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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동 STAR 일기] 오스트리아 공항에서 화장품 CF 찍다?

[이제동 STAR 일기] 오스트리아 공항에서 화장품 CF 찍다?
e스포츠 최고의 선수로서 현재 해외 팀인 EG-TL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제동의 일기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연재됩니다. 한국 팬들을 자주 만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제동은 한국 팬들에게 자신의 소식을 자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해외 대회에서 겪었던 일이나 소소한 에피소드 등을 일기 형식으로 팬들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이제동입니다. 이렇게 팬들과 색다른 코너를 통해 만나게 돼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 데일리e스포츠 '이제동 STAR 일기'를 통해 그동안 한국 팬들은 몰랐던 저의 많은 일들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첫 번째 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2013년도는 저에게 무척 의미가 깊은 해입니다. 해외 팀에 입단하면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한 해이자 스타크래프트2에 완전히 적응한 해이기 때문이죠. 요즘은 잠만 자면 비행기를 탄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많게는 한 달에 5번 정도 비행기를 탄 적도 있습니다.

자주 해외 대회를 가지만 신기하게도 매번 갈 때마다 새로운 에피소드가 생깁니다. 한국에서 리그를 할 때와는 다르게 정말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만큼 추억도 더 많이 쌓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이 저를 볼 때마다 "행복해 보인다"고 하더군요.

◆김학수와 함께 한 부쿠레슈티 탐험기
이번 일기에서는 얼마 전 드림핵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다녀왔던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있었던 일들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팀 동료인 김학수와 함께 대회에 참가했기 때문에 외롭지 않았는데요. 도착하고 다음 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일정이 있어 김학수와 저는 어떤 곳을 돌아볼지 관광 계획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계획대로 되는 법이 없죠. 루마니아의 경우 영어권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과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습니다. 김학수와 저는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예정에 없던 부쿠레슈티 투어를 하게 됐습니다.

[이제동 STAR 일기] 오스트리아 공항에서 화장품 CF 찍다?

우리의 목적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로 알려진 부쿠레슈티의 대표적인 유적지 인민궁전이었습니다. 대리석과 금으로 치장한 이 궁은 차우세스쿠 궁전이라고도 불리며 김일성과 의형제를 맺는 등 독재자였던 차우세스쿠가 자신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지은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이 내용은 인터넷에서 알아본 것입니다. 원래는 건물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있었는데 그가 말했던 영어 가운데 알아들었던 것은 '골드'뿐이었습니다. 아무튼 그곳은 정말 웅장했고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꼭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준 곳이었습니다.

◆케첩 가격이 너무해
사실 김학수와 부쿠레슈티의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기 위해 계획을 짜고 지도까지 인쇄해 왔었습니다. 하지만 인민궁전을 찾아가느라 시간을 너무 많이 빼앗긴데다 도무지 지도를 알아볼 수가 없어서 결국 포기할 수밖에 없었죠.

김학수와 저는 가장 무난한 곳인 맥도날드 햄버거집을 선택했습니다. 다행히 주문 받는 사람이 영어를 어느 정도 알아들어 주문을 잘 할 수 있었죠. 물론 '치킨'과 '콜라', '포테이토'라는 단어만 말했지만 말입니다.

이제동이 직접 찍은 인민궁전 전경.
이제동이 직접 찍은 인민궁전 전경.

아쉬웠던 것은 바로 케첩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감자튀김을 먹을 때 저는 반드시 케첩을 찍어 먹습니다. 케첩이 없으면 감자튀김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루마니아에서는 케첩을 무조건 돈을 주고 사야 했습니다. 그것도 한국 돈으로 무려 600원이나 하더군요. 정말 이런 서비스는 우리나라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케첩을 돈 주고 산 것만 아니라면 맥도날드에서의 식사는 꽤 괜찮았습니다. 치킨버거의 맛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아 다행이었죠.

◆유럽 공항에서 수분 크림 광고 찍다?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지만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바로 오스트리아 공항에서 일어났습니다. 출국 전 한국 면세점에서 수분크림을 샀고 직원에게 몇 번이나 기내에 가지고 들어가도 된다고 확인을 한 상황이었죠. 큰 맘 먹고 비싸게 산 수분크림이었기 때문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면세점 직원에게 다섯 번 넘게 확인을 거쳤습니다.

루마니아로 가기 전 오스트리아에서 비행기를 갈아 타기 위해 내렸을 때 사건이 터졌습니다. 오스트리아 공항에서 짐을 세밀하게 검사했고 한국 면세점에서 샀던 홍삼액과 수분크림이 문제가 됐던 것이죠.

공항 직원은 홍삼액을 보며 신기해 했습니다. 무엇이냐고 물어보길래 "코리아 헬시 푸드"라고 이야기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하지만 수분크림은 용납할 수 없다며 계속 반납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큰 맘 먹고 산 수분크림을 절대로 빼앗길 수 없었던 저는 계속 그냥 얼굴에 바르는 크림이라고 설득했지만 공항 직원에게는 위험해 보였나 봅니다. 크림을 다 뜯어서 얼굴에 바르는 '쇼'까지 했는데도 결국 수분 크림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억울했지만 상황이 끝나고 뒤를 보니 모든 사람들이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어 부랴부랴 비행기 안으로 들어왔죠. 비행기 안에서 한 중년 남성이 "어떻게 됐냐"며 경과를 궁금해 하더군요. 그때서야 제가 오스트리아 공항에서 얼마나 어이 없는 일을 했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팬 여러분들께 제가 겪었던 재미난 이야기들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이 가지 못했던 해외의 좋은 곳도 사진으로 많이 보여드릴 테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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