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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페이커'와 '이지훈'의 어색과 존중 사이

SK텔레콤 T1의 허리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왼쪽)과 '이지훈' 이지훈.
SK텔레콤 T1의 허리를 든든히 받치고 있는 '페이커' 이상혁(왼쪽)과 '이지훈' 이지훈.
데일리e스포츠는 창간 7주년을 맞아 SK텔레콤 T1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을 이끌고 있는 두 명의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과 '이지훈' 이지훈을 만났습니다. 6월의 마지막날 SK텔레콤 T1이 'Klevv'라는 브랜드의 광고 사진과 영상을 찍는 곳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바쁜 촬영 속에서도 인터뷰에 응하는 두 사람의 눈빛은 반짝였고 진중했습니다.

이상혁은 이지훈을, 이지훈은 이상혁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기자도 매우 궁금한 사항이었습니다. 같은 팀에서 뛴 지는 2년째이지만 1년 전까지만 해도 SK텔레콤 K에 이상혁이, SK텔레콤 S에 이지훈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기에 경쟁 구도라고는 보여지지 않았지요.

2015 시즌에 들어가기 전 한 브랜드 안에 한 팀만 있어야 한다는 룰이 한국에 적용됐고 SK텔레콤은 S와 K를 합치면서 하나의 팀을 꾸렸습니다. 미드 라이너로 포지션이 겹치는 이상혁과 이지훈은 챔피언스 출전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됐죠.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미드 라이너 두 명인 이상혁과 이지훈을 보유한 것이 다른 팀 입장에서는 행복한 고민이라 여겨지겠지만 SK텔레콤 코칭 스태프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이기도 합니다. 이상혁을 보고 싶어 하는 팬들도 많고 이지훈을 보고 싶어하는 팬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팀이 합쳐진 첫 시즌이었던 스프링 시즌 1라운드에서는 무조건 징검다리 출전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이상혁이 1세트를 치르면 이지훈이 2세트에 나서고 1대1 상황이 되면 3세트에 이상혁이 나서는 방식이었죠.

성적이 좋았다면 이 방식을 고수했겠지만 4승3패라는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SK 텔레콤은 이상혁과 이지훈의 당일 컨디션에 따라, 상대팀에 따라 전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뒤 2라운드 전승을 달렸습니다. 서머 시즌에도 그 방식을 거의 유지하고 있죠. 이지훈의 출전 빈도가 스프링 시즌보다 못하기 때문에 팬들 사이에서는 이지훈이 왜 나오지 않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이상혁과 이지훈을 한 자리에 모아서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어색함의 극치를 달렸습니다. 그런 모습 있잖아요. 사석에서 엄청나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당신 둘이 정말 친하냐"라고 외부인이 물어봤을 때 어색함이 쏟아지는 표정들 말이죠.

눈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낯을 가리더군요.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사심 없이 꺼내는 말 속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심이 묻어났습니다. 이상혁과 이지훈의 더블 인터뷰 속으로 함께 가보시지요.

◆누가 선배냐!
Q 두 분 모두 너무나 유명한 분들이지만 데일리e스포츠 독자들께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페이커' 이상혁(이하 상혁)=안녕하세요. SK텔레콤 T1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입니다.
A '이지훈' 이지훈(이하 지훈)=안녕하세요. SK텔레콤 T1 프로게이머 '이지훈' 이지훈입니다.
이지훈.
이지훈.

Q 나이가 누가 더 많은가요.
A 상혁=저는 1996년생입니다.
A 지훈=1992년생이니까 제가 상혁이보다 형이지요.

Q 프로게이머 생활은 누가 더 먼저 시작했나요?
A 상혁=저는 아마추어 시절에 '고전파'라는 아이디를 쓰다가 2013년 초부터 SK텔레콤의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활을 시작했어요. 팀에 들어온 것은 2012년 말이에요. SK텔레콤이 복한규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만들었고 두 번째 팀을 만들 때 들어왔어요.
A 지훈=2012년에 GSG 팀으로 올림푸스 챔피언스 윈터 때 참가했으니까 제가 조금 더 빨리 데뷔한 것 같네요. 상혁이가 뛰던 SK텔레콤 T1 K에 '푸만두' 이정현이 있었고 저랑 GSG에서 같이 활동했으니까요.
A 상혁=그래도 제가 SK텔레콤에서는 선배네요. 지훈이 형이 2014년에 SK텔레콤 T1 S를 꾸릴 때 들어 왔으니까요.
A 지훈=상혁이 별명 중에 '센빠이'가 있잖아요. 팀 경력에서 선배가 되고 싶나보네요(웃음).

Q 선배 싸움도 치열하네요.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A 상혁=워크래프트3로 만든 유즈맵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카오스도 했고요. 그러다가 리그 오브 레 전드(이하 LoL)라는 게임에 대해 알게 됐고 시작했죠. 카오스가 굉장히 어려운 게임으로 알려져 있는데 거기에서도 꽤 순위가 높았어요. 카오스에 비하면 LoL은 굉장히 쉽더라고요.
A 지훈=친구들이 대부분 오락실에 다녔어요. 레버로 조작하고 버튼 두드리는 게임들 있잖아요. 그 때부터 게임을 즐겨했고 안 해본 게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좋아했어요. LoL을 하려면 북미 서버 로 가야 했을 때 시작했는데 얼마 되지 않아 한국에서도 서비스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했죠. 2012년이니까 제가 대학교 1학년 때였을 거에요.

이상혁.
이상혁.

Q 이지훈이 SK텔레콤에 들어오기 전에 두 선수가 경기에서 맞붙은 기억이 있죠?
A 상혁=언제인지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네요. 우리 팀이 이겼다는 것만 생각나요.
A 지훈=2013년 스프링이랑 서머 시즌에 같은 조여서 붙었던 걸로 기억나요. 스프링 때는 라인 스왑을 걸었다가 완전히 깨졌던 기억이 나네요. 상혁이는 그 때부터 전성기였어요.

◆그들의 공통점 '이과 출신'
Q 학생 신분일 때 LoL을 접했는데, 혹시 학교 다닐 때 성적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A 상혁=저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업을 접었어요. 한국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할 때에는 그나마 학교에 가면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병행했는데 월드 챔피언십에 나가야 한다고 학교에 알렸더니 수업을 못 빼준다고 하더라고요.
A 지훈=대학교 1학년 때 LoL에 소질을 느꼈고 GSG 소속으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휴학계를 제출했어요 . 본격적으로 뛰어든 시점이 1학년 2학기 때니까 지금까지 쭉 휴학중이죠.

Q 고등학교 때에는 문과? 이과?
A 상혁=고등학교 2학년 때 문이과를 나누잖아요. 저는 이과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했어요. 만약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공부를 택했더라면 관련된 학과에 진학했을 거에요.
A 지훈=대학에서 전공이 수학이었어요. 수학과에 들어간 거죠.

Q 수학과를 지원할 정도면 수학에 자신이 있었다는 뜻인가요?
A 지훈=중학교 때에는 '전교 몇 등' 이런 성적도 받아봤는데 고등학교에 들어오고 나서 놀았어요. 친구들과 같이 노는 것이 좋았죠. 낮에는 친구들과 놀고 밤에는 공부를 할 수도 있었는데 괜시리 그런 건 싫더라고요. 그래서 막 놀았어요(웃음).

Q 둘 다 수학을 좋아했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LoL할 때에도 적용이 되나요? 혹시 데미지 교환하다가 점화 쓸 때 순간적으로 수치를 보고 판단할 정도로 암산이 빠른가요?
A 상혁=그럴 수는 없죠. 순식간에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일일이 계산하면서 뭔가를 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라요. 많은 연습을 통한 감각이죠.
A 지훈=그 정도 실력이라면 세계적인 수학자들이 LoL을 가장 잘하게요?

Q 제 질문이 어리석었네요. LoL을 잘 못하는 문과생이라서 그래요. 다른 부분에서 공통점은 없나요? 좋아하는 걸그룹이 같다든지? 운동을 함께 한다든지?
A 상혁=글쎄요. 저는 워낙 걸그룹에 관심이 없어서요. 축구를 좋아하긴 하는데 실제로 즐겨 하지는 않아요.
A 지훈=상혁이는 LoL만 해요. 모바일 게임이 요즘 많이 나와서 선수들이 시간 보낼 때 가끔 하긴 하는데 상혁이는 그것도 거의 하지 않아요. 개인방송 보셔서 다들 아실걸요? 상혁이가 무슨 게임하는지?(웃음)

◆플래툰에 대한 생각
Q 2014 시즌까지는 S와 K라는 두 팀으로 나뉘어 있었지만 2015 시즌 들어 한 팀이 되면서 출전 기회를 서로 나눠 갖고 있잖아요. 팀적으로는 하나지만 포지션에 있어서는 경쟁 체제인데 어떤가요.
A 상혁=감독님과 코치님이 선수들의 컨디션, 플레이 스타일, 상대 팀의 전력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서 출전 선수를 정해주시기 때문에 오더에 따라 출전하는 거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A 지훈=저도 마찬가지에요. 2014년에는 2014년 대회 방식에 맞는 스타일이 있었고 거기에 충실하려 노력했죠. 2015년도 똑같아요. 대회 방식이 바뀌고 팀 운영 방식이 달라지면 거기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Q 스프링 시즌 1라운드에서 세트별로 번갈아 나왔잖아요. 그러다가 2라운드에서는 한 경기를 한 선수가 맡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어떤 방식이 자신에게 맞는 것 같아요?
A 상혁=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팀 성적이 1라운드에서 좋지 않았기 때문에 방식이 전환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네요.
A 지훈=경기력에 따라 출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세트별 교체도 나름의 장단점이 있고 경기별로 맡기는 것도 장단점이 있다고 봐요. 딱히 장점과 단점을 들 수는 없겠지만요.
이지훈.
이지훈.



Q 스프링 시즌 플레이오프와 결승전에서 두 선수의 활약이 엇갈렸어요. 아쉬운 점은 없었나요.
A 상혁=플레이오프에서는 제가 네 세트를 뛰었고 결승전에서는 지훈이 형이 세 세트를 뛰었죠. 제가 뛰었다고 해서 CJ를 꺾었다고 보기는 어려워요. 다른 포지션에서도 변수가 있었고 어떤 챔피언을 골라서 시너지를 냈느냐도 감안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결승전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조금 남아요. 지훈이 형 컨디션이 좋아서 3대0으로 GE 타이거즈를 잡았고 우승했는데 저는 한 세트도 나가지 못했죠. 2세트까지는 긴장감이 있었는데 3세트에서 팀이 이기고 있으니까 다른 팀 결승전을 보러 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배)성웅이 형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A 지훈=스프링 결승을 보신 주위 분들이 '이지훈이 포텐 터졌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날 경기가 잘 풀린 건 맞지만 그날을 위해 특별히 더 연습량을 늘리거나 마인드를 바꾼 건 없어요. 언제나처럼, 하던 대로 플레이했을 뿐이에요. 큰 경기나 작은 경기나 긴장하지 않는 편인데 오히려 상대 팀이 긴장하면서 제게 포커스가 맞춰진 것 같아요.

◆롤드컵 우승까지 방심은 없다
Q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렀어요.
A 상혁=아쉬운 점은 미국에서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는 거에요. 한국이 가장 늦게 결승전이 끝났잖아요. 하루 쉬고 미국으로 떠났는데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도 그 탓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외국 팀이 많이 성장했고 우리가 더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아요.
A 지훈=외국에서 열린 큰 규모의 경기를 치른 것이 처음이었지만 긴장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몇 경기 뛰고 나니까 외국 팀들의 기량이 한국 선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놀랐죠.

Q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면.
A 상혁=저는 중국 팀의 약진이 대단했다고 생각해요. 2013년과 2014년 롤드컵 결승전에 모두 중국 팀들이 올라왔잖아요. 우승은 SK텔레콤 T1 K와 삼성 갤럭시 화이트가 했지만 결승전까지 중국 팀이 올라왔다는 점은 저력이 있다는 뜻이에요. 올해 한국 선수들이 대거 중국으로 넘어가면서 리그 전체 수준이 높아졌어요. 방심할 수 없죠.
A 지훈=중국 선수들 뿐만 아니라 북미, 유럽의 실력도 대단했어요. TSM의 '비억슨' 소렌 비어그의 플레이를 보면서 '한국인이 아닌데 참 잘한다'라고 생각했죠. 프나틱도 한국 선수 두 명이 들어가면서 수준이 높아졌다고 하는데 그것이 전부는 아는 것 같아요. 한국 선수들만 잘한다고 해서 팀이 이기는 건 아니거든요. LoL은 5명이 하는 게임이다 보니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과 수준이 비슷해야만 시너지가 나요.

Q 2014년 서울 상암동에서 롤드컵 결승전이 열렸잖아요. 그 때 이상혁 선수도 현장에 왔던 걸로 아는데. 2013년에는 선수로 직접 뛰다가 2014년에는 관중으로 왔을 때 느낌이 어땠나요.
A 상혁=2014년 롤드컵은 거의 보지 않았어요. 결승전도 현장에 가긴 했는데 경기 내용은 거의 몰라요.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우리 팀이 어이 없이 떨어지고 나서 더 열심히 연습만 했던 것 같아요. 롤드컵 소식은 가급적이면 듣지 않으려고 했어요.

Q 스프링 시즌에서 우승했고 서머 시즌 1라운드도 전승을 달리면서 롤드컵 진출이 유력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A 상혁=방심은 금물입니다. 2014 시즌에도 윈터 시즌 무실 세트로 우승했지만 결국에는 떨어졌잖아요. 그 때의 기억과 MSI를 다녀오고 난 뒤에 받은 느낌을 합치면 연습하고 싶어져요. 롤드컵 결승에서 'SK텔레콤 T1 우승'이라는 말이 나오기 전까지는 방심하지 않을 거에요.
A 지훈=저도 롤드컵 무대는 꼭 서보고 싶습니다. MSI를 다녀오고 나서 더 간절해졌어요. 많은 사람들, 특히 외국 팬들 앞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펼쳐보이고 싶어요. 그 무대에서 팀이 우승하면 프로게이머를 선택한 보람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상혁.
이상혁.

◆페이커가 본 이지훈, 이지훈이 본 페이커
Q 2년 동안 한솥밥을 먹으면서 서로에 대해 많이 알 것 같은데 어떤가요.
A 상혁=연습할 때를 제외하고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않아요. 눈 뜨면 연습을 시작하고 졸릴 때까지 하다 보니까 함께 숙소 생활을 하더라도 사적인 부분까지 공유하기는 어렵더라고요.
A 지훈=상혁이 말에 동감해요. 숙소 생활에서 연습이 차지하는 부분이 엄청나거든요. LoL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 빼고는 대화가 많지 않아요.

Q 연습 때 서로의 플레이를 보면서 배울 점이 있나요.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본다면.
A 상혁=지훈이 형의 솔로 랭크 경기를 보거나 팀플레이를 보면 안정적으로 끌어간다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어요. 해설하시는 분들이 이지훈하면 안정감이라고 이야기하시는 것이 딱 들어 맞아요.
A 지훈=상혁이는 모든 챔피언을 다 잘 다루잖아요. 같은 팀에서 생활하면서 보니까 연습량이 정말 어마어마해요.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하는 친구들 보면 두 과로 나뉘잖아요. 천재성이 있는 친구가 있고 엉덩이 힘이 강한 친구가 있죠. 팬들은 이상혁이 천재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제가 본 상혁이는 엉덩이 힘이 강한 선수에요. 손에 익을 때까지 정말 노력하죠.
A 상혁=지훈이 형의 칭찬을 들으니까 기분 좋네요. 저도 한 마디 거들어야겠어요(웃음). 지훈이 형은 직스를 살린 선수죠. 안정적인 챔피언을 선호하는데 그 중에서도 직스는 정말 명품이에요. 너프된 것도 아마 지훈이 형 때문일거에요.
A 지훈=제가 직스를 많이 썼던 이유는 당시에 좋은 챔피언이었기 때문이에요. 프로게이머들은 장인 정신을 갖고 밀어붙이기가 어려워요. 아무리 장인이고 잘 다뤄도 팀이 추구하는 메타에 맞는 챔피언이 아니면 쓸 수가 없어요.

Q 이상혁은 이지훈의 안정감을 배우고 이지훈은 이상혁의 연습량을 배웠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맞나요.
A 상혁, 지훈=얼추 그래요.

Q 끝으로 독자들께 한 마디 하시죠.
A 상혁=2015년에는 목표를 롤드컵 우승을 잡았고 프로게이머를 하는 동안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겠지만 변함없는 애정과 관심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A 지훈=대학교를 휴학하고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나섰을 때 '이걸 정말 잘해봐야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가장 충실하고 최선을 다해봐야만 후회가 없을 것 같아요. 그래야 미래에 어떤 일을 하든 지금의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최선을 다하는 이지훈의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

이상혁과 이지훈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Respect'라는 단어가 생각났습니다. 자기 분야에 대한 자존심, 자신감을 갖고 경쟁을 펼치면서도 서로의 영역에 대해 존중하는 모습이 섞여 있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미드 라이너로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 SK텔레콤 T1이라는 하나의 팀 안에서 발현될 수 있도록 서로의 것을 배우고 알려주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프로의 세계는 혹독하고 냉혹한 적자생존이라고 말합니다. 누군가 정상에 서면 1인자이고 빗겨나 있으면 2인자라고 합니다. 이상혁과 이지훈은 1인자, 2인자에 대한 구분이 없었습니다. 홀로 팀을 승리로 이끄는 선수가 없듯이 존중이라는 재료를 통해 팀의 화학 작용을 일으키는 역할에 충실했습니다. 어색함 속에서도 끈끈함이 느껴지는 것은 상호 존중이 밑바탕이 되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글=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사진=김지원 기자 (corpulent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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