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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LOL 인비 우승 MiG "세계에 '김치의 매운 맛' 알리고파"

[피플] LOL 인비 우승 MiG "세계에 '김치의 매운 맛' 알리고파"
얼마전 온게임넷을 통해 방송된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한 MiG는 국내 최강 LOL 팀으로 우뚝 섰다. 미국과 유럽 등 일찌감치 LOL 대회를 개최하고 가장 많은 우승을 거머쥔 CLG를 상대로 결승전에서 2대0으로 완파한 MiG는 오는 3월에 열리는 온게임넷 LOL 리그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데일리e스포츠는 LOL 리그의 본격적인 시작을 앞두고 최윤섭, 홍민기, 장건웅, 정진성, 이현우로 구성된 MiG 팀을 만났다. 그들이 LOL을 시작한 이유와 현 상황, 각자의 특징과 향후 계획을 물었다.

◆MiG라는 이름
고등학교 때 교련을 배운 세대나 군에 다녀온 청년들은 MiG라는 이름을 봤을 때 '미그'라고 읽는다. 러시아가 제작한 주력 전투기의 이름이 미그이기 때문. 러시아 이전에 소련이라는 연방국가였던 시절부터 제작된 이 비행기는 한국전쟁에도 등장할 만큼 역사가 오래됐다.

MiG팀을 만났을 때 팀 이름을 어떻게 읽느냐고 물었더니 '엠아이지'라고 읽으면 된다고 했다. 혹시 미그라고 읽으면 안되느냐고 했더니 구성원들이 전부 웃었다. "기자님도 우리의 의도에 걸려 들었다"며 "이러한 효과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팀이름을 정했다"고 말했다.

팀을 꾸리고 나서 대회에 출전할 준비를 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바로 이름을 정하는 일이었다. LOL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고 외국 사람들이 들었을 때 귀에 쏙 들어와야 한다는 전제는 세웠지만 이름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피플] LOL 인비 우승 MiG "세계에 '김치의 매운 맛' 알리고파"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LOL을 하기 위해 한국으로 돌아온 최윤섭이 이름을 정하는 일을 맡았다. 동료들 사이에서 떠오른 단어들을 원어민 발음으로 구현하는 일과 뜻이 괜찮은지 검토하는 일을 담당한 것. 여러가지 이름이 나오던 차에 '임팩트 있는 경기를 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이를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맥시멈 임팩트 게이밍(maximum Impact Gaming)'이라는 이름을 최윤섭이 말하면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약자인 'MiG' 또한 기자가 '낚인' 것처럼 '미그'라고 불릴 수 있다는 점도 담안됐다.

"동료들이 이온 음료를 좋아해서 '포카리'나 '게토레이', '이온' 등을 검토했어요. 만약 잘 풀릴 경우 이 상표를 갖고 있는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죠. 그러다가 'MiG'라는 이름이 나오면서 바로 결정됐어요. 팬들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기는 팀이라는 의미가 좋잖아요."

팀의 실질적인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장건웅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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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서포터' 홍민기
홍민기는 LOL에서 가장 궂은 일을 맡고 있다. 아무도 하고 싶지 않아 하는 서포터 자리를 묵묵히 지키고 있다. 동료들이 킬을 올릴 때 도움을 주는 역할로만 알려져 있지만 홍민기가 서포터를 맡으면 보직 자체가 빛이 난다는 것이 LOL 관계자들의 말이다.

'매드라이프(MadLife)'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홍민기는 LOL 게이머들 사이에서 '매라신'이라 불린다. 그가 맡는 서포터는 동료들을 살리는 역할을 넘어선다는 평가다.

"알리스타와 잔나, 소나라는 챔피언을 주로 다루는데요. 어떤 챔피언으로 나서든지 홍민기의 플레이는 다른 팀 선수들의 부러움과 두려움을 사고 있죠. 주공격수들의 치료는 물론, 마법으로 상대 챔피언을 직접 킬하기도 하니까요. 소리 없이 강하다라는 광고 문구가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죠."

홍민기는 게임 센스가 발군이다.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게임이 없을 정도다. 특히 온라인 게임을 한 번 잡으면 광속으로 레벨업을 한다고. LOL이 북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홍민기는 초반에는 고생을 많이 했다. 영어를 잘하지 못해서 게임을 그만둘까 고민도 했지만 보면 볼수록 흥미를 느꼈고 영어 단어를 찾아가면서 공부한 결과 최강 서포터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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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매운 맛' 장건웅
'GunWoong'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장건웅은 MiG에서 가장 오랜 LOL 경력을 갖고 있다. 북미 서버에서만 서비스될 때부터 시작한 그는 "한국인의 성격상 LOL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 번 게임을 잡으면 상위 랭커가 되기 전까지 키워야 하는 한국인의 성격 때문에 2년 가량 지속했다고 말했다.

"도타라는 게임을 했는데 슬슬 지겨워졌어요. 새로운 캐릭터가 없잖아요. 그러다가 비슷한 류의 게임인 LOL이 나왔다고 해서 북미 서버에 등록을 했어요. 지루해질 때마다 새로운 캐릭터가 나왔고 공부하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케넨, 요릭, 자르반4세를 주로 사용하는 장건웅은 톱을 홀로 지키는 역할을 맡았다. 정글러를 맡고 있는 이현우와의 호흡도 중요하지만 다른 팀의 톱 선수들과 겨뤄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부심이 있기에 홀로 톱에 서고 있다.

"톱에 배치되는 캐릭터가 정해지는 분위기이지만 어떤 챔피언이 오더라도 자신 있어요. 2년 동안 LOL을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패턴, 다양한 챔피언을 연구했기에 이해도가 높다고 자부하거든요."

장건웅은 인터뷰 내내 '김치의 매운 맛'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 외국 선수들과의 경기에서 절대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LOL 또한 한국 선수들이 세계 최고여야 한다는 믿음이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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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사' 출신 최윤섭
'Locodoco' 최윤섭은 멘사 출신이다. 표준화된 지능 검사에서 상위 2% 안에 드는 사람들로 구성된 멘사 클럽의 정식 회원인 최윤섭은 우리말보다 영어가 더 쓰기 편하다. 어렸을 때 미국으로 건너가 청소년기를 보낸 그는 최근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MiG 소속으로 게이머 생활을 하고 있다. 미국에 있을 때 LOL을 접한 그는 팀 솔로미드에서 활약했지만 한국인이어서 해외 대회에 나가지 못한다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았고 때 마침 한국으로 가족들이 돌아오면서 MiG에 정착했다.

MiG에서 최윤섭은 전략을 맡고 있다. 원거리 딜러인 코르키와 코그마우라는 챔피언으로 플레이하는 그는 판을 읽는 능력이 탁월하다. 다른 팀의 패턴을 사전에 예측하면서 챔피언의 선택과 금지를 주로 담당하는 그는 전황을 모두 챙기면서 선수들에게 명령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강현종 감독은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에서 CLG에게 우리 팀이 이길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죠. 그렇지만 최윤섭이 챔피언 금지 목록을 성공적으로 정하면서 CLG가 오히려 애를 먹었어요. 주로 사용하는 챔피언을 쓰지 못하게 되면서 CLG 선수들의 플레이가 꼬인 거죠. 진정한 멘사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선택이었습니다"라고 최윤섭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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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정글러' 이현우
'CloudTemplar' 이현우는 MiG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 올해로 25세인 그는 병역까지 마쳤다. 다른 선수들이 군에 갈 걱정을 할 때면 조용히 웃는다.

이현우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다.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에 재학중은 그는 휴학을 하면서 LOL에 투신했다. 병역을 마치고 강남에서 영어 학원 강사를 하던 그는 학창 시절 카오스 클랜 배틀에 출전해 8강까지 들었던 다재다능한 인재다.

"LOL이 한국에 서비스된다는 소식을 듣고 복학을 하지 않았어요. 부모님께 1년 정도 유예 기간을 달라고 했죠. 저를 시험해볼 생각이었는데 인정해주시더라고요. MiG에 속해서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니 저도 부모님의 기대에 처음으로 부응했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죠."

정글러를 맡고 있는 이현우는 람머스, 스카너, 자르반4세로 플레이한다. 동료들이 특별히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해낸다. 군대까지 마치면서 자기 일은 알아서 스스로 해내는 습성이 몸에 밴 덕이다.

"나이 어린 동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팀플레이를 해야 할 때는 당연히 함께하지만 스스로 알아서 할 때에는 제 몫을 해야죠. 팀에서나, 게임 안에서나 제 성향은 비슷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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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의 지배자' 정민성
'RapidStar' 또는 '빠른별'이라 불리는 정민성은 '중원의 지배자'로 불린다. 카시오페아와 애니비아를 주로 사용하는 정민성은 팀의 초창기 멤버다. 카오스를 주로 하던 그는 LOL로 전향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맡고 잇다. LOL이 한국에서 인기를 얻기 시작했을 때 정민성은 애니비아라는 챔피언을 너무나 잘해서 인기를 얻었다. 다른 팀들과 경기할 때면 일단 애니비아를 배제한다고 하니 그의 플레이는 국내에서 최고라고 인정할 만하다.

정민성은 게임 안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서는 애써 밝히지 않았다.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 대신 팀에서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큰 목소리로 밝혔다. 정민성의 역할은 최윤섭 견제다.

"최윤섭이 4차원적인 생각을 자주 해요. 머리가 너무나 좋다 보니 다른 사람들보다 두 걸음 이상 앞서 가거든요. 그럴 때면 제가 나서서 제지하죠. 특히 유머 코드가 맞지 않을 때에는 제가 다 들어보고 평가하거든요. 미국식 유머가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죠."

[피플] LOL 인비 우승 MiG "세계에 '김치의 매운 맛' 알리고파"

◆인비테이셔널 우승의 의미
MiG는 온게임넷이 개최한 LOL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인지도를 올렸다. 100여 명에 불과했던 카페 회원수가 600여 명까지 올라왔으니 우승의 후광을 톡톡히 보고 있다. 그러나 MiG에게는 인지도 이상의 무언가가 존재했다. 이들이 "반드시 우승을 해야만 하는 대회였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를 들었다.

"LOL은 우리나라가 시작한 게임 리그가 아니잖아요. 북미에서 2년 전부터 서비스가 됐고 북미와 유럽에서는대세를 이루고 있는 게임이에요. 외국 팀과의 경쟁에서도 우리나라가 뒤진다는 예상이 많았죠. 실제로 WCG 2012년 그랜드 파이널에서도 우리나라는 결승에도 가지 못했어요. 그들에게 한국의 강력함을 보일 기회가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이었죠."

한국이 e스포츠의 종주국이라는 마음은 MiG에게도 존재했다. 뒤늦게 시작하면서 후발 주자이긴 하지만 한국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아서 만들어낸 우승이었다는 뜻이다.

"WCG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우리가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WCG 그랜드 파이널을 통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그러나 EDG라는 팀에게 패하면서 아쉽게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죠. EDG가 본선 준비를 하는 내내 저희가 가장 많이 도와줬을 거에요. EDG가 우승한다면 우리나라 LOL의 수준이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EDG는 그리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유럽과 북미의 강세를 넘기에는 당시 한국의 LOL 인구로 보나 수준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독하게 마음을 먹고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했어요. 부족한 인원을 채우기 위해서 노력을 기울였고 이현우가 합류하면서 최강의 구성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선수 구성이 변화하긴 했지만 지금 꾸린 구성이 최강이라 여깁니다."

MiG가 꾸려지는 과정을 보면 한 편의 드라마 같다. 감독을 맡고 있는 강현종은 아역 배우 출신으로 MBC게임에서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었고 장건웅, 홍민기, 정민성은 강현종에게 게임의 세부적인 내용을 알려주다가 친해졌다. '지존X어둠'이라는 팀을 꾸리고 있었지만 이 멤버만으로는 WCG 한국 대표 선발전을 통과할 것 같지 않아 보강에 나섰다. 그 때 눈독 들였던 선수가 바로 '로코도코'라는 아이디를 쓰는 최윤섭이었다.

미국에서 생활하던 최윤섭은 LOL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북미 팀인 솔로미드에서 활동하던 최윤섭은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드림핵이라는 대회에 나서지 못하면서 팀을 나왔다. 온 가족이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를 들은 최윤섭은 팀OP에 들어가려 했지만 인원이 넘쳐난 통에 들어가지 못했다. 동료들과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다.

"장건웅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가 왔어요. 지존X어둠 팀의 구성원 가운데 한 명이 유학을 떠났고 한 명은 군에 입대하면서 사람이 모자랐어요. 그래서 제가 합류했고 MiG라는 이름도 그 때 정했죠. WCG 한국 대표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한 이후 공개 오디션을 통해 이현우를 뽑았고요. 불과 3개월 사이에 선수들이 들어왔다가 나가면서 꾸려진 팀이 현재의 MiG입니다."

오더 역할을 맡고 있는 최윤섭이 10분 가량 장광설을 늘어 놓으면서 설명한 드라마를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피플] LOL 인비 우승 MiG "세계에 '김치의 매운 맛' 알리고파"

◆세계 최강 증명하고파
온게임넷 LOL 인비테이셔널을 목표로 쉬지 않고 달려온 MiG는 첫 대회에서 시드를 받으면서 다른 팀들보다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그렇지만 여기에 머물고 싶은 생각은 없다. 국내외를 아울러 최고의 LOL 팀이 되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표이다.

"MiG의 시작은 처음부터 요란했어요. 이런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LOL은 분명 국내용 게임은 아니에요. 세계 각지에서 굵직한 대회가 열릴 것이고 초청 의뢰도 많이 오고 있어요."

상승세를 알아차린 유럽 지역에서 몇 차례 대회 참가를 요청했지만 비행기 삯이 없어 가지 못한 아쉬움을 갖고 있기에 MiG는 대기업 후원에 목이 마르다. '김치의 매운 맛'을 전세계에 알리고 싶지만 교통비와 체재비가 없어 그러지 못했다.

"국내 대기업들이 LOL의 파괴력을 감지하고 우리 팀을 인수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전혀 아니에요. 한국 e스포츠의 강점을 세계에 널리 알리려면 그들의 지원이 필요하거든요."

MiG의 목표는 절대로 작지 않다. 그러나 순수하다. 돈보다는 열정을 갖고 있기에 LOL에 투신한 그들이 든든한 지원자를 만나 큰 꿈을 시원하게 이루길 기대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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