전에 성공했던 결승전과 0.001초 차이로 모두를 경악하게 했던 이벤트전까지, 두 숙명의 라이벌은 1/1000초를 다투는 경합을 통해 팬들을 감동시키고, 아직도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카트리그가 11년의 역사를 이어오는 동안 많은 라이벌들이 존재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카트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두 명의 선수를 오랜만에 만나볼까 합니다. 카트라이더 1차리그에 참가했던 영혼의 라이벌, 김대겸과 조현준입니다.
김대겸(왼쪽)과 조현준.
김대겸(왼쪽)과 조현준.

◆카트리그의 원조 황제, 'lLASTl라뷰' 김대겸
카트 역사상 가장 많은 팬층을 보유했던 선수이자 현 카트리그 해설위원인 김대겸이 첫 번째 주인공입니다. 2004년 6월 오픈했던 카트라이더는 지금과는 달리 부스터, 드리프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그립 주행'이 기본이 되는 게임이었습니다. 선수들이 '빌드'라고 부르는 구간별 공략도 아직까지 그 개념이 형성되지 않은 시점이었죠.

하지만 카트라이더와 레이싱의 핵심을 꿰뚫어 본 김대겸은 그립주행을 넘어 드리프트, 부스터를 사용하며 새로운 주행의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트랙마다 가장 최적화된 라인과 부스터 타이밍을 계산하고, 끝없는 연습을 통해 그 빌드를 보완, 발전시키며 랩타임을 끌어올리게 됐습니다. 온라인 타임어택 순위에서 김대겸의 이름은 언제나 1위에 랭크되었고, 누군가 그 기록을 깨면 다시 최고기록을 경신하는 승부욕을 보여줬습니다.

이후 김대겸은 카트라이더 1차리그가 개최될 때까지 약 7~8개월간 온라인 최강자로 군림했고, 각종 오프라인 대회에서 활약하며 정규리그 출범 전에 이미 프로 제안을 받을 정도로 주목받는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NIKE' 임세선, 'lSlBuffalo' 김현욱 등 온, 오프라인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도 많았지만, 팬들과 관계자들은 김대겸이 가진 특유의 역전 주행과 잘생긴 외모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현재 카트리그의 '드래프트 시스템'과는 달리 당시에는 앞선 라이더를 역전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지금처럼 하위권 가속을 이용해 순식간에 3~4명을 제쳐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라 한명 한명 인코스 라인을 공략하고 치열하게 몸싸움을 거쳐야만 역전이 가능했죠. 김대겸은 이 부분에서 역대 카트리그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났고, 드라마틱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주행은 카트 1차리그 결승전에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카트계의 귀공자, 조현준

온라인에서 최강자로 군림했던 김대겸과는 달리 조현준은 무명에 가까웠습니다. 카트라이더의 인기가 한창 달아오를 때에도 게임 내에서 조현준을 알아보는 사람은 드물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현준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확신과 의지가 있었습니다.

당시 프로팀으로 리그 출전을 준비하던 스프리스 팀을 홀로 찾아가 열심히 할테니 자신을 꼭 팀에 넣어달라며 감독에게 간곡히 부탁했고, 그 의지와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팀 관계자들에 의해 프로팀에 합류하게 됩니다.

조현준은 엄청난 노력파였습니다. 팀 합류 이후 혜성처럼 랭킹에 등장하며 타임어택 순위에 진입했고, 김대겸과 경쟁하며 하루에도 몇 번씩 트랙 레코드를 갈아 치우는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당시에는 빌드의 개념이 잡히고 그 빌드가 극비로 취급되던 시기였으므로, 유출을 막기 위해 팀원들끼리만 연습을 했습니다.

김대겸이 새로운 빌드로 기록을 경신하면 조현준이 또다른 최적화로 그것을 깨고, 김대겸이 다시 연구하는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팬들은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뒤바뀌는 두 라이더의 경쟁에 관심을 가졌고, 귀공자 같은 조현준과 아이돌 같은 김대겸의 외모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카트라이더 첫 번째 리그의 출범
현재는 지우엔진의 도입과 함께 파라곤9이 최고의 바디로 평가받지만, 1차리그의 대세 카트바디는 '세이버PRO'였습니다. 카트 팬이라면 누구나 전성기 최고의 바디로 꼽는 명품이죠. 현재와는 속도 개념이 조금은 다른 L3(매우빠름)에서 진행된 리그에서 세이버PRO는 말 그대로 '원탑'의 위치를 가져갔습니다. 당연히 리그에서 모든 선수들의 선택을 받게 됐죠.

코엑스에서 12주동안 치뤄진 1차리그는 지금과는 다른 개인전 방식이었습니다. 32명의 선수들이 1, 2, 3라운드를 치뤄 총 3명의 1위가 결승전에 직행하고, 나머지 5명을 와일드카드로 선발해 8명이 개인전으로 그랜드 파이널을 치르게 됐습니다. 2라운드 우승자였던 조현준은 결승전에 안착했지만, 컨디션 난조를 보였던 김대겸은 와일드카드 4위로 결승전에 턱걸이 진출하게 됩니다.

그랜드파이널의 리그 트랙은 포레스트 지그재그, 아이스 설산 다운힐, 사막 빙글빙글 공사장, 광산 꼬불꼬불 다운힐로, 전반전, 후반전 4라운드씩 총 8라운드를 달려 누적포인트로 승부를 결정짓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결승전에서 두 명의 라이벌은 카트 역사에 길이 남을 명경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2편에서 계속됩니다.

정준 해설 위원
정리=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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