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재경기를 성사시켰다. 기분이 어떤가.
A 이겼다고 좋아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 8강에 올라간 것도 아니고 이런 상황이 나온 것 자체가 너무나 아쉽다. 어쩔 수 없이 재경기를 하게 된 것도 아니고 (김)정우가 기권하는 바람에 재경기가 성사된 것 같아 뭔가 찝찝하다. 나는 어차피 (김)정우를 무조건 이길 수 있는데 기권하는 바람에 이렇게 됐다(웃음). 농담이고 사실 잘 모르겠다.
Q 오늘 박성균에게 이기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던데.
A 솔직히 예전보다 열정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막상 경기장에 오니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더라. 사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 승패에 대한 감흥이 별로 없더라. 스스로 답답한 마음이 있긴 하다.
Q 개막전 패배 후 많이 힘들었나보다.
A 현실적으로 이긴다고 나에게 크게 기뻐할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지면 욕만 먹지 않나. 욕을 먹지 않기 위해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보는 팬분들이 응원해 줘도 부족한데 게임에서 지거나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조작 이야기가 나오니 힘이 빠진다. 프로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고 다들 일반인인 상황에서 사실 항상 좋은 경기를 유지하기 힘든 것 아닌가. 한경기 패했는데 조작설에 심한 이야기까지 들리니 저절로 열정이 식어버린 것 같다. 프로게이머에서 은퇴한 뒤 3년 정도 스타1을 계속하고 있는데 질 때마자 조작이나 비난을 받았던 것 같다. 정말 힘들다.
Q 박성균을 상대로 독하게 준비한 모습이었는데.
A 지면 탈락 아닌가. 나름대로 이기기 위해 많이 생각하고 노력했다. 더블넥서스를 하면 무조건 유리하게 갈 수 있는 것 같았다. (박)성균이가 나를 상대로 무조건 안전하게 시작할 것이기 때문에 부유하게 가면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상대가 내 생각대로 흘러가줘 정말 다행이었다.
Q 박성균의 치즈러시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A 테란이 치즈러시를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 중앙 지역에서 계속 SCV 움직임을 주시했다. 그래서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Q 재경기를 해야 한다. 자신 있나.
A 3명 중 두 명 올라가는 것 아닌가. 두 명 모두 테란이기 때문에 내가 탈락하면 욕 먹을 것 같다(웃음). 욕 먹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겨야 할 것 같다. 상금, 추억 등 이길 이유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스타1 대회가 열리는 것도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시청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조금이라도 리그가 오래 지속되려면 다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파이팅하는 훈훈한 리그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 지금 나는 팬들의 응원이라는 도움이 필요하다. 한명에게만 집중되면 다른 사람들은 소외되고 이런 부분들이 묵묵하게 게임하는 선수들을 힘들게 한다. 다들 참으면서 경기하는 사람이 많다. 이런 부분들은 개선됐으면 좋겠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