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 실드에는 한국 지역에서 유일하게 선수로 세 번이나 롤드컵 무대에 선 선수가 있다. 정글러를 맡고 있는 '와치' 조재걸(사진)이다. 2012년과 2013년 나진 소드 소속으로 롤드컵 무대에 섰던 조재걸은 두 번 모두 아쉬움을 안고 있다.
2012년에 나진 소드는 모두의 나진 소드라기 보다는 윤하운의 나진 소드였다. 상단 담당이었던 윤하운에게 모든 포커스가 맞춰졌고 정글러였던 조재걸은 그다지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다. 조별 풀리그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8강에 올라갔지만 타이페이 어새신스를 얕본 탓에 완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2013년에는 몸을 풀자 마자 짐을 싸야 했다. 한국 지역 1위로 올라갔지만 조별 풀리그에서 면제된 것이 오히려 독이었다. 8강에서 유럽 최강으로 꼽혔던 겜빗 게이밍을 꺾으면서 기분 좋게 4강에 올랐지만 4강 상대는 한국 최강 SK텔레콤 T1 K였고 2대3으로 패하면서 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두 경기만 치르고 돌아와야 했던 조재걸에게는 아쉬움이 많은 대회였다.
두 번의 롤드컵을 치르고 2014년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극적으로 티켓을 손에 넣은 나진 실드는 사기가 충만하다. 해외 팀들과의 연습 과정에서도 많은 것을 보고 배웠고 느꼈다. 문제는 롤드컵이라는 최종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는 것.
두 번이나 롤드컵을 경험했던 조재걸은 해법을 갖고 있다. 자신이 돋보이려는 플레이를 하기 보다 팀이 돋보이도록 만든다면 이길 수 있다는 것과 상대를 얕보지 말라는 점이다. 한국이 세계 최강의 리그 오브 레전드 실력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다전제가 아닌 이상 의외의 변수에 휘둘릴 수 있다. 상대 팀들의 경기를 꼼꼼이 분석한다면 16강 조별 풀리그는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고 토너먼트에서도 변수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조재걸의 생각이다.
박정석 감독은 "조재걸이 팀의 중추 역할을 할 정도로 성장했고 롤드컵을 두 번이나 경험했기에 믿음이 간다"며 "정글러가 동료들의 막힌 곳을 뚫어주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팀이 어려울 때 슬기롭게 풀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