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29일 서울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스베누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2015 서머 KT와의 결승전에서 3대0으로 완승을 거뒀다. 세 세트 모두 밴 카드로 KT 김찬호의 주력 챔피언인 쉔, 룰루, 피즈를 사용하면서 'KT식 운영'을 사전에 틀어막은 게 주효했다.
SK텔레콤은 블루 진영을 잡은 1세트와 3세트에서 쉔, 룰루, 피즈를 금지했고, 레드 진영인 2세트에서는 쉔, 룰루, 아지르를 밴했다.
이번 시즌 김찬호가 가장 많이 사용한 챔피언은 마오카이로, 11승2패의 전적을 자랑한다. 1세트에서 SK텔레콤은 마오카이를 먼저 가져가면서 김찬호의 발을 묶었다. 또 포스트 시즌에서 맹활약을 펼친 피즈와 룰루를 금지하면서 KT의 선택의 폭을 좁혔다.
또 2세트에서는 아지르를 끊어내면서 피즈를 살짝 열어줬다. KT가 첫 픽으로 피즈를 선택하자 SK텔레콤은 '마린' 장경환이 말파이트를 가져가면서 카운터를 쳤다. 장경환은 시나브로 김찬호와 격차를 벌려 포탑에 맞아도 죽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다.
3세트에서도 1세트와 동일하게 밴이 되자 KT는 어쩔 수 없이 갱플랭크를 꺼냈다. 최근 평가가 좋은 갱플랭크를 결승전 깜짝 카드로 준비했을 수도 있지만 공식전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KT에게는 도박이 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내에서도 김찬호의 갱플랭크는 삼위일체와 무한의 대검을 구입하는 등 성장은 잘 했지만 '페이커' 이상혁의 리븐에게 교전마다 집중 마크 당하면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썸데이' 김찬호는 이번 시즌 MVP를 수상할 정도로 KT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또한 쉔을 활용한 운영 플레이는 KT가 갖고 있는 가장 큰 강점. 그러나 SK텔레콤은 미리 김찬호를 봉쇄하는 전략을 들고 나왔고, 밴픽부터 경기까지 준비한대로 막힘없이 이끌어가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강성길 기자 (gill@dailygam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