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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은퇴애상(隱退哀想)

얼마 전 1월 로스터가 발표됐다. 온게임넷 전태규가 선수에서 코치로 바뀌어 등록됐다. 현역 선수로 출전한 마지막 경기가 2008년 1월6일 윤용태전이니 은퇴라고 보는 것이 옳겠다.

그러나 전태규가 현역 선수에서 은퇴한다는 발표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온게임넷이 아직까지 별도의 은퇴 행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한 적이 없고 협회에서 취합한 로스터 변경 공지에서만 주장에서 코치로 변동됐기에 정확한 은퇴라고 보기는 어렵다.

전태규의 예에서 확인할 수 있듯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다. 지난해 12월24일 한국e스포츠협회가 발표한 프로게이머 은퇴 공시 명단 중 눈에 띄는 인물이 있었으니, KTF에서 벌써 수 년째 코치로 활약하고 있는 조병호였다. 조 코치가 여전히 선수로 남아 있다가 이제서야 은퇴가 확정되고 코치로 이름이 바뀐 셈이다.

웃지 못할 일은 또 있다. 강도경 코치도 아직까지 웅진 스타즈 소속 선수로 등록돼 있다는 것이다. 프로게이머 은퇴 공시가 없었기 때문이란다.

여기에다가 최가람, 김성곤, 이창훈, 변은종 등 1군으로 활약하다가 지금은 사라진 선수들까지 더한다면 은퇴 발표에 대해 인색하기 그지 없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게임단 관계자에 따르면 은퇴에 대한 규정 때문이라고 한다. 현 은퇴 규정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 종목의 프로게이머는 은퇴 후 3년 동안 다시 리그에 참여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은퇴 번복으로 다시 마우스를 잡게 될 선수들의 길이 막힐 수 있다는 논리다.

이런 규정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선수 은퇴에 대한 각 게임단의 운영이 아마추어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해당 선수가 팀에 필요하지 않은 존재라며 내치는 것은 팀의 자유이나 최소한 그 선수를 응원한 팬들에게만큼은 동정을 알려줄 의무는 있을 것이다.

기자는 지난해 삼성전자 변은종이 은퇴 준비를 한창 하고 있을 때 '사실상 은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쓴 바 있다. 삼성전자 사무국은 기사가 먼저 나간 것에 대해 탓했지만 결국 은퇴 발표는 하지도 않고 이창훈과 박성준을 포함해 팀에서 내보냈다.

11개 기업팀으로 프로리그를 운영한지 2년이 넘었다. 1승1패에 희비가 엇갈리고, 이를 바탕으로 선수의 연봉을 책정하고 감독을 경질하는 등 예리한 눈으로 평가한다. 눈에 보이는 성과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지금까지 팀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한 선수들에게 마지막을 알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는 일도 해야하지 않을까.

오상직 기자 sjoh@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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