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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진에어 2R 우승 이끈 차지훈 감독 "소통과 믿음이 원동력"

[피플] 진에어 2R 우승 이끈 차지훈 감독 "소통과 믿음이 원동력"
e스포츠계에는 인간미가 넘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보다는 함께한 동료들을 더 챙기고 자신의 공로를 자랑하기 보다는 도와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기를 우선시하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죠.

진에어 차지훈 감독을 처음 만났을 때 그랬습니다. 감독을 맡자마자 프로리그 2라운드에서 우승을 거머쥐게 됐을 때 이제는 잘난 척 한 번 해도 되는 상황임에도 2라운드 시작부터 우승하던 그 순간까지 자기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도와준 사람들의 이야기만 꺼냈죠. 마치 남들 덕에 우승한 것처럼요.

오랜 기간 코치 생활을 해왔던 경험은 차지훈 감독을 다른 감독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선수들에게 감독의 권위를 세우기 보다는 그저 선수들보다 조금 더 인생을 경험한 한 사람으로 다가갔습니다. 나이가 어린 선수들이지만 호통치기 보다는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우승이라는 결실을 만들었습니다.

차지훈 감독은 여러 팀의 코치를 해오면서 감독과 선수 사이, 코칭 스태프와 선수의 대화가 끊어지는 순간 아무리 잘하는 선수를 모아 놓은 팀이라도 성적이 잘 나오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팀의 지휘봉을 맡은 첫 해 차 감독이 소통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이유도 코치 시절의 느낌을 지도 방향으로 잡았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인터뷰 내내 자신의 이야기는 뒷전으로 두고 사무국, 코치, 선수들 이야기를 하기 바빴던 차지훈 감독. 인간미 넘치는 차 감독의 이야기 속으로 지금부터 함께 들어가 보시기 바랍니다.

◆믿음직한 주장 하재상
차지훈 감독은 밖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조성주와 김유진 외에도 팀을 위해 묵묵히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노고를 전했습니다. 특히 주장 하재상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차 감독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습니다.

[피플] 진에어 2R 우승 이끈 차지훈 감독 "소통과 믿음이 원동력"

"류원 코치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혼자 선수들을 지도해야 했는데 어려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어요. 그때마다 주장 하재상의 도움이 컸죠.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감독의 이야기를 선수들에게 잘 전달해줬어요. 제가 없을 때도 선수들을 하나, 하나 챙기면서 팀을 하나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죠."

하재상은 조성주가 진에어에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선수입니다. 사실 시즌 전 조성주를 탐내는 사람이 많았지만 많은 이유로 다른 팀들은 조성주 영입을 주저했습니다. 나이가 너무나 어리고 개인리그 우승 경험은 있지만 일년 내내 치러지는 프로리그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죠. 너무나 어린 나이에 개인리그 우승 타이틀도 있으니 컨트롤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팀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판단에 대부분 회의적인 의견을 냈습니다.

그럼에도 차지훈 감독이 조성주 영입에 적극적일 수 있었던 것은 진에어 선수들의 품성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어린 선수가 그것도 친분이 없는 선수가 들어온다 하더라도 충분히 돌볼 수 있는 선배들이라는 믿음이 있었죠. 선수들 역시 차 감독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고 조성주는 완벽하게 진에어에 적응하며 현재 프로리그 다승 1위에 올라 있습니다.

"조성주 영입이 결정되면서 (하)재상이가 선수들을 모아놓고 당부를 했더라고요. 물론 권위적인 성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커피 마시면서 농담처럼 이야기했을 거에요. 선수들은 워낙 믿고 따르는 주장의 말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따랐죠. (조)성주가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손을 내밀고 달려갔던 (하)재상이를 따라 모든 선수들이 (조)성주에게 편하게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을 제공해 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조성주가 에이스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을 준 선수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진에어의 우승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며 차 감독은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선수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의 마음이 통해 진에어는 그렇게 우승이라는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류원 코치의 합류로 안정된 김유진
조성주가 초반부터 빠르게 적응해 실력 발휘를 했지만 또 한 명의 에이스인 김유진은 1라운드에서 최악의 부진을 맛봐야 했습니다. 8경기에 출전해 2승6패를 기록했죠. 다패왕의 성적표를 받아 들인 김유진은 흔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유진은 2라운드에서 100% 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4연승을 질주한 김유진은 IEM 월드 챔피언십 참가 때문에 출전하지 못한 두 경기를 빼고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하며 에이스다운 면모를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피플] 진에어 2R 우승 이끈 차지훈 감독 "소통과 믿음이 원동력"

차지훈 감독은 류원 코치의 합류가 김유진을 안정적이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웅진 때부터 김유진과 인연을 맺었던 류원 코치가 진에어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하면서 김유진은 자신감을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류원 코치가 합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선수들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생겼어요. 김유진도 안정됐고 이병렬까지도 덩달아 실력이 향상하기 시작했어요. 2라운드에서 (이)병렬이가 3승1패를 기록하면서 다른 팀들도 이병렬을 경계하기 시작하면서 선수층이 더욱 두터워졌죠."

◆사무국과 차지훈 감독은 불륜?
감독과 사무국은 사회적으로 봤을 때 '갑'과 '을'의 관계입니다. 감독의 목숨 줄을 쥐고 있는 사람이 바로 사무국이기 때문이죠. 자칫 사무국에게 밉보이게 되면 감독은 그대로 경질될 수도 있습니다. 팀 성적을 잘 내야 하는 공동의 목표를 지닌 동업자이긴 하지만 감독과 사무국의 관계는 철저하게 '갑'과 '을'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그러나 차지훈 감독과 진에어 사무국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진에어 이정원 대리의 아내는 차지훈 감독을 '회사 부인'이라고 부릅니다. 사무국의 가족까지 알 정도로 차 감독과 이 대리의 관계는 특별합니다.

"얼마 전 이정원 대리님이 '우리 안사람이 차 감독을 회사 부인이라 부르더라'고 말하시더라고요. 사실 제 아내도 이정원 대리님을 그렇게 부르거든요(웃음). 주말에도 수시로 전화해 이야기를 나누며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해요. 가끔은 사무국이라기 보다는 저보다 인생을 더 산 형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진에어의 우승에는 이정원 대리의 힘이 컸다고 합니다. 주변 상황 때문에 진에어가 흔들릴 때 이 대리는 차지훈 감독에게 믿음을 보여줬습니다. 그 믿음이 차 감독이 용기를 내 앞으로 달려가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이번 결승전에서도 선봉으로 조성주를 내겠다는 결정을 해놓고 많이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정원 대리님이 '감독이 선수를 믿는데 무슨 걱정을 하냐'며 제 선택에 힘을 실어 주셨죠. 제가 선수를 믿고 사무국이 저를 믿어줬기 때문에 과감하게 조성주를 선봉으로 내보냈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소통과 믿음으로 뭉친 진에어
사무국과 선수단, 코칭스태프가 하나된 마음으로 움직인 진에어가 2라운드에서 우승컵을 거머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끝까지 자신의 공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던 차 감독에게 본인의 이야기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피플] 진에어 2R 우승 이끈 차지훈 감독 "소통과 믿음이 원동력"

"제 공이라면 사람을 잘 만난 것(읏음)? 저도 물론 노력을 많이 했죠. 다만 제 노력만큼 다른 사람들의 노력이 함께 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인터뷰에서 꼭 숨어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지 제가 지나치게 겸손한 성격인 것은 아닙니다(웃음)."

차 감독의 꿈은 하나입니다. 진에어가 소통과 믿음으로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명문 게임단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차 감독은 자신의 꿈도 함께 실현시켜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습니다.

"누구나 꿈이 있잖아요. 저 역시도 명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선수들에게 그리고 팬들에게, 관계자들에게 좋은 감독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 꿈이 실현되면 자연스럽게 진에어는 높은 곳에서 비상하고 있을 겁니다. 진에어의 비상을 선수들과 사무국 그리고 코칭 스태프가 한 마음이 돼 이뤄보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 진에어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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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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