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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e스포츠] KTF 사무국 김성종의 이틀-PART 2. 3월15일

▶PART 1에서 계속

◆"바쁘다 바뻐"

SK텔레콤과의 운명의 한판 승부가 걸린 15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룩스 히어로 센터. 김성종 씨를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이미 땀에 흠뻑 젖어 있었다. 말끔하게 셔츠를 입고 출근했지만 숙소에서 선수들을 챙기랴 현장에서 팬들에게 나눠줄 이벤트 물품을 준비하려 눈코 뜰 새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훈남’이라는 수식어는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렸다.



◇문래동 룩스 히어로 센터에서 만난 김성종 씨. 이미 땀 범벅이 됐다.

◆"진호야 빨리 와라"
KTF 매직엔스는 위너스 리그 포스트 시즌을 맞아 휴가중인 공군 선수들 가운데 홍진호를 긴급 섭외해서 응원전을 펼치기로 했다. 10일 서포터즈와의 회의 가운데 나온 아이디어를 채택한 것. 박정석은 서울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14일부터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기에 부르지 못했고 홍진호는 15일까지 서울에 있을 예정이라고 해서 섭외를 마쳤다.

그러나 홍진호가 약속 시간을 맞추지 못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선수단과 따로 이동하기로 했지만 경기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홍진호는 문래동에 도착하지 않았다. 발을 동동 구르던 김성종 씨는 홍진호에 연락을 취하기로 했다. 전화기하면서 속으로 ‘진호야 받아라’라고 수없이 외치던 그는 홍진호와 통과가 연결되자 “앗싸”하며 감탄사를 터뜨렸다. 홍진호가 문래동 근처에서 전화를 받았기 때문.

그는 곧바로 MBC게임 제작진에 이 사실을 전했고 MBC게임 프로리그 연출팀은 카메라를 대기실로 이동해 홍진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면서 KTF 매직엔스 응원단의 사기를 올렸다.


◇김성종 씨가 홍진호와 긴급히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쇼군 이렇게 움직여"
경기가 시작되자 김성종 씨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다. 팬들에게 응원도구를 나눠줬고 자리까지 다 잡았지만 정작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쇼군과 쇼녀의 동선이 어중간했기 때문. 경기석이 좁은 MBC게임 히어로 센터에 수백명의 관객이 들어왔기 때문에 마스코트의 동선을 잡기가 더욱 어려웠다.

그는 MBC게임 제작진과의 협의를 통해 이동 경로를 확인한 뒤 쇼군과 쇼녀에게 동선을 전달했다. 특히 서포터즈 중 한 명이 맡은 쇼녀에게는 움직임에 더욱 조심해달라고 전달했다.

“카메라를 가리지 않아야 하고 관객들이 움직이는 과정에 걸리지 않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쇼군과 쇼녀는 주로 무대 뒤와 벤치 주위에서 이동하라고 알려줬죠. 현장에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지 않으면 방송국도 그렇고 게임단도 그렇고 트러블이 생길 수 있잖아요. 중간 매개 역할도 사무국이 할 일이죠.”


◇김성종 씨가 마스코트 쇼군에게 동선을 알려주고 있다.

◆"이겨라 제발"
사무국 직원들의 힘을 빼는 일은 여러가지다. 사업적으로 제휴를 맺고 싶어하는 회사들이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할 때나 선수 영입을 시도했지만 제반 사정이 받쳐주지 않아 실패했을 때 등등 셀 수 없는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그 가운데 가장 힘 빠지는 일은 경기에서 지는 일이다. 경기에서 지는 날은 선수단이나 사무국 모두 울상이다. 그것도 포스트 시즌이나 정규 시즌 막바지처럼 중요한 경기에서 ‘물을 먹는(경기에서 패하는 경우를 물 먹는다고 표현한다)’ 일은 타격이 크다. 다음 시즌까지 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김성종 씨에게 이러한 경험은 익숙하다. 2006년 KTF에 입사한 그는 스포츠단으로 발령받은 지 2년 6개월 가량 지났다. 이 기간 동안 KTF는 연거푸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회사로부터 좋지 않은 소리를 듣기도 했다. “성종 씨가 온 뒤로 게임단이 잘 풀리지 않는다”부터 “성종 씨가 우리 안티인 것 같다”, “김성종의 저주다”까지 분통 터지는 소리만 들었다.

그러던 중 KTF 매직엔스는 이벤트 전이기는 하지만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마지막 경기를 치르기 하루 전인 8일 포스트 시즌 진출을 확정지었을 때 고훈석 과장과 김성종 씨는 서로 전화를 하면서 “파이팅, 해냈다”며 서로를 격려하는 전화를 30분 가량 했다고.

그렇기에 15일 신한은행 위너스 리그 준플레이오프 SK텔레콤과의 경기는 그에게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사무국으로서 3년 가까이 생활하면서 처음으로 겪는 포스트시즌이자 라이벌 팀과의 맞대결이기 때문. KTF는 그가 입사하기 전까지 SK텔레콤과의 포스트 시즌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2대3으로 뒤진 상황. 이지훈 감독이 박찬수를 선택하자 그는 파이팅을 외쳤다. 다른 선수들과 악수를 나눈 뒤 출전한 대장 박찬수는 정명훈과 도재욱을 연파하고 4대3 역전승을 일궈냈다. 김성종 씨는 다른 때보다 더욱 크게 환호성을 터뜨렸다.

박찬수의 마무리에 그가 환호한 이유는 KTF가 대어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 2008시즌을 마치고 KTF 는 선수를 영입하기로 결정했고 그 첫 포문을 연 선수가 박찬수였다. 이후 김재춘, 안상원, 박지수 등 여러 명을 영입했고 박찬수가 SK텔레콤을 상대로 징크스를 털어내는 승리를 해줬기에 더욱 만족스러워했다.

김성종 씨는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승리한 뒤에 선수들이 대기실로 들어오자 내가 이긴 것처럼 즐거웠다”며 심정을 밝혔다.


◇선수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김성종 씨.

◆승리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승자에게는 승리를 만끽할 권리가 있다. KTF는 포스트 시즌에서 SK텔레콤에게 겪었던 패배의 한을 풀고 나서 팬 미팅과 사인회를 열면서 기쁨을 나눴다. 그리고 서포터즈들과 선수들을 대동하고 숙소 근처로 이동했다. 김성종 씨는 직접 운전대를 잡으면서도 마냥 기뻐했다.

“포스트 시즌에서 처음으로 이겼잖아요. 이렇게 좋은 줄 처음 알았어요. 팬들의 응원 덕분이고 승리하기 까지 고생한 감독님부터 코칭 스태프, 선수들까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려요. 이런 날이야 말로 KTF 매직엔스 사람들이 함께 즐겨야죠.”

회식자리에서도 김성종 씨는 팬들을 챙겼다. 선수들과 한 자리에 앉았지만 서먹서먹할 수 있기에 중간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줬다.

김성종 씨는 “다음 주에도 이런 회식 자리를 한 번 더 가졌으면 좋겠어요. 선수들이 승리하고 팬들이 이를 즐길 수 있다면 제 한 몸 바쳐서라도 꼭 이기고 싶습니다. KTF 매직엔스 파이팅!”


◇김성종 씨가 회식 자리에서 팬들을 관리하고 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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