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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정윤종-문규리 아나운서의 유쾌한 취중토크(하)

[창간특집] 정윤종-문규리 아나운서의 유쾌한 취중토크(하)
*상편에 이어스튜디오 촬영이 끝나고 난 뒤 인터뷰를 이어갈 카페를 찾기 시작했을 때 갑작스럽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눈에 띈 것은 치킨집. 정윤종 선수와 문규리 아나운서에게 조심스럽게 치킨집에서의 인터뷰를 제안했습니다. 혹시나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했지만 오히려 두 사람은 "치킨집에서 맥주를 빼면 안 된다"며 알아서 맥주를 시키더군요. 술을 먹으며 하는 취중 인터뷰가 정말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기업팀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선수들과 취중 인터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고 게다가 여자 아나운서와 함께 술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특히 그 주인공이 정윤종이 될 것이라 예상해 본적은 아예 없었죠.그동안 정윤종은 절대 도를 넘지 않았고 인터뷰에 전형적인 답변을 내놓는 선수였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술로 무장해제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아마도 갑작스럽게 내린 비와 기업팀 소속이 아니기에 느껴지는 자유로움 그리고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심쿵 화보'가 두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가볍게 만든 것이 아닌가 추측할 따름입니다.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정윤종의 솔직한 모습 그리고 마치 친누나처럼 정윤종을 걱정하고 챙기는 문규리 아나운서의 다정다감한 모습 등 취중 인터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를 지금부터 함께 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정윤종의 기분 좋은 변화DES=사실 비가 와서 급하게 치킨집에 들어온 것인데 맥주를 시킬 줄은 정말 몰랐어요. 정윤종과 술을 먹게 되다니(웃음).정윤종=제 이미지가 그렇게 딱딱했나요? 저 술도 좋아하고 잘 먹는데. 그리고 생각보다 인간적이에요(웃음).문규리=사실 맥주 먹자고 말 했을 때 깜짝 놀랐어요. 저 역시도 정윤종 선수와 맥주를 한잔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웃음). 항상 경기장에서도 감정을 드러내기 보다는 무뚝뚝한 모습을 더 많이 봤거든요. 인터뷰 할 때도 묻는 질문 이외의 답변도 반응도 없어서 사실 다가가기 어려운 느낌이었어요. 맥주를 마시게 될 줄이야(웃음).정윤종=그때는 확실히 기업팀에 있다 보니 제가 느끼는 그대로 말을 할 수도 없었고 표현할 수도 없었어요. 워낙 어렸을 때부터 감정을 조절하고 내 이야기를 다 하면 팀에 피해가 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정윤종이 이야기 한 것이지만 실수하게 되면 팀도 같이 타격을 입더라고요. 꼭 필요한 이야기 이외에는 다른 이야기는 아예 하지 않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식석상에서는 평소보다 더 딱딱해 졌던 것 같아요. 문규리=이렇게 잘 웃고 이렇게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선수인지 미처 몰랐네요. DES=지금이 진짜 정윤종의 모습인 건가요? 장난기 많고 까불까불 하고 도발도 많이 하고. 이영호의 머리가 크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프로게이머는 몇 명 없거든요.정윤종=그렇죠? 친하기도 하고 사실 숙소나 연습실에서 장난 치는 것도 좋아하고 말도 굉장히 만은 편이에요. 다만 그런 성격들이 그동안 억눌려 있었나 봐요. 사실 오늘 처음 알았어요.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창간특집] 정윤종-문규리 아나운서의 유쾌한 취중토크(하)
문규리=우승하고 언론 인터뷰 한 것을 읽어보고 깜짝 놀랐어요. 정윤종 선수가 원래 이렇게 인터뷰를 자신감 넘치고 솔직하게 하는 선수였나 싶더라고요. 경기를 재미 없게 한다는 질문에 본인이 어떤 답변을 했는지 기억나요?DES=현장에 있어서 확실하게 기억하죠. 당시 정윤종의 말에 기자실이 술렁였어요. 다들 깜짝 놀라는 분위기였죠.정윤종=김민철이 아슬아슬하게 막는 것을 보면 '철벽'이라고 칭찬하는데 왜 완벽하게 막아내는 내 경기는 재미가 없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됐거든요(웃음). 솔직히 서운하기도 했고요. 잘하기 때문에 치열한 경기가 나오지 않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웃음). 순간 억울했는지 저도 모르게 제 속마음에 있었던 이야기가 툭 하고 튀어나왔어요(웃음). 문규리=정윤종 선수가 그동안 얼마나 속으로 속상해 했을지 괜히 안쓰럽더라고요. 얼마나 억울하면 그런 이야기를 했겠어요. 이제 정윤종 선수 경기가 재미 없다는 이야기는 안 나왔으면 좋겠어요. 정윤종=문규리 아나운서의 부탁이 있으니 이 인터뷰를 본 팬들은 이제 제 경기가 재미 없다는 이야기 안 하는 걸로 결론 내리죠(웃음). DES=최근 확실히 여유로워지고 솔직해진 느낌이에요.문규리=인터뷰를 하거나 현장에서 저도 느꼈어요. 예전과 다르게 잘 웃고 사람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한층 여유로워졌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이번 결승전에서도 우승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정윤종=여유로워졌죠. SK텔레콤 안에서 확실히 많은 도움을 받았지만 잃은 것도 많았어요. 진짜 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했고 스스로를 많이 억압했던 것 같아요. 누가 억지로 시킨 것은 아니지만 언제부턴가 프로게이머 생활이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팀을 나오게 됐죠. 주머니는 가벼워졌지만 마음은 더 행복해졌고 그래서 여유가 생겼던 것 같아요. DES=여유를 찾으니 성적도 다시 잘 나오나봐요.정윤종=사실 SK텔레콤에서 나오면서 '잘되나 보자'는 시선으로 저를 바라봤던 사람들이 많았을 거에요. 그래서 더 잘하려는 욕심이 생기다 보니 그동안 부진했던 것도 있죠. 어느 순간부터 다른 사람들의 시선 보다는 내가 행복하고 편한 것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여유도 생기고 경기를 보는 눈이 넓어진 것 같아요. ◆욕심 내려 놓으니 자연스럽게 다가온 행복DES=사람이 욕심을 내려놓기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정윤종=SK텔레콤 소속 시절에는 욕심을 버리자고 머리 속으로 계속 생각 했는데 쉽지 않았어요. 지금은 진짜 욕심이 없어요. 프로게이머를 하면서 이루고자 했던 목표를 모두 이뤘거든요. 문규리=어떤 목표가 있었어요?
[창간특집] 정윤종-문규리 아나운서의 유쾌한 취중토크(하)
정윤종=우선 개인리그 우승, 역대 연봉이 가장 큰 목표였죠. 개인리그 우승은 스타리그에서 이뤘고 그로 인해 팀에서 1억 연봉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확실히 팀에 소속돼 있다 보니 성적을 내야만 연봉이 오르잖아요. 성적에 대한 욕심을 버리기가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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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팀을 나오고 난 뒤 욕심을 버릴 수 있었나요?정윤종=진짜 버리게 되더라고요. 지금 처한 상황이 남들보다 좋지 않잖아요. 욕심이 저절로 사라졌어요(웃음). 그랬더니 진짜 행복이 보이더라고요. 이번 GSL도 우승하자는 생각으로 임하지 않았더니 어느 새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와 있었어요. 정말 신기해요. 욕심을 버리니 원하는 것이 손에 들어오잖아요. DES= 사람이 욕심을 버리려고 해도 당장 눈앞에 무언가 있으면 절대 욕심을 버리지 못하잖아요. 기업팀에서 안정적으로 받았던 연봉을 버리고 나니 욕심도 저절로 버려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요. 참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텐데.정윤종=쉽지 않죠. 억대 연봉에서 1/10 수준으로 연봉이 줄어드는데 어떤 사람이 쉽게 결정하겠어요.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그만두기 힘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는 행복도 찾았고 우승도 했고 우승 상금도 받았으니 이제 여한이 없죠. 문규리=부럽네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도 동시에 느끼기는 쉽지 않잖아요. ◆정윤종-문규리 아나운서가 생각하는 스타크래프트2DES=문규리 아나운서도 요즘 스타크래프트2 열심히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문규리=정말 열심히 하고 있는데 실력이 쉽게 늘지 않아요. 얼마 전 인공지능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죠. 정윤종=인공지능과 하고 있다고요(웃음)? 제가 알려드릴까요? 조금만 연습하면 쉽게 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DES=개인적으로는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는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보다는 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두 사람의 생각은 어떤가요?정윤종=훨씬 쉽죠. 스타1은 유닛 하나, 하나를 컨트롤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스타2는 알아서 컨트롤이 되잖아요. 그런데 사실 그 부분 때문에 팬들이 보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아쉬움이 들어요.문규리=저 같은 경우에는 스타1을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스타2를 먼저 접하다 보니 그래픽이나 인터페이스 등 스타2가 훨씬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예 다른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하면 선입견 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워요. DES=아무래도 이름 때문에 아예 배제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정윤종=아무래도 그렇죠. 스타2에서 절대 강자가 나오지 않는 이유도 인터페이스나 빌드 선택, 유닛 조합 등이 스타1보다 쉽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요. 예를 들면 예전에는 드라군 컨트롤 하나로 경기 흐름이 바뀌기도 했잖아요. 즉 드라군 컨트롤이라는 실력 차이가 존재했지만 스타2는 그런 부분이 거의 없어요. 물론 나름의 재미도 있긴 하지만요. 문규리=팬들이 스타2를 좀더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항상 선수들이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열렬하게 응원해 주시는 팬들이 아직도 존재하는데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오면 속상하더라고요. 정윤종=역시 진정한 스타2 여신이신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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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솔직한 인터뷰 정말 감사 드려요.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인터뷰에서 해줄 줄 몰랐어요. 창간 특집 계탔네요(웃음).정윤종=저야말로 감사 드려요. 유명한 사람들만이 한다는 스튜디오 화보 촬영도 하게 해주셔서. 무엇보다도 스타2 여신과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문규리=저도 GSL 우승자와 함께 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어요. 선수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렇게 맥주도 마시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알찬 시간이었어요.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인터뷰에 참여하고 싶어요. 사실 인터뷰 안에는 담을 수 없었던 더 솔직 담백한 이야기들도 많았습니다. 취중 인터뷰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난 뒤 추억으로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두 사람의 바람대로 스타2가 더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게 되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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