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송병구가 분노의 승리를 따냈다. 송병구는 웅진 한상봉과의 경기에서 침착한 수비로 승리를 따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도발한 상대를 처절하게 응징했다. 송병구는 "한상봉 선수가 1년도 지난 예전 이야기를 들먹이며 인터뷰를 통해 나와 엮이려고 하는 의도를 알 수 없어 진지하게 준비하고 필승의 각오로 경기에 임했다"며 "한상봉 선수는 입상 경력만 봐도 나와 비교가 되지 않는 선수이고 꼼수 외에는 무서울 것 없는 선수이기 때문에 승리를 확신했다"고 말했다.

Q 승리 소감부터 말해 달라.
A 연습 때는 좌절을 많이 했다. 하지만 상대가 한상봉 선수이기 때문에 3승으로 마칠 것으로 확신했다. 상대가 너무 강하게 나와서 기분이 좋지는 않다. (이)영호와 경기할 때 이긴 사람이 3승을 하고 지는 선수는 2승1패로 재경기를 만들지 말자고 약속했다. 영호가 마지막 경기에서 잘해서 약속을 지키기를 바란다.

Q 한상봉이 인터뷰를 통해 필승의 각오를 다짐했다.
A 주위에서 (이)성은이 때문에 특정 매치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 부러웠는데 이번 한상봉 선수의 태도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최근에 내가 한번 이겼을 뿐이고 상대전적에서 오히려 한상봉 선수가 앞서고 있는데 1년도 지난 얘기를 왜 지금 와서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 이야기를 한 의도가 궁금했다. 나한테 악감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 인터뷰를 보고 오늘만을 기다려왔다.

Q 올인 러시를 예상했나.
A 연습 때는 캐논을 4개나 지으면 이기기 어려웠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는 상대가 한상봉 선수여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첫 프로브로 상대 개스 타이밍 보고 올인 러시를 예상했다.

Q 드롭 공격도 매서웠다.
A 계속 드롭을 하는 것을 보고 본인의 닉네임이 태풍인 것으로 아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별명은 이영한 선수의 것이다. 드롭 공격이 전혀 위력적이지 않았다. 히드라리스크 올인 러시를 보고 이 선수는 인터뷰를 그렇게 해놓고 나를 이길 방법이 결국 꼼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실망했다. 연습을 정말 열심히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올인만 수백판을 한 것인가 싶다.

Q 3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8강 진출을 확정했는데.
A 한상봉 선수와의 경기여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어제 프로리그에서 3대0으로 졌는데 감독님이 오늘 경기에서 꼭 이기라고 격려해주셨다. 감독님의 말씀이 너무 고마웠다. 프로리그에서 어제 졌지만 앞으로 이기는 모습으로 보답하고 싶다.

Q 한상봉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나와 많이 엮이고 싶은 것 같다. 하지만 8강에 자력으로 진출할 가능성은 없어 보이고 8강에서 만나지도 못할 것 같다. 엮이고 싶다면 어디서 준우승 3번 정도는 하고 왔으면 좋겠다. 그래야 나와 어울리지 않겠나. 양대 리그에서 내가 마지막에 웃었으니 내가 이겼다고 생각한다. 게임을 하면서 처음으로 충격을 받았고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안좋게 보는 분들도 있겠지만 상대에게 함부로 덤빈 대가를 치르게 해준 것 뿐이다.

Q 우승 욕심은 없나.
A 우승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 우승을 했다. 우승보다는 시드만 받자는 생각으로 임할 때 얼떨결에 4강에 가고 결승에 올랐다. 이번에도 마음을 비우고 최선을 다하겠다.

Q 최근 개인리그서 프로토스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A 프로토스가 암울한 상황인데 좋은 플레이로 프로토스 팬들에게 보답하겠다. 오늘도 혁명적인 플레이를 준비했는데 쓰지 못해서 아쉬웠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놀랄 만한 빌드를 선보일 테니 기대해 달라. 상대가 딱 한 가지 플레이를 해주면 쓸 수 있는데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

Q 더 하고 싶은 말은.
A 프로리그에서 지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팀 내 저그 선수들이 많이 도와줬다. MBC게임 김동현 선수도 많이 도와줬다. 고맙다. MBC게임 김동현 선수와 염보성 선수가 나를 좋아한다. MBC게임에 2패를 해서인지 열심히 도와줬다. 상대가 올인을 해서 빛이 바랬지만 다음에 맛있는 것을 사고 싶다. IeSF 상금도 입금됐고 월급날이 내일이고 WCG 상금도 곧 올 테니. 팀원들도 먹고 싶을 때 말만 하면 많이 쏘도록 하겠다. 한상봉 선수가 너무 돈을 아끼는 것 같더라. 연습 열심히 도와준 팀원들한테 쏘지도 않고. 혼자 잘한 것이 아니고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어서 성적을 내는 것인데 그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 (윤)용태도 연습 도와주면 고맙다고 숙소 근처까지 와서 샀는데 한상봉 선수는 이적하고 적응해야 하는데도 그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내가 참견할 바는 아니지만 한상봉 선수도 웅진 선수들한테 한 턱 내기를 바란다.

정리=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