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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e스포츠 한류 속 씁쓸함

◇ KBS가 25일 스포츠뉴스를 통해 보도한 e스포츠 한류 열풍.(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 KBS가 25일 스포츠뉴스를 통해 보도한 e스포츠 한류 열풍.(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지난 24일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 플레이어들이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중국 팬들과의 만남을 가진 행사가 KBS 스포츠뉴스에 보도됐다. 제목은 'e스포츠 한류 바람…글로벌 산업화'였다.

이 행사에는 한국 지역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각 프로게임단의 에이스들이 참가했다. SK텔레콤 '페이커' 이상혁, CJ '매드라이프' 홍민기, 나진 '와치' 조재걸 등 실력과 인물이 출중한 선수들이 나섰다. 중국 팬들은 공항부터 마중을 나왔고 경기장까지 동행하면서 이 선수들의 인기를 재확인했다. 중국에서 프로게이머들의 인터넷 개인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롱주TV의 CEO는 "이상혁의 경우 1,500만 명이 시청했고 동시 시청자도 매 방송마다 50만 명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이 보도는 얼마 전 "e스포츠를 중계하는 트위치TV가 아마존에 1조원에 인수됐다"는 내용을 전하며 마무리됐다.

기사는 분명 한국 e스포츠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고 중국 지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명확한 사실이다. 실제로 한국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르기까지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산업적으로는 아직 자본화가 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리그는 유료화를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를 시작으로 액션토너먼트, 피파온라인3, 블레이드&소울 등으로 확산되고 있긴 하지만 팬들에게 주는 선물이 입장 금액보다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제대로 유료화가 정착된 리그는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게임단들의 투자 금액도 늘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스타1 시절에는 팀별로 억대 연봉자가 1, 2명 정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팀들이 대다수다. 일부 대기업 팀에서만 억대 연봉자가 있을 뿐 대부분의 팀들은 억대 연봉은 커녕 기본급 충당도 여의치 않다. 국내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국내 기업들의 e스포츠 투자도 주춤한 상황도 한 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시장에 중국 자본의 손길이 미치고 있다. 2015 시즌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에 뛰고 있는 10개 팀 가운데 중국이 투자하고 있는 팀이 세 곳이나 된다. 스프링 시즌 GE 타이거즈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KOO 타이거즈는 이번 서머에 합류한 아나키에게 연습실을 제공하고 합동 연습을 하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롱주TV가 후원하는 인크레더블 미라클까지 포함하면 3개 팀이 중국 자본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또 중국은 한국 선수들을 직접 영입하는 데에도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한 에드워드 게이밍은 2015 시즌에 맞춰 삼성 화이트와 블루의 핵심 전력이었던 허원석과 김혁규를 영입해 중국팀 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현재 중국 프로리그에서 뛰고 있는 팀들 가운데 한국 선수가 없는 팀이 거의 없을 정도로 선수들을 끌어 모았다.

한 프로게임단 관계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의 경우 아마추어 선수들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한다. 챌린저급의 아마추어를 영입하려고 할 때마다 "얼마 주실 건데요?"라는 질문을 먼저 받는다고. 게임단이 제안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중국에서 4,5000만원 주겠다고 합니다"라고 둘러댄다는 것. 이 관계자는 "e스포츠를 통한 한류 바람이 부는 것은 맞지만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화에 먹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더 앞선다"고 말했다.

e스포츠 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현상만 즐겨서는 안된다. 지속가능한 e스포츠 한류 열풍으로 만들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본이 투입되어야 한다. 한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을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보다는 외국만큼 대우를 해주면서 붙잡는 일도 필요하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이후 핵심 선수들의 해외 진출로 인해 국내 리그의 인기가 급격히 하락한 것이 좋은 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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