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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토크] 시치미도 정도껏

오늘은 거짓말을 하다 동료들에게 망신을 산 프로게이머 A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

얼마나 말이 없는지 잠 자기 전 동료들은 A 선수에게 "네 목소리가 어땠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니 말 좀 해봐라"고 말한답니다. A 선수는 그때서야 "잘자"라고 짧게 두 마디를 내던지는 것이 전부입니다.

어느 날 밥을 먹는데 어디에선가 '시골(?)'의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가 가스를 밖으로 내뿜은 것이죠. 선수들은 지독한 냄새에 다들 코를 막았고 범인을 찾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자신은 아니라고 발뺌하던 찰나 B 선수가 유독 큰 목소리로 아니라고 말하고 나중에는 얼굴까지 빨갛게 변해 범인은 B 선수라는 결론이 내려졌습니다. B 선수는 정말 억울한 듯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지만 이미 범인으로 낙인 찍힌 상황이라 되돌릴 수 없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다음 날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습니다. 연습실에서 어제 맡았던 냄새와 매우 흡사한 가스 냄새가 풍긴 것이죠. 그런데 이상한 것이 범인이라고 생각했던 B 선수는 볼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습니다. 동료들은 도대체 누구인지 답답한 나머지 모든 선수들의 엉덩이 냄새를 맡아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구석에 있던 A 선수는 그제서야 조용히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했습니다. 평소 워낙 말이 없어 A 선수라고 생각도 못했던 선수들은 지금까지 시치미를 떼고 있었던 A 선수를 구타(?)하기 시작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사건이 지나고 난 뒤 A 선수가 방언이 터지듯 수다스러워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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