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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변화를 경영하라

[기자석] 변화를 경영하라
10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가든 스테이지에서 열린 SK텔레콤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2015 시즌 결승전에서 SK텔레콤 T1이 정상에 올랐다. 진에어 그린윙스를 상대한 SK텔레콤 T1은 김지성과 박령우가 패했지만 조중혁, 어윤수, 이신형, 김도우가 승리하면서 4대2로 우승컵을 안았다.

2015 시즌이 시작하기 전 SK텔레콤은 2014년만 전력이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전으로 활약하던 프로토스 정윤종과 원이삭이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주장이었던 테란 정명훈마저 더 많은 대회 출전을 원하며 팀을 떠났다. 정윤종과 원이삭의 이탈은 프로리그 전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됐고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정명훈마저 떠나면서 구심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졌다.

SK텔레콤은 새로운 피를 수혈하면서도 후진 양성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2014년 말 외국 팀에서 뛰고 있던 테란 이신형을 받아들였고 새로이 팀을 구하고 있던 조중혁을 영입했다. 12-13 시즌 프로리그에서 STX 소울의 핵심 인물이었던 이신형은 1년 동안 프로리그를 뛰지 않았고 개인리그에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적응이 어려울 것이라 예상됐지만 2014년 GSL 시즌3를 제패하면서 살아나기 시작했고 조중혁은 SK텔레콤 입단 이후 스타2 스타리그 시즌1과 시즌2에서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하며 될성 부른 떡잎으로 성장했다.

1.5군, 2군으로 평가되던 선수들이 성장세도 놀라웠다. 2014 시즌 프로리그 막판에 기용됐던 박령우는 2015 시즌에는 20번 이상 출전 기회를 받았고 12승이나 거두면서 어윤수와 함께 당당한 저그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신형과 조중혁이 부진할 때 가끔 출전했던 김지성 또한 4승을 따냈고 결승전에 출전하기도 했다.

2015 시즌 SK텔레콤은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좁히는 방향으로 팀을 운영했다. 5전3선승제로 치러지는 프로리그 정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실력이 좋은 4명의 주전만 있으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만 SK텔레콤은 식스맨까지 키워내야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주전들의 페이스가 떨어지거나 1.5군 중에 낭중지추가 보이면 과감히 엔트리에 넣으면서 기회를 줬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를 없애려는 노력은 들어맞았고 SK텔레콤은 5명이나 프로리그 정규 시즌 두 자리 승리를 따냈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진에어가 3명, KT가 4명, CJ가 3명, 삼성이 2명, MVP와 스베누가 각각 1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의 선수 육성 방안은 성공작이었다.

또 선수들간의 화합을 중시했다. 2014 시즌 SK텔레콤은 스타 플레이어들의 집합소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등락폭이 컸다. 라운드 포스트 시즌에 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선수단에 내홍이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사령탑 2년째를 맞은 최연성 감독은 엘리트 중심의 팀 운영을 벗어나 모두가 함께 하는 방식을 채택했고 변화의 결과는 우승으로 이어졌다.

"프로게이머 시절에는 우승이 참 쉽다고 생각했다. 개인리그에서는 4~5명만 이기면 우승했고 프로리그에서는 3~4명만 승리하면 팀이 이겼다. 코치 생활을 할 때에도 나는 이기는 선수, 이길 선수 중심으로 육성했다. 하지만 감독이 되고 나니까 모두를 생각해야 하더라. 감독 초년병 때에는 어디에 초점을 둬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지만 2년차 때에는 보였다. 모두가 하나가 되는 쪽에 포커스를 맞췄다."

최연성 감독의 우승 소감이다. 속에는 2004년 SK텔레콤이 프로게임단을 창단할 때의 마인드가 담겨 있다. 개인이 이기면 스타가 되지만 모두가 이기면 팀이 스타가 된다.

팀 중심의 사고를 통해 변화의 파고를 넘어선 SK텔레콤의 우승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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