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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간절함이 만든 기적

기적적으로 8강 진출에 성공한 전경운.
기적적으로 8강 진출에 성공한 전경운.
"포기하지 않고 기도했어요. 기적과 같은 확률이지만 1%의 확률이라도 있다면 기도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1승3패 골득실 -5. 전경운의 성적은 초라하기만 했다. 이미 1위를 확정 지은 김승섭과 고건영의 대결만 남은 상황에서 전경운이 8강에 진출할 확률은 거의 없어 보였다. 김승섭과 고건영의 경기에서 고건영이 -4득실을 기록해야 8강에 올라갈 수 있었던 전경운. 하지만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고건영이 김승섭에게 4골을 허용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다.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김승섭의 골이 폭발했고 2대0 상황이 되자 고건영은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수비 대형은 흐트러졌고 김승섭은 계속되는 역습 찬스를 잘 살리며 내리 4골을 몰아 넣었다.

김승섭 덕에 전경운과 고건영은 1승3패 골득실 -5로 동률이 됐다. 그리고 다득점에서 다섯 골을 성공시킨 전경운이 한 골을 더 넣었고 결국 8강 진출 주인공은 전경운이 됐다. 현장은 환호했고 전경운은 경기석 안에서 이보다 더 환할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이보다 더 짜릿한 승리가 있을까. 물론 누군가는 다른 선수 덕에 8강에 올라간 것 아니냐고 평가절하 할지도 모르겠지만 전경운은 2패를 한 상황에서 고건영을 상대로 최선을 다한 경기를 펼쳐 1승을 거뒀다. 만약 1승이 없었다면 전경운에게는 기적조차 일어날 수 없었다. 게다가 다득점에서 고건영보다 앞서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전경운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면 8강 진출은 절대 불가능했을 것이다.

사실 전경운은 5경기가 끝난 뒤 경기석에서 나오려고 했다. 어차피 승부는 결정났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었고 경기석에서 김승섭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기도했다. 제발 자신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오기를 그리고 기회가 오면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로 온 힘을 다해 응원했다.

만약 전경운이 경기석에서 나와 버렸다면 어땠을까. 전경운이 일찌감치 포기하는 모습을 보였다면 팬들도 응원하지 않았을 것이고 기적을 만들어 준 김승섭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래서 승부는 재미있나 보다. 예측이 가능할 것도 같은데 1초 차이로, 1골 차이로, 1mm 차이로 모든 것이 바뀌기도 한다. 최근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이 동시 시청자수(네이버 기준) 2만 7천명을 넘어서며 e스포츠 인기 종목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열정이 있기에 가능한 것 아닐까.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전경운 그리고 조1위가 확정됐는데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해 극적인 장면을 연출해준 김승섭 등 모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들이 피파온라인3 챔피언십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 기대해 마지 않는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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