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억울할 수도 있었던 재경기였지만 박성균은 덤덤했다. 다만 자신의 손으로 재경기나 재재경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못한 스스로에게 답답할 뿐이었다. 박성균이 왜 아직까지 최고의 선수로 불리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김택용과는 높은 곳에서 만나고 싶다는 박성균. 8강에서 어떤 선수와 붙어도 힘들 것 같다고 말했지만 눈빛만은 자신감이 충만했다.

Q 재재경기 끝에 8강에 진출했다. 기분이 어떤가.
A 올라갔으니 기분은 좋지만 기분이 몹시 좋지 않다. 사실 생각지 못한 재경기였다. 탈락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좋게 생각하고 있지만 재경기나 재재경기 모두 나만 이기면 되는 상황이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Q 김정우가 기권하면서 박성균에게 억울한 상황이 생겼다.
A 그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는 김정우 선수를 이겼지만 다른 선수들은 김정우 선수가 기권하는 바람에 부전승을 거둔 것이 억울하지 않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사실 진영화 선수와 경기하기 전까지는 내가 이기면 괜찮다는 생각에 억울하지 않았는데 지고 나니 더 억울한 느낌이 들더라.

Q 진영화에게 계속 패했다. 아쉬움이 컸을 것 같은데.
A 맵이 테란에게 좋지 않았는데 (진)영화형이 요즘 게임을 많이 안하기 때문에 내가 이길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더블 넥서스 전략에 어쩔 수 없이 패한 것 같다. 상대가 무엇을 할지 생각했어야 했는데 정말 아쉽다.

Q 재경기에서 또다시 진영화에게 패했다.
A 게임도 내가 유리했고 이기면 재재경기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또 졌다. 그런데 (진)영화형이 게임을 쉬더니 캐리어를 가면 안되는 상황에서 캐리어를 가는 것을 보고 게임을 막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격하면 이길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힐 수 없는 공격이 실수로 막히면서 기분이 좋지 않더라.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다. 요즘 자꾸 실수를 하는 것 같아 앞으로 보완해야 할 것 같다.

Q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재경기를 치렀다.
A 스베누 스타리그를 하게 되면서 계속 재경기를 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다행인 것은 지난 시즌에는 재재재경기를 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재재경기를 하지 않았나(웃음).

Q C조 재경기가 남아 있다.
A 다음 조는 재재재재경기를 하면서 밤새 했으면 좋겠다(웃음). 사실 보는 입장에서 재재재경기는 정말 재미있더라(웃음). (윤)찬희가 나를 보며 재경기 보면 재미있다고 하던데 밤새 경기해 나도 재미있게 경기를 보고 싶다(웃음).

Q 8강에서 누구와 붙고 싶나.
A 요즘은 다 잘해서 누구와 해도 똑같을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김)택용이형과 높은 곳에서 만나고 싶다. 이번 시즌 테란이 맵이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못할 정도는 아니다. 특히 저그들이 정말 잘하기 때문에 프로토스가 차라리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하지만 게임 안 하던 (진)영화형이 이렇게 잘하는 것을 보고 프로토스고 힘들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어쨌든 조1위로 진출하지 않았나. 이제 승리의 기쁨을 누려야겠다(웃음). 이번에 (진)영화형이 개인방송 아이디를 '재능의 진영화'라고 바꿨는데 진짜 재능이 있는 것 같긴 하다. 다들 떨어질 것이라 예상했는데 저력을 보여주는 것을 보며 정말 놀랍고 다른 사람들도 (진)영화형의 재능에 당했으면 좋겠다(웃음).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