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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T1, 도재욱과 김택용을 바꿔 배치했다면?

SK텔레콤 T1이 KTF 매직엔스에게 패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SK텔레콤의 패배 원인은 너무나도 과감한 용병술에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MBC게임 룩스 히어로 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준플레이오프에서 KTF를 상대로 3대4 패배를 당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과거 포스트시즌에서 KTF를 상대로 연전연승을 거듭하던 SK텔레콤은 막강한 프로토스 라인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KTF의 고강민과 박찬수, 2명의 저그를 막지 못해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선봉으로 김택용을 내세웠다. 박용운 감독은 김택용을 앞세워 올킬까지도 기대하고 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김택용의 출발은 순조로웠다. 완벽한 경기 운영으로 KTF 선봉 배병우를 꺾었다. 그러나 KTF의 차봉으로 나선 고강민에게 발목을 잡히면서 시나리오가 어긋났다. 바통을 이어받은 고인규도 패하며 흔들렸다. 중견으로 나선 정명훈이 2킬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전환시킨 SK텔레콤은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KTF의 대장 박찬수에게 정명훈은 물론, 마지막 카드인 도재욱까지 꺾이며 승기를 내주고 말았다.

SK텔레콤의 패인은 선수 기용에서 과도한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박용운 감독은 선봉으로 김택용을 내세웠지만 이는 배수의 진이나 다름 없었다. 김택용이 안드로메다에서 좋은 성적을 갖고 있었지만 6세트와 7세트에 쓰인 신청풍명월, 메두사를 맡았다면 안정적으로 팀을 끌어갈 수 있었다.

선봉으로 1세트 안드로메다 맵에서 8승5패로 김택용과 타이를 기록하고 있는 도재욱을 기용했다면 전반적인 분위기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 도재욱이 KTF 배병우에게 패하더라도 김택용이 뒤를 받치고 있었다면 심리적인 부담감은 KTF에게 가중됐을 수도 있다. 에이스 카드를 남겨둔다는 것은 동료들이 받을 수 있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줄이고 상대팀에게는 더하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은 선봉으로 나선 김택용이 2세트에 무너지자 고인규를 내세웠다. 고인규는 STX와의 경기에서 저그를 2명이나 잡아내며 포스트 시즌 진출에 공헌한 바 있다. 그러나 고인규는 조급한 플레이로 고강민에게 패했다. 바이오닉 진출 타이밍을 서두르면서 조급한 플레이를 반복했고 결국 패했다.

중견으로 출전한 정명훈이 고강민과 이영호를 꺾으면서 김택용의 필요성은 더욱 가중됐다. 저그인 박찬수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근 저그에게 연거푸 패하고 있는 도재욱보다는 김택용이 버티고 있는 것이 심리적인 압박감을 줄 수 있기 때문. 도재욱과 고인규, 정명훈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세 세트를 따내고 김택용에게 바통이 넘어갔다면 위축되는 쪽은 KTF였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택용은 7세트 메두사에서 21승5패를 기록했다. 메두사에 자주 기용되면서 타이밍을 잘 알고 있는 김택용이 박찬수와 맞붙었다면 박찬수가 올인 전략을 시도할 수 있었을 지도 의문으로 남는다. 저그전에서 방어를 잘하기로 유명한 김택용을 박찬수가 상대했다면 2해처리 히드라리스크 타이밍 러시를 결정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MBC게임 강민 해설 위원은 "SK텔레콤 코칭 스태프의 고민이 담겨 있는 엔트리이기 때문에 김택용과 도재욱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 패배의 원인이라 하기엔 모자란 부분이 있다. 그렇지만 선봉으로 나선 김택용이 1승만 거두고 패한 것은 SK텔레콤의 안정감을 잃게 하기에 충분했고 이는 승부에 큰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라 말했다.

온게임넷 김정민 해설 위원은 "김택용이 대장으로 버티고 있을 때 상대가 느끼는 중압감은 도재욱보다 크다고 생각한다. 위너스 리그에서 SK텔레콤의 대장은 대부분 김택용이 맡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도재욱이 이번 시즌 저그전에서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박찬수가 자신감을 갖고 올인 전략을 사용하는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한다"고 말했다.

이재석 기자 jshero@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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