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두 세트를 내준 선수가 남은 세 세트를 모두 따내는 경우는 두 번째. 2007년 7월21일 울산 문수구장 호수 공원에서 치러진 다음 스타리그 2007에서 한빛(현 웅진) 김준영이 CJ 변형태를 상대로 파이썬과 몽환에서 패한 뒤 히치하이커와 몬티홀, 파이썬을 연거푸 승리하면서 역전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바 있다.
이제동은 4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바투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정명훈에게 1, 2세트를 내줬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자랑하는 정명훈의 독특한 플레이에 대처법을 찾지 못하고 무너졌다.
그렇지만 이제동은 3세트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테란이 병력을 채 갖추기 전 공격 병력을 몰고 나와 진격했고 역전의 서곡을 썼다. 4세트에서는 정찰의 힘을 바탕으로 정명훈의 속내를 모두 간파했고 5세트에서는 초반 견제를 막아낸 뒤 파괴 본능을 앞세워 역전의 드라마를 썼다.
이제동이 대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기반에는 놀라운 집중력이 자리했다. 두 세트를 패하고 난 뒤 이제동은 전사의 눈빛으로 변했고 상황에 적합한 플레이를 이어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마지막 세트에서는 이제동만이 보여줄 수 있는 뮤탈리스크 컨트롤을 선보이면서 드라마에 마침표를 찍었다.
◆바투 스타리그 결승@온게임넷
▶이제동 3-2 정명훈
1세트 이제동(저, 3시) <메두사> 승 정명훈(테, 6시)
2세트 이제동(저, 7시) <왕의귀환> 승 정명훈(테, 11시)
3세트 이제동(저, 7시) 승 <신추풍령> 정명훈(테, 1시)
4세트 이제동(저, 6시) 승 <달의눈물> 정명훈(테, 9시)
5세트 이제동(저, 11시) 승 <메두사> 정명훈(테, 3시)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