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은 언제나 흥미롭다. 공격을 중심으로 플레이를 펼치는 창이 날카로울지, 빗장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꽁꽁 틀어막는 방패가 더 단단할지 말이다. 이번 피파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8강 4경기 김승섭과 이진규도 창과 방패의 대결로 정의할 수 있다.

김승섭은 이번 대회에서 세 경기 동안 6골을 몰아쳤다. 개인기는 물론 뛰어난 패스 능력까지 겸비한 김승섭은 발과 머리 가리지 않고 상대의 골망을 흔들었다.

4-1-3-2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김승섭의 스쿼드는 화려하다. 양진모전에서 07아드리아누, 13아게로 투톱을 선보였던 김승섭은 정현수와의 경기에서는 13호날두를 최전방에 기용했다. 뛰어난 피지컬을 가진 공격수로 쉴 새 없이 상대를 몰아치는 게 김승섭의 플레이 스타일이다.


중원은 06카카가 완벽하게 장악하고, 13메시가 우측 날개를 맡는다. 메시는 몸싸움이 약한 대신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볼 컨트롤 능력을 갖고 있다. 김승섭은 메시가 공을 잡았을 땐 최대한 상대 수비와 붙지 않도록 컨트롤하며, 전방으로 침투하는 공격수에게 패스를 꽂는 플레이를 자주 보였다.

왼쪽은 13호날두 혹은 08아그본라허가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그본라허는 속력이 108에 달한다. 순간적인 가속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빈틈을 노리기에는 제격이다.

또 김승섭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06앙리, 08이브라히모비치, 10펠라이니를 손에 넣었다. 이브라히모비치를 아드리아누와 투톱으로 배치할 수도 있고, 이전처럼 호날두를 최전방에 기용하고 앙리에게 왼쪽 날개를 맡길 수도 있다. 김승섭은 상당히 다양한 공격 자원을 보유, 이진규가 예측하기 힘든 스쿼드를 짤 수 있게 됐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09데 로시가 고정 사용됐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준수한 몸싸움, 밸런스 능력을 보유한 데 로시는 김승섭의 수비 라인을 더욱 견고하게 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데 로시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경우 2차 드래프트로 얻은 펠라이니도 좋은 대체 자원이다.

김승섭은 상당히 다양한 공격 루트를 갖고 있다. 양측면 수비수의 오버래핑으로 순간적으로 공격 인원을 늘리는가 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공격을 전개해 상대가 미처 수비할 틈도 없이 골을 넣기도 했다. 크로스 플레이는 기본이며, 개인기 능력까지 갖췄다. 김승섭이 '철벽' 이진규의 수비를 어떻게 공략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반면 이진규는 이번 대회 무득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 승부차기로 승리하고 올라왔다. 득점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실점도 없었다. 특히 이진규는 원창연을 상대로도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진규의 뛰어난 수비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진규 역시 김승섭과 마찬가지로 4-1-3-2 포메이션을 사용한다. 이진규는 중앙 미드필더를 맡는 07제라드와 수비형 미드필더 08데 로시의 공격 참가율을 최저로 해놓고 수비에 치중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플레이를 펼친다.

수비수인 아비달이 패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올 정도로 역습 상황에서는 모든 자원을 사용한다. 또 이진규는 공격 속도 전개를 상당히 빠르게 맞춰놨기 때문에 호시탐탐 역습 기회를 노릴 전망이다.

이진규가 그동안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투톱은 상당히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바로 09토레스와 08아마우리다. 토레스의 침투력과 아마우리의 피지컬로 이진규는 기회만 온다면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다. 특히 이진규는 문전에서 서두르지 않고 아마우리로 상대 수비를 여유롭게 제치고 슈팅까지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진규는 2차 드래프트에서 08드록바, 09호날두, 10헐크를 얻었다. 양 날개로 09카카, 06로벤을 기용했던 이진규는 호날두와 헐크로 좌우측 진용을 새롭게 꾸릴 가능성이 높다. 또 08드록바 역시 최전방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창과 방패의 대결, 김승섭과 이진규의 8강 대결은 24일 오후 7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열리는 피파온라인3 아디다스 챔피언십 개인전 8강 4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